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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에 있는 우포늪은 먼 1억 4천만년전 시대에 만들어진 자연 늪지로 모두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는 세계적인 습지로 인정받아 특별보호되고 있는 식물과 어류,수서곤충 그리고 포유류, 파충류,양서류등이 천여종에 이른다고 하니 생태계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러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그곳의 생명체들이 어떤 존재인지 깨달아 가는데는 어렵지 않다. 어릴 적 흔히 보며 잡고 놀았던 것들이 이제는 구경조차 하기도 힘든 것을 보면 그만큼 자연환경이 오염되었고, 그들의 서식처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우포늪에 관심을 갖는 의미를 알면서도 정작 그 늪을 지켜 나가기 위한 노력에는 다들 무관심한 것이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자신들이 놀이터였고 삶의 터전이 된 이들은 스스로를 그곳의 지킴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곳 주위에 널린 식물과 곤충,물고기등을 자연스레 알아버린 푸름이와 마루와 달리 백과사전를 통해 확인한 바를 알고 있는 선호는 처음부터 친구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같은 것에 대한 관심이 있는 아이들은 알고 있는 것의 이름이 다르게 불릴 지라도 그것이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모든 것을 품어 다시금 뿌리 내리게 하는 자연의 힘을 깨우치기엔 아직 어린 아이들이지만 생활하며 느끼고 확인하면서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과 믿음을 쌓아가면서 자연의 힘을 더해갈 것이란 확신을 준다. 늘상 말로만 공약을 선포하고 보호하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그것들을 알고 지켜낼 수 있는 것이 참 지킴이가 아닐런지......, 그리고 때로는 그것들이 변화하는 대로 지켜 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우리들은 일러주고 가르쳐주는 것의 이름만 알았다가 쉽게 잊고는 했었기에 다시금 그것들의 이름을 접하게 되어 행복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추억과 감성 한켠에 그것들이 있엇떤 것 같다. 오가는 길에 아버지를 생각하며 키워 온 호박이 큼지막하게 자라나 그것을 따 호박죽을 끓여 먹은 후에도 아직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를 여전히 생각하는 것, 잠시 떠난 마루가 갈대숲에 숨어 다시 떠나지 않으려 했던 이유를 알 듯 하다. 자신들이 있는 곳을 힘들게 하는 밀렵꾼을 지켜 내려는 이들이 있기에 그들로 인해 날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었던 청실이가 서러움을 이겨내고 다시 날아 오르게 된 것이다. 그들도 그러한 활기찬 삶을 이루어 갈 것이 분명하기에 그러한 생기를 품어 내는 우포늪을 보살피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우리가 청실이와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으므로....... |
| 어린 시절을 산촌에서 지냈던 나에게 자연은 친구들과 뛰어노는 놀이터였을 뿐, 보호하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 고무줄 놀이하다 심심하면 양은 주전자 하나 들고 손이며 입을 온통 빨갛게 물들이며 산딸기를 따와 먹으면 되었고, 친구와 싸워 화가 나면 발길에 채이는 돌멩이 하나 뻥 차버리면 그만이었다. 봄이면 마을을 둘러싼 산자락에 핀 진달래, 개나리가 계절을 알리고, 여름이면 창피함도 잊은 채 강으로 삼삼오오 모여 개구리 헤엄도 실력이라고 자랑하고, 가을이면 길가에 핀 코스모스가 연신 고개 짓을 한다. 산촌의 겨울은 참 일찍도 왔다. 겨울을 시작을 알리면서 얼기 시작한 강은 기나긴 겨울을 참 빨리도 지나게 만들어 주었다. 비료 포대 위에 라면상자 한 장 깔고 언 강줄기를 타고 내려오면 어느 새 손발은 꽁꽁 엉덩이는 뜨끈뜨끈, 입에선 하얀 입김이 새어나와도 신이 난 건 언니 오빠들이 강기슭에 물을 피우고 자갈돌을 넣어 손난로를 만들어 주머니에 하나씩 넣어주었던 것이다. 언니 오빠들의 그 손길이 도시에 정 붙이고, 제 2의 고향으로 여기며 살면서도 어울림이 전혀 없는 요즘의 생활에서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이런 나의 어린시절을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신이 나고 신기하게 들으면 내 고향에 꼭 가보보 싶다고 한다. 내년 겨울엔 꼭 가게 해 달라고. 올해도 못 가고, 아니 올해에도 없는 그 모습이 내년에는 있을까? 자연의 혜택을 누린 내가 자연을 그리워하고 소중함을 깨닫는 이 순간에 이미 많은 이들은 자연의 상처를 치유하게 위해 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가 만난 푸름이와 마루 그리고 선호가 그 중 하나이다. 내가 처음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를 만났을 때 우포늪은 동화 속에 존재하는 그 어떤 이름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경남 창녕군에 존재하는 공룡 서식지로 잘 알려진 곳으로 1억 4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국내 최대, 최고의 원시 자연 늪이라는 사실에 너무나 놀랐다. 그리고 나의 무지함과 무관심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자연을 잃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책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었다. 우포늪을 거대한 한 마리의 공룡이라고 생각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푸름이와 마루 그리고 선호를 통해 우리는 늪지대의 생태와 환경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우포 지킴이가 되겠다는 푸름이에게는 우포늪과 친구 마루는 고향과 친구 이상의 존대이다. 공룡 똥구멍이 언젠가는 방귀를 낄 것이고, 잠꾸러기 공룡이 언젠가는 깨어날 것이며, 호박이 누렇게 익어 밤실 할머니 궁뎅이만큼 커지면 막노동을 하시는 아버지가 돌아오신다고 말을 믿어 주는 것이며 함께 호박에 오줌을 누며 그런 말이 오기를 함께 기다려주는 뿌리 깊은 나무 한 그루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푸름이는 도시에서 이사 온 선호가 식물도감이나 백과사전을 통해 배운 지식을 쏟아내어 아는 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개구리밥을 부평초라고도 한다는 것을 사전에 봤다고 하는 선호와 사전용어로는 마름이지만 늪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용어로는 말밥이라고 전하는 푸름이. 지식과 자연을 벗삼아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는 선호와 푸름이와 같은 아이들이 늘어간다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가 하는 싶다. 선호와 푸름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 무렵, 할아버지는 “풀 한 포기도 혼자서 크는 게 아니고 어울려서 자라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며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야 한다는 것을 푸름이가 좀 더 빨리 깨우쳤으면 하는 바람을 소원하셨다. 이것이 바로 자연이 살아가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가지와 잎을 움직여 주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잎을 떨어뜨려 최대한 양분을 적게 소모하는 나무 스스로의 겨울나기처럼 말이다. 다리 한 쪽이 짧고 입이 일그러져 말이 어눌한 탓에 마을 어른들에게 ''어눌이''로 통하는 마루는 어렵게 들어간 도시의 재활 학교에서 견디지 못하고 우포늪으로 돌아온다. 마치 자연이 인간의 손에서 병이 나서 괴로워하다 자연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것처럼 말이다. 마루네 수탉 장수가 푸름이네 거위 포송이를 괴롭힐 때는 친구가 아닌 장수가 되고 포송이가 되어 뽀로통해지는 모습이 자연을 닮아 맑고 순수해 보인다. 푸름이네 마을 아이들은 읍내 아이 4인방에게 ‘촌놈’이라고 불린다. 어느 날 밤 그들은 푸름이네 포도밭에 서리를 하려고 침입하다 그만 우포늪 삼총사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 그 동안 놀린 걸로 치자면 주먹이 몇 번은 왔다 갔다 했겠지만 이들은 쫓고 쫓기는 신세에서 벌에 쏘여 된장을 바르고 원두막에 드러누워 한 숨 잠을 청하는 걸로 오늘의 포도 서리는 끝이 난다. 푸름이와 읍내 4인방은 포도가 다 익으면 쪼매 준다는 약속과 함께 말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이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이 너무나 탐이 난다. 그들이 나누는 따스하고도 아름다운 우정이 자연을 닮은 것인지, 자연이 그들을 닮은 것인지 궁금해져 온다. 우포늪을, 자연을 위협하는 밀렵꾼들의 총에 맞아 날개를 다친 이후, 나는 것을 잃어버린 청둥오리 청실이. 푸름이의 노력으로 무리들과 어울려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였듯이 상처 나고 오염되어 힘겨워 하는 자연도 우리의 정성과 노력으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아름다운 우리 강산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하는 소원을 가져 본다. 그저 있는 그대로 봐 주는 것, 자연을 말 그대로 자연인 채로 놔두는 의도적인 ‘무관심’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신 손호경 작가님의 인터뷰 말씀처럼 자연은 자연인 채로 두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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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 제목 "우포늪~"이라는 것을 보고 책을 골랐다. 세계적인 습지보호 구역 "우포늪"에 대한 이야기라서가 아니고 내가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곳이 이야기의 배경이라는 데서 사실은 구입했다.
내용면에서는 우포늪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과 어른들 이야기가 유쾌하게 그려져 있다. 푸름이, 할아버지, 마루, 마루 아버지와 엄마, 동네 사람들, 새로 이사 온 선호네 가족, 장수(마루네 수닭), 포송이(푸름이네 거위), 청실이(푸름이네 청둥오리), 그리고 우포늪, 우포늪의 여러 식물과 물고기들, 새들...... 이것이 모두 따로 따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그저 예쁘기만 한 이야기가 아닌 자연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거기에다 "공룡 똥구멍"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결합된 동화책, 최근에 읽은 어느 동화책보다 새롭고 또한 친근했다.
책 구성면에서는 본문 중에 연필로만 그려진 흑백 배경 그림과 칼라로 그려진 동식물 그림이 돋보였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토끼풀, 자라풀, 생이가래, 창포, 망초꽃, 노랑어리연꽃, 개구리밥, 부들, 마름, 가시연, 물옥잠, 자운영꽃, 구절초, 방가지똥, 물억새, 각시붕어, 갈겨니, 가물치, 물총새, 왜가리, 가시고기, 청개구리, 소금쟁이, 물방개, 된장잠자리, 청설모, 개똥지빠귀, 댕기물떼새...... 작가의 정성이 느껴진다.
푸름이와 마루, 선호, 그리고 우포늪의 공룡이 이야기의 큰 흐름이다. 푸름이는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도시로 막노동을 하러 떠나시고 없다. 그리고 푸름이의 친구 마루는 태어날 대부터 한쪽 다리가 짧았고 입이 약간 일그러져 말이 어눌하다. 거기에 도시에서 이사 온 선호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 우포늪에서 농사지으며 사는 것, 가축 키우는 것, 우포늪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생태계보존협회의 환경보호 갈등, 도시로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는 푸름이, 장애 재활 학교로 가는 마루 이야기 등 현실의 어려움이 회피되거나 미화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다.
공룡 똥구멍을 들여다보며, 언젠가는 공룡이 방귀 뀌는 날을 기다리는 아이들 푸름이, 마루, 선호..... 이 아이들의 기다림이 책을 읽는 동안 내 기다림이 되어 버렸다. [인상깊은구절] - 16페이지에서 17페이지 '공룡 똥구멍에 비 고일라ㅏ......' 나는 은근히 공룡 똥구멍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공룡 똥구멍에 물이 들어가면 공룡이 긴 잠에서 깨어날지도 모른다. 우포늪에서는 가끔 공룡이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이건 마루와 나만 알고 있는 비밀인데, 물에 반쯤 잠긴 왕버들 아래엔 누른 호박만 한 공룡 똥구멍이 있다. 마루와 나는 가끔 공룡 똥구멍에 귀를 대 보기도 한다. 혹시 공룡이 방귀를 뀌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 32페이지 "공룡아, 공룡아, 잠꾸러기 공룡아. 아직도 자나? 어서 일어나래이. 어서 일어나, 방귀 한번 뀌어 보래이." - 74페이지에서 75페이지 "그럼 증거를 대 봐. 네 말대로 정말 공룡이 살아 있다는 증거 말야" 선호가 고개를 쑥 내밀고 말했다. "기다려 보거래이. 언젠가는 공룡이 방귀를 뀔 거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왠지 선호에게 공룡 똥구멍을 보여 주기 싫었다. 꽁꽁 숨겨 두고 싶었다. - 90페이지 "너 우리 병원에 놀러 와. 컴퓨터 오락하는 법이랑 채팅하는 법을 가르쳐 줄게." "됐다. 내는 공룡 등 긁어 주는 것도 바쁘다." 나는 도리어 큰 소리를 쳤다. - 151페이지 '공룡 방귀 소리 같이 듣자고 해 놓고는......'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엉엉 울어 버렸다. 빗방울이 톡톡, 떨어졌다. '굽어진 우포늪의 등이 언제쯤 펴질까? 공룡의 어깨가 몹시 아프겠지.' |
| 우포늪을 배경으로 아이들(푸름이, 마루, 선호)의 일상속에 자연의 모습과 어른들의 삶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작가의 생생한 체험이 진득하게 베여있다. 깊은 체험이 없었다면 상상만으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글이다. 그런만큼 자연스럽게 가슴에 묻어온다. 우포늪의 향기와 사람들의 모습이. 그리고 닭(장수), 청둥오리(청실이), 거위(포송이)에 이르기까지. 인물(동물과 자연을 포함하여) 설정과 각각의 캐릭터 부여, 자연스러운 이야기 구조와 생동하는 장면 장면, 자연에 대한 따뜻한 시선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머리와 마음으로 참 잘쓴 글-그냥 동화라고만 부르기엔 섭하다-이다. 공룡 똥구멍이란 절묘한 설정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만화를 전공한 작가가 책에 삽화도 직접 그려서 생소한 식물 등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읽는 동안 내내, 그리고 다 읽고나서도 여전히 가슴이 훈훈하다. 장면 장면 떠올리면 빙그레 미소짓게 된다. 초등학생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에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