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글리시라는 제목에 이끌려 만화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봐야지 하고 집어들었다. 예상대로 만화니까 술술 잘 읽혔다. 내용도 영어 공부에 치우치느라 딱딱한게 아니라 비교적 재미있는 편이었다. Love, Body, Emotions, English 등등 주제별로 모아놓은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이고 적절한 영어 표현과 또 더 적절한 우리말 해석도 마음에 들었다. (아마 우리말 부터 쓰고 영어를 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리 말 해석이 자연스러웠다) 뉘앙스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는 것도 좋았고 그 표현을 이용한 dialogue도 왠만한 교재 못지 않다. 즉 만화라고 영어 공부하다가 머리아플때 심심풀이 쯤으로 읽으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꽤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영어 교재이든 그 책의 진가는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자세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냥 재밌네 하고 술술 넘기고나면 아마 아주 인상적이었던 부분 몇 가지 밖에 생각이 안날거다. 하지만 이 만화에 나오는 대화나 문장들은 그 자체가 하나하나 실생활에 그대로 쓰이는 표현이기 때문에 그림과 상황을 연결해서 최대한 많이 외우면 보석같은 이 책의 진가가 발휘될거라고 본다.
예를 들어 신체에 관한 만화 중 '다이어트 복수'라는 제목의 만화가 있다. 몸매가 날씬한 한 퀸카가 사실은 2년 전 너무 살이 쪄서 남자친구한테 버림받은 후 절치부심 다이어트를 통해 늘씬해졌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영어 표현이 She's got a nice figure (우와, 정말 잘 빠졌는데), She was obese 2 year ago (2년 전만해도 그녀는 매우 뚱뚱했습니다), She usually ate pizza to deal with a hangover(어찌나 기름진 서양 음식을 좋아하는지 술 먹은 다음날 해장을 피자로 할 정도였죠),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장면에서 ) Hit the road!(꺼져버려), We're history(이제 우린 끝났어) 등등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몸매가 좋다는 표현, 뚱뚱하다는 표현, 해장한다는 표현, 이별에 관한 일련의 표현을 동시에 익힐 수 있고 게다가 이야기가 연결되기 때문에 각 표현이 기억도 잘 난다.
그냥 재미있네 하고 지나면 그걸로 거의 끝이고, 되풀이해서 읽으며 보면 보석같은 표현들을 외울 수 있다.
책에는 CD도 딸려있는데 사실 이건 조금 불만족한 부분이다. 책에서는 '네이티브들의 리얼한 연기가 듣는 재미를 더해줄 것입니다'라고 자랑하고 있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EBS 영어회화 프로그램의 뛰어난 보이스 액터들의 연기에 익숙해진 탓인지 이 CD의 네이티브 연기실력은 좀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현장감이 없고 '녹음하기 위해 좀 노력은 했구나'하는 느낌이 드는 정도이다. 하지만 선명한 발음이나 억양 등이 공부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약간 지루하다고 느껴져서 그렇지...
영어공부하겠다고 결심하고 영어회화 교재를 사놓은 후 몇 페이지 보다가 덮어놓은 책이 두 종류 이상 된다면 이 책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다. 이 책으로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본인의 노력에 달렸지만 적어도 끝까지 읽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흥미진진한 영화를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에 빨려들어 어느 순간 의자 끝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으 발견하곤 하지요. 영어에도 이와 똑같은 뜻으로 be on the edge of your seat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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