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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도 같이 중얼거렸다.
평범한 열두 살 소년일뿐인 리암은, 사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전혀 평범하지 않은 외양을 지녔다. 잘 모르고 보면, 동갑내기 열두 살 소녀의 아버지로 보일 정도의 커다란 덩치와 듬성듬성 난 수염까지. <코스믹>은 그런 리암이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교장선생님께 새로 온 선생님을 오해를 받고 학생들 앞에서 인사를 하게 되기도 하고, 자동차 영업 사원에게 차를 사러 온 아버지로 오해받아 면허도 없으면서 자동차 운전을 하게 되기도 하고.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꾸고 동경하게 되는 어른의 세계가, 리암에게는 조금 쉽게 열린거니까, 처음에는 자신을 어른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던 리암도 어느새는 그러한 상황들을 즐기게 된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는 그냥 맛보기였을 뿐, 진짜 커다란 사건은 이후에 일어난다.
바로 '우주 여행'
특별한 기회를 통해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리암은 자신의 '진짜' 아버지가 함께해주지 않자, 친구인 플로리다를 꼬셔 플로리다의 아버지 역할을 자청하고 그대로 우주 여행에 참가하게 된다. 이 우주 여행에서 리암은 홀로 '아버지'역할로 4명의 아이들과 우주선에 탑승하게 된다. 즉 이 여행은 보호자 없는 '5명의 말썽꾸러기 꼬맹이들' 의 우주 여행이었던 것.
다섯 명이 우주에 덩그러니 남아있을 때의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책 전체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 엉뚱한 부분에서 티격태격하고, 이리 튀고 저리 튀고.. 가짜 아빠인 리암은 그런 아이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우주 여행은 더욱 더 난관에 닥치게 되고. 그러다가 마음이 통하는 부분이 있을땐 어느새 다같이 합심하게 되고. 그 나이대 아이들의 특성이랄까, 말을 하도 안 들어서 얄밉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서 정신없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사실 나로썬 리암의 이런 대담한 행동이 놀랍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싶은 마음에 이상하게 여겨지기까지 했다. 리암이 말 실수를 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리암의 정체(?)를 눈치챌 듯 싶으면 정작 주인공인 리암보다 읽고 있는 내가 더 심장 떨려했을 정도로. 하지만 돌려서 생각해보면, 이렇게 앞뒤 사정 생각치 않고 무작정 '지르고 보는' 것 자체가 리암이 진짜로 '어린아이'라는게 아닐까, 싶었다.
우주에서 리암은 그냥 재밌어서 했던 아빠 놀이가, 단순히 재미로만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걸 깨닫게 된다. 아빠는 단순히 아이와 함께 게임을 해주고,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놀이기구를 태워주는 존재만이 아니다. 투정부리는 아이를 달래주기도 해야하며, 아이를 위해 하고싶은 일을 참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책임을 져야하는 존재라는 것을 리암은 우주에서 느끼게 되고, 자신의 진짜 아빠를 그리워하게 된다.
열두살짜리 어린아이이면서, 외양으로 인해서 어른 취급을 받으며 마음속까지 '어른인 체' 하려고 했던 리암이 우주에서 비로소 진짜 '어린아이'가 된 느낌이랄까. 희안하게도, 이 소설은 (흔히 볼 수 있는)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며 마음이 한 뼘 자라고,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애매하게 붕- 떠있던 어른도 아이도 아닌 리암이 '진짜 어린아이'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안녕, 아빠' 여기서 말하는 '아빠'는 우주여행을 끝마친 아이들에게 각자 다양한 의미로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말썽꾸러기 아이들이 리암에게 하는 말일수도 있고, 각자의 아빠에게 전하는 말일 수도 있을테니. 그리고 나에게도, 책을 다 읽고 나니 괜시리 특별하게 다가온 한 마디. 저 말을 전할 수 있는 '아빠'가 있는 사람이라면 <코스믹>은 분명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섯 명의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함께하는 우주 여행을, 놓치지 말고 읽어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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