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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으로 묘비명을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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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는 증거일까? 시들의 유혹이 강렬하다~    <길> 살아생전,안타까웠던 것은 내가 단 한 번도 길을 잃은 적이 없다는 것.   세상의 길이란 길은 남김없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길밖에 없을 때   살아생전,길을 잃고 헤맨다는 것이 나에게 남은 마지막 길이라는 걸 몰랐다는 것.    어제 라디오방송 사연을 듣던 중 옆지기에게 물었다.왜 남자들은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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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는 증거일까?

시들의 유혹이 강렬하다~

 

 <길>

살아생전,안타까웠던 것은

내가 단 한 번도 길을 잃은 적이 없다는 것.

 

세상의 길이란 길은 남김없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길밖에 없을 때

 

살아생전,길을 잃고 헤맨다는 것이

나에게 남은 마지막 길이라는 걸 몰랐다는 것.

 

 어제 라디오방송 사연을 듣던 중 옆지기에게 물었다.왜 남자들은 여자들이 하는 소리는 무조건 잔소리로 듣는 것일까?

그랬더니,옆지기 하는 말,여자들은 너무 도덕적인 말을 하기때문이란다.

억지라고 항변했으나,속으로 수긍하고 말았다.

여행에서는 길을 잃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면서도,막상 내 삶의 큰 인생여행에서는 절대 길을 잃지 않으려,남들이 하는 대로 살려고 바둥거린 것은 아닐지..

그래도,자유롭게 산다고,살고 있다고 자부하였으나,그저 나의 껍데기였나 보다.

길이란 결국 가는 곳 그곳 모두가 길이 되는 것인데 말이다.

 

<개구리>

 

 개구리가 개골개골

노래를 하네.

 

"우리는 우리를 보고,절대로

놀라지 않아."

 

개구리가 개골개골

노래를 하네.

 

"사람들만이 사람들을 보고

놀라고 또 놀라지."

 

개구리가 개골개골

노래를 하네.

 

"사람들만이 제 모습에 놀라

죽어서도 스스로 노예가 되지."

 

 좀 생뚱맞은 생각일지도,혹은 시인의 의도와는 다른 해석일지도 모르겠다.

살아생전 효도하지 못하고선 무덤가에서 감상에 젖은 눈물 흐리는 내 모습이 오버랩되도 말았다. 스스로 죽음의 노예에서 자유롭지 못한...

 

 <살>

 

내가 네 살을 만지고

 

네가 내 살을 만진다

 

.......외로움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내 살을 만지고

 

네가 네 살을 만진다

 

.......외로움이란 그런 것이다.

 

외로움이란 것은 행복함,혹은 즐거움처럼 하나의 감정이라 여기게 된 순간 부터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다.

덕분에 가끔 친구들에게 이상한아이란 소리까지 듣지만..

처음부터 외로움에 잘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외로움이 깊어져 우울증으로 가려는 이들에게 이 시를 읽어 보라 말해주고 싶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란 시도 있지만,외로운 순간엔 그 감정에 자신을 그저 맡기면 되는 것이다.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되고,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듯이,외로움은 고독이 필요한 순간,침묵이 필요한 순간에 찾아오는 나만의 감정이라 여기면 되는 것이므로.

 

<옛날>

 

육십을 갓 넘겨 문구 성님이 죽을병에 걸렸을 때

위로 삼아 말했네

"옛날로 치자면 성님도 오래 산 거요."

오늘 문구 성님 죽은 나이를 훌쩍 지나서

옛날을 혀끝에 올리려니

참혹해라,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목숨이여

뻔뻔한 낯짝으로,그래도

문구 성님 뼛가루 뿌린 옛날을 찾아서

대천에나 가볼거나.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이 시를 읽었다면 눈물을 펑펑 쏟았을지도 모르겠다.

문구성님의 죽은나이가 되어도 살아 있다는 시인의 마음이...

지금의 내 나이때 이미 죽음을 마주해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옛날 나는 그들에게 무어라 위로를 했던가.

주제넘게 위로를 했던것 같다.

옛날이란 시를 읽으면서 시인보다 나는 얼굴이 더 화끈거린다.뻔뻔스러움이 하늘에 닿았다 싶어서 말이다.

 

죽음이 처음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염세주의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죽음은 이제 나에게 겸손함을 알게 해 주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죽음을 통해 용서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송기원의 시집<저녁>편을 서점에 서서 잠깐 읽을 때는 삶의관조를 느끼게 해 주는 시집정도라 생각했었다. '단 하루도'라는 시때문이었다.

그런데 차근차근 읽어보니 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죽음'이었다.

그러나 시인이 노래하는 죽음은,감히 입에 올리기도 두려운 그런 죽음의 세계가 아니었기에,묘비명을 읽으며 미소를 띄울 수 있었으리라.

 

<묘비명>

 

나도밤나무

 

나도송이풀

 

나도생강

 

나도방동사니

 

나도옥잠화

 

나도냉이

 

나도감

 

나도은조롱

 

나도바람꽃

 

나도바랭이

 

w*******i 2010.11.15.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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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어차피 둘이 아니다”
"“삶과 죽음은 어차피 둘이 아니다”" 내용보기
교감(交感) 이제 막 꽃잎을 여는 원추리 앞에서, 네가 무심코 진저리를 칠 때 나는 원추리와 함께 있다. 바람 한 줄기를 따라, 온몸으로 원추리를 통과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살아 있다거나 혹은 죽어 있다고 표현하지 말자. 원추리가 나를 느끼고, 동시에 내가 원추리를 느낀다. 꽃들이 한꺼번에 벙글어지는 봄날 너와 나도 한꺼번에 벙글어진다면 삶과 죽
"“삶과 죽음은 어차피 둘이 아니다”" 내용보기
 

교감(交感)


이제 막 꽃잎을 여는 원추리 앞에서, 네가

무심코 진저리를 칠 때

나는 원추리와 함께 있다.

바람 한 줄기를 따라, 온몸으로

원추리를 통과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살아 있다거나 혹은 죽어 있다고

표현하지 말자.

원추리가 나를 느끼고, 동시에

내가 원추리를 느낀다.

꽃들이 한꺼번에 벙글어지는 봄날

너와 나도 한꺼번에 벙글어진다면

삶과 죽음은 어차피 둘이 아니다.



이번 시집의 대부분은 2010년 4월과 5월 사이에 원주에 있는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문학관에서 쓰여졌다. 살아생전 다시는 시를 쓰는 일이 없을 것이라던 시인으로서는 전혀 뜻밖의 일이었다. 시인은 그것이 마치 돌아가신 ‘박경리 선생님이 주신 것이 아닐까’ (「시인의 말」) 생각하고 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크고 넓은 것이 어쩌면 박경리 선생님의 큰 생명사상이 시인에게 자연스레 스며든 것 같다. 그리하여 시집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생의 저녁, 죽음을 노래하고 있는 이번 시집은 죽음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그것은 ‘삶과 죽음은 어차피 둘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비롯하는 것일 터, ‘물이면서도 물을 벗어난, / 실체이면서도 실체를 느끼지 않는, / 비었으면서도 빔을 드러내지 않는’ (「물방울」) 다거나 ‘태어나 첫 숨을 들이마실 때에도 / 첫 숨만큼 나는 죽었다’ (「자연사(自然死)」)는 깨달음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죽음을 겪은 이가 어찌 이승에 대한 그리움이 없을까. ‘나도 한때는 확실한 무게를 지니고 // 바람이 부는 언덕에서 // 한껏 부푼 부피도 느끼며 // 군청색 셔츠를 펄력였’으니 ‘바람이 불면, 문득 무게가 그리워’(「무게」)진다. ‘철새들이 먼 길을 떠나는 강가에서 / 나도 한 마리 철새가 된들, // 갈대꽃들이 하얗게 소리치는 달빛 속에서 / 나도 한 송이 갈대꽃으로 피어난들, // 수천 개의 귀를 열어, 마침내 / 누군가의 울음 속으로 스며든들, // 오래 묵은 때처럼, 나는 / 지워지지 않는’ (「때」)다. 이승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이 남는 것이다. 그러나 시편 대부분은 죽음을 긍정한다. ‘내가 / 내 죽음의 / 절차를 견디는 일’은 ‘그런대로 향기롭’ (「임종(臨終)」)고, 육탈은 ‘평생을 꾸정모기로 그악스럽던 내가 / 처음으로 부드러운 선물을 주고받았다’ (「육탈(肉脫)」)고 할 만한 일이다. 그리하여 나의 죽음은 영원히 이어지는 징검다리를 보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지도 모른다.



징검다리


강원도에 와서 징검다리를

처음 건넜네.

앞뒤 좌우, 몸에 균형을 주어

어렵지 않게 징검다리를 밟아갔네.

마지막 징검다리를 남겨두고,

한 생각에

갑자기 몸이 균형을 잃었네.


아아,

내가 징검다리고

징검다리가 나라면!


나는 징검다리를 위해서,

그렇게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한 번이라도

앞뒤 좌우, 몸에 균형을 잡은 적이 있던가.


나를 밟고 넘어가서, 다른 이가

또 다른 이에게

이어지는

그 영원한 징검다리를 위해서!


설혹,

내가, 나의 모든 것을 지우고

너의,

안으로 들어간

그 순간에마저도!

 

YES마니아 : 골드 g*******g 2010.09.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