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A Love song For Bobby Long
"A Love song For Bobby Long" 내용보기
일 년에 네 번 바뀌는 계절 외에도 나에겐 하나의 계절이 더있다. 매해 지금쯤이면 느껴지는 여름에서 가을 사이의 미묘한 헛헛함을 어떻게 설명하면 당신이 나를 이해하게 될까. 도렷하게 느껴지는 이 막막한 소요가 단지 내가 여름 태생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살아온 시간 내내 여름이 정서 한군데를 찌르는 듯 아팠던 게 사실이지만 나는 대부분의 여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온 힘
"A Love song For Bobby Long" 내용보기

일 년에 네 번 바뀌는 계절 외에도 나에겐 하나의 계절이 더있다. 매해 지금쯤이면 느껴지는 여름에서 가을 사이의 미묘한 헛헛함을 어떻게 설명하면 당신이 나를 이해하게 될까. 도렷하게 느껴지는 이 막막한 소요가 단지 내가 여름 태생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살아온 시간 내내 여름이 정서 한군데를 찌르는 듯 아팠던 게 사실이지만 나는 대부분의 여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온 힘을 다해 열정을 쏟아부어야 하는 여름의 열기가 사라질 때. 사라지지 못해 안달하는 여름은 왜 이다지도 쓸쓸하고 서글픈 기분인지. 철든 스무살부터 쭉 생각한다. 지킬 것이 없는 계절, 앞으로만 흐르는 계절이 조금은 두렵다. 작년에 떠난 가을이 여름의 뜨거운 구애를 물리치는 이때. 태양마저 앗아갈 듯한 희미한 체념이 몸안 가득 스며들면 가장 따스하고 편안한 영화를 찾게 된다. 



화려한 네온사인도 시끌벅적한 거리도 귀를 뚫고 찾아오는 소음도 없는, 나를 가장 고요한 세상으로 데려다줄 만한 그런 영화. 내게 첫 번째는 단연 존 트라볼타와 스칼렛 요한슨이 묘하게 잘 어울리던 <러브 송 포 바비 롱>. 아직까지는. 처음 본 이래 가장 많이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한 영화지만 실은 처음의 느낌이 깨질까봐 두려워 그때마다 보지는 못했다. 아팠던 날들을 말없이 조용히 감싸안던 포근함. 뉴올리언스의 한적한 배경에 반해 평생 관심도 없던 미국여행을 꿈꾼 적도 있다. 

 

우연한 기회에 함께 살게 된 이름도 성도 나이도 제각각인 세 사람. 나이 지긋한 남자와 다소 젊은 남자(스승과 제자 관계) 그리고 아직은 어리다고 할 수 있는 아리따운 아가씨의 미묘한 동거는 이유없이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든다. 로맨스, 드라마, 미스터리까지 이 영화는 관객이 원하는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모든 사실이 밝혀진 후 재회한 두 사람이 파티를 주최한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빛깔은 온통 연두빛이다. 마을 사람들이 서서히 들어차면서 물오른 축제장 안을 물 위를 거닐듯 춤추는 두 사람. 앞서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노래하고 듣는 장면 역시 기시감 짙은 뻔한 장면이지만 이 영화 속에서라면 더이상 뻔하지 않다. 사랑의 거의 모든 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배치한 소재들도, 흘러나오는 컨트리 음악도, 잔디밭에 앉아 한 편의 잘 그려진 그림을 감상하듯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간다.

 

 

별로 큰 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주는 작지만 소중한 열망이 보인다. 소망이 작다는 의미가 아니라 쓸데없는 욕심의 찌꺼기를 버리고 착실하게 제 삶을 꾸려나가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란 뜻에서의 존경심이 생긴다. 욕심만큼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도 드물다. 누군가 다시 물으면 마음의 비타민이라 표현하는 게 감동의 아이콘을 가장 잘 설명하는 방법일 것 같다. 가을의 끝을 간신히 부여잡은 여름이나 더위를 물리치지도 못했으면서 찬바람을 두려워하는 나에게 세상은 먼지같고 별빛같고 풍요로우면서도 애처롭다. 내년 늦여름 어느 밤에도 혼자서 감동에 몸을 떨며 이 영화를 보게 될까. 오랫동안 이 느낌을 간직하고 싶다. 그렇지만 다른 때보다 빠르게 겨울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기도 한다. 변덕과 체념은 언제나 하나처럼 오고간다. 이런저런 이유가 복합적 에너지로 작용하여 오늘 하루 나는 정말 행복하다. 




s*****d 2013.08.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