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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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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는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면모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초반부터 누군가에 의해 기억을 잃은 코윈이 그를 그렇게 만든 범인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나, 낯선 여인의 출현, 행방이 묘연한 식구들 등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형제자매들 대부분이 왕좌에 대한 욕심이 있거나 그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범행 동기를 가진 이들도 많다. 또한 등장인물들은 거짓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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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는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면모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초반부터 누군가에 의해 기억을 잃은 코윈이 그를 그렇게 만든 범인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나, 낯선 여인의 출현, 행방이 묘연한 식구들 등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형제자매들 대부분이 왕좌에 대한 욕심이 있거나 그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범행 동기를 가진 이들도 많다. 또한 등장인물들은 거짓말을 하고 거짓 정보를 흘리기도 하니 코윈은 거기서 진실을 찾기 위해 애쓴다. 어차피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해도 최근엔 범인에 대해 유추해볼 거리를 그리 많이 주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사회 미스터리물과 비교해도 그리 큰 차이가 있지 않을 것 같다. 다만 현대사회의 미스터리물이 독자에게도 일어날 법한 일을 등장시켜 공포를 자극하는 것과 달리 앰버라는 가상 세계의 미스터리는 구경꾼의 입장이 된다는 점이 다르긴 하겠다.


코윈은 형제 케인이 죽은 현장에서 익숙한 괴수를 잡아 처치한다. 그림자 지구에 있을 때 랜덤을 쫓아왔던 괴수와 같은 종류였던 것이다. 랜덤은 다른 형제 브랜드를 구하기 위해 앰버의 대척에 있는 혼돈의 궁정 가까이 갔던 일을 들려준다. 코윈은 형제자매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은 뒤, 그들이 연락용으로 사용하는 트럼프를 꺼내어 합심해 브랜드를 구출한다. 그러나 앰버로 넘어온 브랜드는 오자마자 칼에 찔려 쓰러진다. 이에 대해 형제자매들은 자기들 중 누가 범인인가를 놓고 갑론을박하지만 결론은 나지 않는다. 자리를 정리하고 방으로 돌아온 코윈은 누군가의 칼에 찔려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떴을 때는 그림자 지구의 집 침대 위였는데, 그는 '심판의 보석'을 두엄더미 속에 감추고 상처를 움켜쥔 채 옆집 친구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다. 코윈은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앰버로 돌아와 상태가 호전된 브랜드의 이야기를 듣는다. 브랜드는 자신이 블레이즈, 피오나와 같은 편이었으며 블레이즈를 왕위에 앉히기 위해 행동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 둘이 아버지 오베론을 궁지에 몰아넣은 세력과 다시 손잡으려 하자 결별하려 했다가 갇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날 밤, 코윈은 상처가 나을 시간을 벌고 앞날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티르 나 노그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지나간 과거와 뒤섞인 환영, 다가올 미래와 불가능한 현상 등을 목격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티르 나 노그에서 돌아오는 길에 새하얀 유니콘을 보고, 유니콘을 따라간 곳에서 검은 얼룩이 있는 또 다른 패턴을 발견한다.


브랜드를 데려오기 전, 코윈은 형제자매들을 모두 모아놓고 그가 사라진 동안 일어난 이런저런 일들을 묻는다. 영 살갑지 않은 식구들이기에 몇 세기에 걸쳐 일어난 일들인데도 서로 아는 일이 많지가 않다. 이런 모임을 통해 코윈은 어긋나 있던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꿴다. 마치 미스터리 소설에서 살인이 일어난 고립 현장에 있게 된 탐정이 용의자들을 심문하며 정보를 얻을 때와 비슷하다. 이 순간에는 이들이 어떤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는 상관 없이 의심받지 않길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처럼 보인다. 베네딕트는 자신은 다라라는 여자는 알지도 못한다며 코윈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쏘아붙인다. 그는 앰버의 패턴을 걷고 괴상한 모습으로 화한 다라의 모습조차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윈 역시 다른 이들에게는 의심받을 근거가 충분한 인물이다. 에릭이 죽었으니 차기 왕으로 코윈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형제자매들 사이의 알력은 계속된다.


즐거운 자리는 아니건만 그래도 한군데 모인 식구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형제자매 그 자체다. 그렇게 서로를 끌어내리려 안달하고 음모를 짜도 그속에 묻어나는 핏줄로서의 애정이 엿보인다.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실제로도 형제자매라는 관계는 참 묘하다. 죽일 듯이 으르렁거리며 싸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웃고 떠들며 친해지는, 그야말로 애증의 관계다. 아마도 세상에 나면서부터 부모의 관심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듯하다. 모든 존재는 자기 자신의 보존을 최선으로 삼기 때문에, 관심을 더 받는다는 것은 살아남을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를 먼저 위하는 이기적인 면은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택한 생존방식의 하나일 수 있다. 그리고 이기적으로 굴수록 자신의 몫이 많이 남는 이들은 더더욱 이기적이 된다. 그래서 아마도 왕족들은 이미 가진 부와 권세로도 모자라 왕위를 차지하겠다고 전쟁을 일으키고, 재벌의 자식들은 그 많은 재산을 놓고 사이 좋게 나누긴커녕 법정에서 추하게 구는 것일 터다. 코윈의 사람됨을 그의 식구들보다도 잘 알아 그를 지지하는 독자지만, 그가 집착하는 왕위에 대해서만은 씁쓸한 느낌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리라.


 


우리가 계속 나아감에 따라, 작은 숲, 유니콘, 우리 주위의 나무, 곁의 시냇물은 유별날 정도로 그 모습이 뚜렷해졌다. 마치 각자 안에서 뭔가 특별한 빛을 내고 있으며, 그로 인해 색채의 강도가 떨림과 동시에 우리 지각의 가장자리에서 살짝 너울거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헬라이드를 할 때 처음으로 느끼는 정서적 반응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에는, 그 다음에는, 그 다음에는, 내 말이 한 걸음 디딜 때마다 주위 세계에서 뭔가 사라져 갔다. 갑자기 물체의 상호 관계가 조정되며 내 입체 감각이 침식되고, 원근감이 파괴되고, 내 시야에 들어온 물체의 모습이 재배열되고, 그 결과 모든 것이 보이는 면적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자기 표면을 한꺼번에 내보였다. 각도들이 우위를 점했고, 물체들의 상대적 크기들이 갑자기 터무니없어졌다. 랜덤의 말이 뒷발로 일어나 히힝거렸다. 그 거대하고 묵시록적인 모습은 즉시 내 마음속에 <게르니카>를 떠올리게 했다. 불행히도, 우리 역시 이런 현상의 영향을 받았다. 말을 달래며 허우적거리는 랜덤, 간신히 파이어 드레이크를 통제하고 있는 가넬론의 모습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입체파의 꿈속 같은 공간에서 변형되어 있었다.

하지만 스타는 헬라이드를 수없이 해 본 베테랑이었다. 파이어 드레이크 역시 경험이 많았다. 우리는 각자 말에 몸을 딱 붙였다. 뭐라고 말로 표현하게 애매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마침내 랜덤도 말을 달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우리가 나아감에 따라 경치는 계속 바뀌었다.

다음으로는 빛이 바뀌었다. 하늘이 어두워졌다. 밤처럼 어두운 것이 아니라, 단조롭고, 빛을 반사하지 않는 어둠이었다. 물체들 사이의 빈 영역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남은 유일한 빛은 물체 자체에서만 나오는 듯했으며, 이 빛들도 점차 창백해져 갔다. 온갖 단계의 존재로부터 여러 가지 강도의 백색광이 뿜어 나왔고, 그중 가장 밝고 광대하고 무시무시한 존재인 유니콘이 갑자기 뒷발로 일어나 앞알로 공중을 긁었고, 우리가 한 걸음만 더 앞으로 나아가면 우리를 분해해 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슬로 모션으로 세상 피조물의 90퍼센트 정도를 채웠다.

그리고 오로지 빛만이 있었다.

그리고 절대적인 정적.

그리고 빛이 사라지더니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암흑조차. 한순간, 혹은 영원히 계속되는 존재의 틈새....... (p. 223)

l*******c 2016.08.12.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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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는 깊어가고_유니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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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앰버를 지켜내야 하는 의무를 짊어지게된 코윈 왕자의 활약상이 이어지는 3부다. 앰버의 왕인 오베론이 만났던 유니콘이 코윈 일행에게도 등장을 하고 그 뒤를 쫓아 새로운 모험으로 뛰어드는 말미에는 마치 2부의 마지막을 보는듯한 기시감이 들 정도다. 앰버는 마치 플라톤이 이데아를 구현해놓은 환상 세계같은 느낌이다. 완전한 이상향으로써 그 그림자가 평행우주를 구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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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앰버를 지켜내야 하는 의무를 짊어지게된 코윈 왕자의 활약상이 이어지는 3부다. 앰버의 왕인 오베론이 만났던 유니콘이 코윈 일행에게도 등장을 하고 그 뒤를 쫓아 새로운 모험으로 뛰어드는 말미에는 마치 2부의 마지막을 보는듯한 기시감이 들 정도다. 


앰버는 마치 플라톤이 이데아를 구현해놓은 환상 세계같은 느낌이다. 완전한 이상향으로써 그 그림자가 평행우주를 구성한다는듯한 설정을 보면 더욱 그러한 생각이 강해진다. 과연 그 이데아가 중세풍의 옷을 입고 평행우주를 산책하듯 거니는 초인들의 격전장인지는 둘째치고 말이다. 


이후로 이어지는 시리즈에서는 어둠의 세력이 과연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들인지, 누구와 결탁하고 앰버를 위협하는지 만약 그렇다면 앰버는 이데아라기보다는 환상 세계에 구현된 천국 같은 것은 아닌지가 밝혀질 것이다. 더욱 더 궁금증을 더하는 앰버연대기. 이제 중반전에 접어들었다. 발표 시기 때문에 좀 식상하다는 생각도 슬슬 들기는 한다만. 

d***n 2014.10.0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