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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비밥은 TV 시리즈로 시작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TV 시리즈로
사실상 마무리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은 어
떤 의미에서는 외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면에서는 사족이라고
도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극장판이 갖는 그런 위치는 개봉 당시의 감독과 만든
이들의 인터뷰에서도 그대로 보여진다. 이 작품의 이야기 상의 위치가 TV의 회차로
따지면 24회 이전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카우보이 비밥의 세계관
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기본 이야기와는 살짝 떨어져 있는 작품이 바로 이 천국의 문
의 이야기다. 물론 카우보이 비밥이라는 작품 자체가 하나의 긴 이야기라기 보다는
에피소드 중심의 이야기이기에, 그런 점에서는 이 작품이 갖는 위치가 그렇게 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TV 시리즈를 본 이들에게는 조금은 이야기의 흐름에서 튀
어나온 작품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카우보
이 비밥 천국의 문은 조금은 색다른 위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부
분을 충분히 생각하고 만나야 더 잘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에피소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카우보이 비밥의 본 이야기와 완전히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며, 자신의 현실에 대한 인
식에 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는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의 이야기는 그런 점에
서 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 스파이크의 이야기를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전쟁과 생체 실험의 과정에서
망가진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서, 과거와 단절된 스파이크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또
다른 방법으로 풀어내는 것을 통해서 지금의 스파이크와 한 번 죽음을 경험한 과거
의 스파이크의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장자의 호접몽
의 이야기로 다시 이어지는 것을 통해서 결국은 TV 시리즈의 마지막에 이 애니메이
션을 보았던 이들이 만난 그 불분명한 열린 결말을 다시 한 번 만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이 천국의 문의 결말에서 스파이크가 자신이 경험한 그 테러 사건이
진짜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그냥 꿈인지를 잠깐 고민하는 모습과 TV 시리즈에서 마
지막에 과연 스파이크가 죽음을 맞이 했는지에 대한 미묘한 결말과 이어지는 부분이
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이 극장판이 단순한 외전이나 에피소드에
서 빠진 이야기가 아닌 또 다른 의미에서 여전히 계속 되고 있는 스파이크와 비밥호
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상당히 전형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이 극장판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여전히 계속 되는 비밥호의 모험을, 이 애니메이션을 사랑했던 팬들이
계속 갖고 있어주기를 바란 제작진의 선물인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카우보이 비
밥 천국의 문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철저하게 독립해서 존재하는 방법을 통해서 또
다른 카우보이 비밥의 매력을 잘 보여준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TV 시리즈에서 만들어지는 극장판의 성공의 한 예시의 역할을 하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