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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해 놓은 신문 기사 뒤적이다가 이 책의 제목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아마 다른 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 같은데, 요즘 '근대'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새록새록 올라 오고 있는 중이라, 구매해서 읽어 봤다. '근대'에 관해 공부하고 있는 연구자가 아니라면 구매하거나 독서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별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족 수도 얼마 안된다. 실제 본문은 150 쪽에 지나지 않는다. 쪽수에 비해 값은 비싼 편이다. 26000 원 이다. 이 책은 아주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사전이 아니라 역사서로 인지하고 독서해야 한다. 행간 정도가 아니라 여백까지 분석해야 한다,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재미있는 '현대신어'를 찾아 보자
가족제도 : 가족을 국가사회의 단위로 하는 제도. 이 제도는 가장이 되는 주인만 인격을 지니고 가족 또는 재산을 지배하며 가족은 단지 하나의 물체에 불과한 것이다. (현대신어석의, 1922년)
* 이 건 사전이 아니라 하나의 비평서 같은 느낌이다. 당시 가족주의에 대한 시대적 반응이 재미있다.
민주주의 : 인민의 권리와 자유를 극도로 존중하여 인민 전체가 국가의 주권을 장악하여 국가의 최고 지위를 차지하고자 하는 주의. (현대신어석의, 1922년)
* 당시 근대 이데올로기와 관련되어 사용된 보편적 개념어는 인민이다.
혈세(血稅) : 일본이 메이지 유신 이후 국민개병제가 시행되어 누구든 국가 유사시에 일신을 군국에 바치지 않는 자가 없음을 말함. 즉 피의 세를 상납한다는 뜻이다. (현대신어석의, 1922년)
* '국민의' 라는 형용어와 함께 쓰이면서 부정적 맥락에서 사용되는 단어가 20년대 당시에는 '순수한 충성심'과 동일한 내용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린치 (lynch) : 사형 私刑. 특히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사형을 말한다. (신어사전, 1934년)
* 린치라는 단어가 수입된 배경이 언급되어 있어 흥미롭다.
네온사인 : 희박한 가스 속에 고기압의 전화(電話) 를 통해 발광하는 전등 전기 방식 (신어사전, 1934년)
* 도대체 뭔 말인지 ???
사전 두 권의 이름은 각각 [현대신어석의], [신어사전] 이다. 즉, 수록된 단어들은 그 당시 '신어' 들이다. 신어들을 그 당시 통용되는 언어로 풀어야 한다. 그러나 그 당시 통용되는 주요 언어 역시 신어였다. 즉, 신어로 신어를 풀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근대의 물결이 너무 갑작스럽게 몰아 닥쳤고, 조선의 언어는 미처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언어도 준비가 안됐고, 백성도 준비가 안됐다. 조선의 근대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근대화는 이렇게 언어의 사회사를 통해서도 이해된다. [한국 근대 신어 사전]에 대한 이해는 언어를 통한, 개념을 통한 근대화 공부의 한 과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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