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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멋들어진 漢詩 한 수 지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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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정쩡한 국한문 혼용세대이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국민학교에 다닐 때, 한 핸가, 두해 국어책에 괄호 안에 한자가 써있는걸 배웠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때 정식과목으로 한문시간이 있었다. 한문시간마다 천자문을 노래가사로 하여 수업시간에 부르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신문볼일도 없고, 또 신문에 한자가 쓰이는 것도 아니지만 당시에는 신문기사 모두가 한자투성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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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정쩡한 국한문 혼용세대이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국민학교에 다닐 때, 한 핸가, 두해 국어책에 괄호 안에 한자가 써있는걸 배웠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때 정식과목으로 한문시간이 있었다. 한문시간마다 천자문을 노래가사로 하여 수업시간에 부르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신문볼일도 없고, 또 신문에 한자가 쓰이는 것도 아니지만 당시에는 신문기사 모두가 한자투성이였다. 가히 한자를 모르고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한글 전용의 목소리가 높아지더니, 이윽고 신문에서도 한자가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한문에 대한 소양도 깊지 못했지만, 한문이 사라지고도 불편함을 몰랐던 나 역시 암묵적 지지자였던게 분명하다. 사실 한글의 우수성은 내가 여기서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대국이 될수 있었던 것도 결국 한글 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생활에서는 어떨까? 사실 한문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가 없다. 우리들이 쓰고 있는 성과 이름 역시 한자로 되어있다. 지금이야 한글 이름이 많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성은 어김없이 한자이다. 또한 한글을 사용할지라도 한자로 쓰여진 것을 보아야 정확한 뜻을 알 수 있는 단어들이 상당하다. 이것은 우리조상들이 사용해왔고, 우리의 문화가 수천년간 한자문화권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한문을 배우는데 주저하는 것은 읽기 어렵고, 쓰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한자와 한문은 어렵기 짝이 없다. 그 수만해도 5-6만 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에서조차 중국학을 전공하는 대학 교수라 할지라도 1만자 이상은 알기가 어렵다고 한다. 더욱이 현대의 경우 중국에서 한자의 사용빈도를 보면 약 950자가 90%, 그리고 2400자가 거의 대부분인 99%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천자문 두개반, 그리고 예전에 정부에서 보급했던 1800자만을 알고 있다면, 한자와 한문을 사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중국일을 하면서 한자를 배운 적이 있다. 그때는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전투중국어를 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자 그만 시들해졌다.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정식으로 한자를 배우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 동양고전을 읽으면서 원문을 한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거기다가 옛날 우리 조상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5언 절구나 7언 절구 시라도 한 수 지을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자와 한문에 대한 책은 많이 있지만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다. 우선은 꾸준히 공부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고, 또 실천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망설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받아 들고 바로 읽지 못했던 것은, 나 역시 배우고 싶은 충동은 강했지만 알아보기 어렵고, 기억하기 어려우며, 옮겨 쓰기나 사용하기 어렵다는 선입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자의 유래와 변천과정, 그리고 한자의 특성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우리가 한자를 배우기 위해서는 우선 한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다음 한자의 구조, 즉 품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문장의 구조와 형식은 독특하게도 반야심경을 해부하면서 설명해준다. 반야심경 260자를 가지고 한문법의 문장구조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해석순서를 붙여 축자 풀이를 해주고 있다. 만해 한용운을 배우면서 보아왔던,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한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空卽是色을 읇조리며 한자의 대가인양 착각에 빠지게도 만든다. 또한 한시의 종류와 그 감상법을 설명해주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한자를 해석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허사(虛辭)의 풀이에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한자의 경우 글자 하나하나에 고유한 뜻을 가지고 있으나, 예외적으로 독립된 뜻을 나타내지 못하고 다른말에 부속되어 그 말의 뜻을 도와주는 글자가 있으니 이를 허사라고 한다. 즉 우리말의 어미나 토씨와 같은 역할을 하는 말이다. 저자는 한자를 배우고 이해하는데 필요한 허사 111자의 용법을 실제 문장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실례를 들어가며 자세히 풀이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이젠 부단히 보고, 또 보고 그리고 기억하는 것만 남았다. 마음은 굳게 먹고 이번 기회에 공부해보자 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고전을 원문으로 읽는 나 자신을 그려보고, 문득 방문한 곳에 걸려있는 한시를 읽는 내 모습을 그려보는 것 만으로도 괜히 우쭐해지고 유쾌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k*****1 2011.01.20. 신고 공감 10 댓글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