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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함께 [어쩌면]이란 노래를 들었다. 아버지는 요즘 노래는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고 웃으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이 노래의 묘미가 끝날 듯 이어지는 젊은 날의 연정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Don't say goodbye!! 그리고, 아니 그래서 나는 버즈의 팬이 되고 말았다! 버즈의 음악은 소위 '튀는' 음악은 아닌 것 같다. 보컬을 맡고 있는 민경훈의 창법은 정직하다. 그는 스노우 보드를 타듯이 음악을 탄다. 고음부에서 그의 샤우팅은 청렬하다. 목을 무리하게 쓰는 일 없이 에누리 없이 정확한 음을 찾아낸다. 무엇보다도 민경훈은 자기 밴드의 다른 주자들과 소통하는 음악을 한다. 무대 위에서 그의 동선을 보라. 그는 밴드의 음악을 즐기고 있다. 이 번 앨범에서 특히 주목되는 음악은 [monologue], [어쩌면], [1st], [잘 살아요] 등이다. [잘 살아요]의 경우, 민경훈의 애절한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다. 그러나 이 번 앨범에서 [잘 살아요]의 애절한 서정성은 다소 예외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전체적으로 이 번 앨범은 밴드 특유의 '젊음'이 강조된 것 같다. 저녁의 노래가 아니라 '아침의 버즈'가 이 번 앨범의 컨셉이다. 아침의 음악이라니 설레는 제목이 아닌가. [monologue], [가버려]는 멜로디가 낯설고 새롭다. [monologue]의 경우, 일본 비주얼 록 계열의 우울한 색조가 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김예준의 드럼은 튀지 않고 성실하고, 신준기의 베이스는 베이스 줄에 가 닿는 손끝의 감각이 느껴질 정도로 촉각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윤우현과 손성희의 기타는 가용성의 리리시즘을 끝까지 고수한다. [어쩌면]과 [1st]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버즈와는 다른 세션 멤버들에 의해 녹음된 것으로 쟈켓에 나와 있다. [monologue]와는 사뭇 다른 연주였다. 좀더 세밀하고 정교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아침의 버즈'는 [monologue]의 버즈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가 있다. '버즈'는 젊음의 밴드이기 때문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성실하게 자기 음악을 만들어가는 밴드 음악의 본령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여담을 한 마디 하고 싶다. 어느 음악 프로그램에서 민경훈은 어린 나이 때문에 사랑 노래의 감정을 잡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어릴 때 키우던 강아지를 떠올리며 노래에 몰입한다고...!! 버즈는 아직 젊다. 아침의 버즈에게 밑천이라곤 젊음 밖에 없다.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밴드 음악을 택했다.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라! 갑자기 밴드의 피가 솟구치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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