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하는 여러분, 제 말을 좀 들어주세요.
"사랑하는 여러분, 제 말을 좀 들어주세요." 내용보기
스티븐 킹은 이 작품에 수록된 주인공의 유언장(죽으면서 남긴 편지)를 이 책이 출간된 2007년의 100대 이야기 중 하나로 꼽았다는 걸 알고 읽게 된 책이다. 뿐만 아니라 작가이자 출판인인 데이브 에거스는 이 작품을 그 해의 ‘가장 주목할 만한 소설’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해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매우 가슴 아프고 슬픈 이야기다. 차
"사랑하는 여러분, 제 말을 좀 들어주세요." 내용보기

스티븐 킹은 이 작품에 수록된 주인공의 유언장(죽으면서 남긴 편지)를 이 책이 출간된 2007년의 100대 이야기 중 하나로 꼽았다는 걸 알고 읽게 된 책이다. 뿐만 아니라 작가이자 출판인인 데이브 에거스는 이 작품을 그 해의 가장 주목할 만한 소설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해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매우 가슴 아프고 슬픈 이야기다. 차마 아름답다고 말하는 게 죄스러울 정도다.

 

이 작품은 우울증을 앓다가 끝내 자살을 선택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1999 1 27, 조너선 밴드의 자살로 시작되어, 그가 태어난 1966년부터 그가 죽은 1999년까지 조너선 밴드의 인생을 연대기식으로 엮었다.

 

주인공 조너선 벤더는 원치 않은 임신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조너선을 미워했다. 아버지의 폭력은 조너선의 예민한 성격과 영혼에 큰 상처를 주고, 이것은 우울증과 불안증세가 증폭되는 원인이 된다.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아들을 바로잡기 위해 아버지가 택한 방법 역시 엄격한 제어와 폭력이다. 어머니는 그를 사랑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매우 무력하다. 더욱이 부부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문제로도 벅찬 엄마는 아이를 돌보거나 살필 여력이 없다. 아이가 나빠진다는 건 알지만,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으니, 그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며 지켜볼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방관의 다른 이름일 따름이다. 동생 로버트 역시 평범하지 않은 형이 부담스럽다. 형은 학교에서 늘 말썽을 부리고, 정학까지 맞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늘 불화하고, 어머니의 근심이 되는 존재다. 그래서 가족들은 모두 은근히 조너선이 집을 떠나주길 바란다. 그리고 정말로 조너선이 가출을 할 때 안도의 한숨을 쉰다.

 

가족들에게도, 학교에서도 이해를 받지 못한 조너선이 유일하게 기댈 곳은 여자친구들인데, 여자친구들도 조너선의 정신 상태 (우울증과 불안 증세, 편집증과 망상)를 알게 되면 부담을 갖게 되고, 결국은 그를 떠난다.

그런 와중에도 대학을 졸업하고 기상 캐스터가 되지만, 조너선의 증세는 점점 심해지고, 결국 그로 인해 사랑했던 아내 사라와도 헤어지게 된다.

이제 조너선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태어나서 지금껏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쓴 조너선은 결국 서른 두 살이 되지 못한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의 행동 방침

 

지진으로 인하여 땅속에 파묻힐 경우에도 억지로 빠져나오려고 시도해서는 안 된다. 붕괴를 조장하여 더 깊이 파묻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오려고 땅을 파다 보면 먼지가 일어 오히려 숨을 쉬기 어려워진다. 목숨을 구하려다가 오히려 생명을 단축하는 꼴로 끝날 수 있다. 그럴 때에는 그 자리에서 그냥 기다려야 한다. 뭔가를 두드려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야 한다. 운이 좋다면 구조대가 당신이 보낸 신호 소리를 듣고 찾아와 당신을 파낼 것이다. (p.260) 

 

부모는 기계공학을 전공해 안정된 삶을 사는 엔지니어가 되길 원했지만, 조너선은 지구과학과 방송학을 공부해서 기상 캐스터가 된다. 이것은 그가 기상 캐스터가 된 이후에 쓴 글인데, 조너선의 자기 고백으로 읽힌다.

조너선의 삶을 태어나서 지금껏 지진이 일어난 것과 같았다. 지진이 일어나 땅에 묻힌 것 같은 어려움 속에서 조너선은 최선을 다해 그 상태를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그러한 노력은 오히려 붕괴를 조장할 뿐이다. 상태는 더더욱 악화된다. 조너선은 이젠 그냥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누군가 자신이 보내는 구조신호를 듣고 자신을 구해주러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던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의 구조신호를 들을 만한 밝은 귀를 가진 사람들은 없었고, 그는 지진이 난 그 재난의 현장에서 파묻히고 만다.

 

사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힘들지만, 그들의 가족이나 지인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니,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이나 고통은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평범하지 않은 것’, ‘일상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과 무지도 그에 못지 않은 이유이다. 소위 정상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들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두려움은 생각보다 큰데, 그 두려움이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무지에서 오는 것들이다.

학교 선생에게 아들의 상태를 전해들은 엄마는 아이를 정신과 의사에게 데려가기를 주저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그 사실이 알려질 경우 자신이 느껴야 할 부끄러움과 수치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남편에게도 이 사실을 숨긴다. 그것이 자신과 아들에 대한 남편의 증오와 폭력이 커질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엄마가 좀더 적극적으로 아들의 문제를 대응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조너선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왜 엄마는 좀더 적극적으로 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은 것일까?

대부분의 병들이 그렇지만, 정신질환 역시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본인의 의지만큼이나 곁에 있는 사람들의 충분한 이해와 지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들 중 누구도 조너선의 상태를 몰랐다. 조너선은 단지 이상한아이였을 뿐이다. 우울증으로 인해 잠을 많이 자고, 행동이 느려지는 것 역시 게으름으로 치부되어 아버지의 매를 버는 원인이 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실들이 많이 아팠다. 사랑은 하지만 그 사랑이 실질적으로 아들을 돕지는 못했던 어머니의 연약하기 짝이 없는 사랑도, 기대처럼 커주지 못하는 아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아들을 미워하기만 한 아버지의 폭력도, 조너선의 입장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조너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의 이상 행동이 병에 의한 것이라는 걸 이해하고, 인내심 있게 지켜봐주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독려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조너선이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죽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마음의 고통은 더욱 커졌다.

우리의 사랑은 얼마나 약한가?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나약한가?

결국 자기 문제도 감당하기 힘들어,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그를 위해 실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게 인간이다. 철저하게 무력한 존재다.  

 

사랑하는 사라에게

 

당신 그거 알고 있었어? 헤어진다는 것은 깨진다는 것을, 해체된다는 것을, 흩어진다는 것을, 잘라낸다는 것을, 뜯어낸다는 것을, 연락을 끊는다는 것을, 그만둔다는 것을, 나눈다는 것을, 이혼한다는 것을, 떠난다는 것을, 떼어낸다는 것을, 찢는다는 것을, 단절한다는 것을, 쪼개진다는 것을, 풀린다는 것을, 취소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말이야.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 사전을 찾아보았어. 그래서 이런 일이 단지 우리의 결혼 생활에만, 우리 두 사람 사이에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나 자신에게도 역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거야. (p.305) 


조너선은 사랑을 갈구했고, 이해받기를 원했다. 하지만 어떤 관계에서도 그러지 못했다. 모든 관계들은 다 깨지고 해체되고 흩어찌고 찢어졌다. 물론 일차적으로 그 원인은 조너선에게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조너선의 상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불행은 증폭된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이 있다. 이 작품에서 조너선이 죽은 건 1999년인데, 이 작품의 서술자인 동생인 로버트가 이 책을 쓴 건은 2007년이라는 것이다. 프롤로그 격으로 실린 로버트 벤더의 글을 통해, 그리고 이 책에 수록된 많은 발췌글들을 통해, 형이 죽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8년 동안, 로버트는 산산조각 흩어진 형의 파편들을 모았다.

로버트가 형의 사후에 형의 삶을 이해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를 기억하려고 했음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로버트는, 이후 형과 같이 우울증을 앓는 사람을 보았을 때 이전처럼 대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그것이 유일하게 기대볼 희망이라면 희망이겠다.

 

나는 이 책을 우울증 환자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가족으로 인해 힘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에 걸리면 암에 대해 알아야 하듯이, 정신질환도 환자나 가족 모두 그 병에 대해 아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 길지만,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실린 조너선 벤더의 유언장 전문을 옮긴다.

마지막까지 이해받고 싶었던, 모든 사람에게 자기 이야기를 하며 오해를 풀고 싶었던, 누구든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한 남자의 삶을 애도하며, 우리 곁에도 이렇게 혼자서 외롭게 살아가는/죽어가는 사람이 없는지 살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사랑하는 여러분, 제 말을 좀 들어주세요.

조너선 벤더 마지막 간청이다.

 

조너선 벤더의 유언장

미주리 주 제퍼슨시티에 살고 있는 나 조너선 토머스 벤더는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긴다.
내가 죽은 뒤에도 남아 계실 내 어머니 앨리스 윈터스 부인에게 약간의 돈을 조금 남긴다. 어머니가 그 돈으로 목걸이나 스카프를 사서 목에 걸었으면 좋겠다. 뭔가 근사한 것이 목에 걸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나는 또한 어머니에게 먹다 남은 신경안정제와 진통제와 기분상승제를 남긴다. 어머니가 그 약들을 유용하게 사용하시기면 좋겠다. 또한 나는 내 행복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들을 어머니에게 남긴다. 어머니가 있어 나는 행복했다. 그 점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는 바이다.
내가 죽은 뒤에도 여전히 살아 계실 내 아버지 토머스 벤더 씨에게는 내 육체적인 고통(멍 자국, 채찍 자국, 베인 자국, 부러진 뼈 등을 모두 포함한)과 아버지로부터 시작하여 다행히 나에게서 끝난 내 불안정한 정서를 남기는 바이다. 또한 나는 아버지에게 내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던 생각들과 행실을 남긴다. 여기에는 폭력적인 성향, 파괴적인 성향, 친절하지 않은 성향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내 숨소리, 내 신체적 기능과 연관된 냄새, 내가 죽은 이후에 내 몸에서 흘러나올 모든 체액과 분비물을 아버지에게 남기고자 한다. 또한 나는 내 냉장고도 아버지에게 남긴다. 하지만 냉장고 문은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꼭 떼어버려야 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약간의 돈을 남기고자 한다. 그 돈으로 아버지 무덤의 잔디가 시들지 않고 푸르게 잘 가꾸어지기를 바란다.
내 동생 로버트 벤더에게는 내 잃어버린 기억을 남긴다. 그래서 내 동생이 아버지가 우리들에게 저질렀던 일들을 모두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또한 나는 내 동생에게 내 크레용 상자와 우리가 어린 시절에 사용했던 물건들을 남기고자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자동차를 동생에게 남긴다. 나는 동생이 아직 따스하고 쾌청한 날을 골라 그 자동차를 몰고 우리가 자라났던 곳으로부터 될수록 멀리 달아나기를 바란다. 나는 동생이 중앙아메리카 어딘가로 갔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살아 있을지 모르는 스콧 푸어에게는 내 도시락통을 남긴다. 언젠가 내가 그의 머리를 박살낸 그 도시락통은 수집품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돌아가신 매기 이모에게는 췌장과 간장을 비롯한 내 모든 내장을 남긴다. 내 내장은 암에 걸리지 않았으니 이모께서 유용하게 사용해주시면 고맙겠다. 하지만 내 뇌는 무식한 깡패인 스티븐 윌슨에게 남긴다.
아직까지 살아 있을지 모르는 테드 위플에게, 혹은 그에게 아들이 있다면 그 아이에게,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내 근사한 가죽 농구공을 남긴다. 테드의 아들이 테드와 내가 놀았던 방식으로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 테드와 나는 하루 종일, 어떨 때에는 밤이 깊어 우리 어머니들이 우리를 데리러 올 때까지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농구를 하곤 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의 이웃 어른들(매코이 부인, 오브라이언 씨 부부, 에버스 씨 부부, 홀 씨 부부를 포함해서 모든 살아 계신 분들)에게는 돈을 한 뭉치 남기고자 한다. 서로 모여 의논한 뒤에 그 돈을 적절히 나누어 내가 망가뜨렸거나 파괴한 물건들을 수리하거나 교환하는 데 사용하기를 바란다. , 창문, 우편함, 차고 외에도 못 쓰게 된 것이 많이 있을 것이다.
셰리 콜루치, 마리 퍼디, 안젤라 피렐리, 메건 오말리, 로라 소프, 아만다 밴더미어, 데비 스토넌트, 그리고 이름을 언급했든 언급하지 않았든 내 모든 옛날 여자 친구들에게는 내가 써놓은 편지들을 남기고자 한다. 그리고 특히 헤더 페어링에게는 내 포터블 에어컨과 포터블 히터를 남긴다. 그녀가 어디에서 살든 1년 내내 안락하게 살기를 바란다.
WEXJ
방송국에게는 우리가 폭풍우를 쫓아다니던 기후 관찰용 소형 트럭과 그 안에 달린 레이더 장치를 남긴다. 비록 내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 열쇠는 글러브 박스 안에 있다.
날씨에게는 내 집과 집 안에 있는 가재도구를 남긴다. 가재도구에는 이 유언장에 특별히 명시되지 않은 가구들도 모두 포함된다. , 조건이 하나 있다. 집의 문과 창문은 항상 열어두어야 하며, 페인트칠을 한다거나 수리를 하는 등 집을 손보는 일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
내 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해주기 바란다. 내 몸은 화장되어야 한다. 내 몸이 재로 변하면 나는 영원히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바라는 것은 없다. 내 소원을 들어주면 좋겠다. 내 유골을 열전도성이 강한 소재로 만든 항아리에 담아 따뜻한 전등불 밑에 보관해주기를 바란다.
캐시 그랜저에게는 시간당 2달러를 지불하겠다. 돈은 내 유언 집행인이 지불할 것이다. 나는 캐시가 내 유골을 보살펴주기를 바란다. 기분이 내키거나 필요할 때마다 캐시가 내 유골을 살펴보고 항상 따뜻하게 온도를 유지해주었으면 좋겠다.
내 전 부인 사라 올슨에게는 내 은행 계좌에 남아 있는 돈 가운데 위에 언급한 내용을 충족시키고도 남은 돈 전부를 남기고자 한다. 나는 사라가 그 돈으로 자신을 위해 행복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또한 사라에게 내가 죽을 때 내 안에 남아 있던 사랑을 전한다. 우리가 함께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과, 우리가 함께 가지 않았던 많은 장소와, 내가 머릿속으로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코 입을 열어 말하지 않았던 그 모든 것들도 전해주고 싶다.

조너선 벤더(1967년 출생~1999년 사망)

 

 

c*****g 2015.10.23. 신고 공감 3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내 우울한 날들에게] 당신의 모든 일상에게 보내는 편지
"[내 우울한 날들에게] 당신의 모든 일상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보기
[만나고 싶었어요] 인터뷰가 끝나면, [아름다운 서재]에 들어갈 책/영화/음반을 추천받는다. 이게 종종 쏠쏠한 목록이 나온다.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면, 그 사람이 무슨 책, 영화, 음악과 시간을 보내는지 알면 된다. 라고 말해볼까.   그분들이 추천해주신 것은 일차적으로 내가 제일 먼저 접하는 셈인데, 가능하면 다 찾아본다. 최근에 가장 인상깊었던 추천목
"[내 우울한 날들에게] 당신의 모든 일상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보기

 

 

[만나고 싶었어요] 인터뷰가 끝나면, [아름다운 서재]에 들어갈 책/영화/음반을 추천받는다. 이게 종종 쏠쏠한 목록이 나온다.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면, 그 사람이 무슨 책, 영화, 음악과 시간을 보내는지 알면 된다. 라고 말해볼까.

 

그분들이 추천해주신 것은 일차적으로 내가 제일 먼저 접하는 셈인데, 가능하면 다 찾아본다. 최근에 가장 인상깊었던 추천목록은, 김진혁 피디님이 추천해주신, 뉴트롤스음반! "영상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극적인 음악"이라고 했는데, 오케스트라와 밴드 음악이 카리스마 있게 조합된 이들의 음악은 최근 내귀의 18번이다. 김영하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음반은 품절이었던 듯, 하야 아직 구하지 못했고, 추천해주신 영화를 얼른 보고 싶어서 눈이 간질간질하다.

 

 

지난 주에 하성란 선생님과 인터뷰가 있었다.

 

 

선생님은 인터뷰가 끝나고, 미리 말씀해드린 [아름다운 서재] 코너를 위해 해당 책과 음반을 직접 실물로 가지고 오셨다. '낭독의 발견' 진행자마냥 근사하고 자연스럽게 소개를 해주셔서 멋진 영상을 담을 수 있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선생님이 선물로 그날의 추천도서인 <내 우울한 날들에게>를 선물로 주셨다. (오, 맙소사. 당장 펼쳐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요즘에 가장 밀고 계신 책이라고 했다.

 

세상에, <내 우울한 날들에게>라니

 

 

우울하건 우울하지 않은 사람이건 이런 제목을 발견하면, 누구라도 책을 들춰보지 않을 수 없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의 견해는 어떤지 궁금했다. 이 책의 제목이 왜이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원제는 DEAR EVERYONE이다. 이것도 멋지다!)

 

아마도 8월의 가장 바쁜 날에 이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정말 궁금해서 견딜 수 없어서 후르륵 읽어버렸다. 한 남자가 자살을 했고, 그는 죽기 전에 모든 사람들에게 편지를 남겨두었다. 이를 토대로, 그의 동생이 취재와 일기, 편지를 모아 형의 삶을 재구성해놓은 책이다. 구성이 아주 흥미롭다.

 

 

평범한 한 남자의 삶이 조립되어 있다.

하나도 특별할 것 없지만, 그 사람에게는 가장 특별했을 순간들의 기록은,

그야말로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였다. 나와, 당신의.

 

 

 

 

1.

아주 가까운 관계 속에서도

우리에게는 각자의 삶이 있다.

사람들 사이의 연결과 연결, 그 틈새에 각자 분량의 외로움, 고독이 있(었)다.

 

그런 외로움과 고독은 '원래'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곳에 마련된 것이지만

동시에 누구에게라도 닿을 수 잇는 곳에 있다는 것을 소설은 보여준다.

 

 

우리는 그래서 우울하고, 그 때문에 가끔 위로를 받는다.

 

 

2.

언제나 서로의 일기장을 교환해 볼 수 있다면,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우린 때때로 안심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그 내밀한 공간에서 발견하는

'각자'의 공간 때문에 더 상처 받을 수도 있다.

 

 

 

3.

이런 기억의 복원작업은 굉장히 무시무시하다.

기억이란 그다지 믿을 만한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그 보다도 우리가 함께 겪은 들의 기억이

각자에게 확연히 다르다는 걸 깨닫는 일은 진정 무시무시한 일이기 때문이다.

 

 

 

 

 



a*******7 2010.09.01.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 우울한 날들에게
"내 우울한 날들에게" 내용보기
지난 5년간 우울증 환자수가 35% 이상 증가하였다는 통계에 대한 기사를 얼마 전에 보았다. 우울감을 느낄만한 일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고, 그런 일에 자극받았을 때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고, 전에는 병으로 생각하지 않던 우울증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다. 남자는 평생 10~15%, 여자는 15~20%가 우울증을
"내 우울한 날들에게" 내용보기

지난 5년간 우울증 환자수가 35% 이상 증가하였다는 통계에 대한 기사를 얼마 전에 보았다.

우울감을 느낄만한 일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고,

그런 일에 자극받았을 때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고,

전에는 병으로 생각하지 않던 우울증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다.

남자는 평생 10~15%, 여자는 15~20%가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 중 적어도 열 명 중 한 명 이상은 우울증을 앓아 보았거나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우울증을 앓다가 결국 서른 두 살을 넘기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친 환자의 이야기이다. 그가 자살한 후, 이유를 찾기 위해 동생이 그의 삶을 추적하며 그가 남긴 편지와, 주변 인물들의 진술, 심리 평가서 등을 모은 형식의 소설이다. 우울한 환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마냥 약하거나 우울증과 맞서 싸우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원하지 않았던 'unwanted baby'로 태어나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하게 감정을 느끼며 괴로워했지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며 버텨내기 위해 애를 썼다. 결국 그의 불행의 시작과 끝은 가족이 아니었을까 싶다. 태어나면서 환영받지 못했고, 만들었으나 지켜내지 못한 가족. 

 

다음은 책 속에서 인상깊었던 구절이다.

 

" 만일 당신이 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저는 제 아파트를 빠져나오지 못한 채 거기서 죽고 말았을 겁니다. 저는 제 몸뚱이 외의 모든 것이 무서웠습니다. 저는 제 몸 안쪽 어딘가에 금이 갔다고 생각했고 제 몸이 산산조각 나지 않도록 두 팔로 무릎을 꼭 부둥켜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금은 계속 커지고 벌어져 제 몸에 뻥 하고 구멍이 하나 뚫리고 말았지요. 만약 당신이 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면 그 구멍을 통해 제 몸 안쪽을 들여다볼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 구멍은 지금도 제 몸 안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저는 그 구멍 속으로 빨려들고 말 겁니다."

YES마니아 : 로얄 t*******l 2023.01.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