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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탈이나 아무것도 먹질 못하고 있다. 먹는 거 좋아하는 내게 이만큼 고통스런 일은 없을 게다. 세상에 맛난 것이 얼마나 많은데, 식사 때가 되면 솔솔 풍겨오는 밥냄새가 눈물샘을 자극한다. 고작 며칠 굶는 건데, 눈물이라니 의지 박약 아닌가? 그러나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데, 그리고 음식이 사람을 얼마나 서럽게 만드는데...
그러다 <내 인생의="" 밥상="">을 읽게 되었다. 읽다 배고프면 어쩌지 싶어 꺼려지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나는 책을 놓고 전에 먹었던 음식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파 누우면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소고기죽(그건 지금 어느 음식보다 먹고 싶다), 모 군(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과 먹던 신림동 순대 볶음, 대학시절 비오는 날이면 수업 빼먹고 친구 자취방에서 만들어 먹던 김치전.... 음식은 이제 미각을 자극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지나온 추억들을 하나 둘 떠오르게 한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과거의 연인, 뿔뿔히 흩어져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친구들... 음식이란 이런 거다. 맛나게 한 순간 먹고 나면 잊어 버릴 것 같아도, 추억으로 남아 우리를 과거로 데려가는 타임머신.
<내 인생의="" 밥상="">은 음식을 이야기하며 우리 인생을 이야기하고, 바쁜 일상 속에 잊고 살던 과거를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바로 그런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친구가 그 시절에 맛을 본 버섯은 단순히 균사체와 자실체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동네 어귀에 아무렇게나 심어져 있는 작은 나무처럼 그의 마음 속에 뿌리내린 추억의 맛일 게다. 그가 먹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다시는 먹어볼 수 없는 그 시절만의 추억과 지금은 갈 수 없는 공간이 아니었을까. 싸리버섯은 그 야생의 공간 안에 존재하는 것이지, 결코 강원도 산골 어디에 피어있는 건 아닐 것이다.내>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