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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추천 받았을 때, 다소 식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음을 통렬히 반성한다.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 해도, 아무리 냄비근성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무감각해 진 내 마음, 내 자신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 가 없었다. 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다. 아니 잊지 않고 있었다 해도 그저 한발자국 떨어져 뒷짐지고 서서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반대로 저자 김정욱 교수는 자신의 남은 인생을 이 의미있는 '반대'에 바치며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될 법한 사항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그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었다.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될 법한 사항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에너지를 소비해야만 하는 현실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저 생각이 다른 한 부류의 견해일 뿐이니 무시해야 할까?
평생을 환경공학 연구에 몰두하며, 학자의 양심으로 수많은 토건개발의 실상을 밝혀 온 한국의 대표적 환경학자 김정욱 교수의 <나는 반대한다>-4대강 토목공사에 대한 진실보고서-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역시 내가 좋아하는 재생지로 만들어진 책이기에 한결 정감이 들었는데, 머리말 첫 장을 읽자마자 기존 '많이 딱딱할 것 같다'는 느낌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알았으며, 논거로 제시된 데이타와 도표, 사진, 수치 등 각종 자료와 함께 쓰여진 내용들은 가독성이 뛰어나 손에서 책을 떼어낼 수 없게끔 만들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머리말 첫 줄부터 내 시선을 사로잡는 이야기는 '아, 앞으로 내가 넘겨야 할 책장 한장 한장이 정말 소중하겠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을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인상적이었던 그 내용을 잠깐 여기에 옮겨보면...
'4대강 공사'라는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고 추진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하나의 사건이 떠오른다. 1996년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사들의 청소년 폭력 대처방안 세미나를 방청하던 한 고등학생이 마지막에 이런 질문을 했다. "선생님,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 겁니까?" 순간 교사들 중 제대로 대답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것은 곧바로 일본에서 커다란 사회 이슈가 되었다. 당황한 문부성은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 논리적인 이유'를 팸플릿으로 작성 중이라고 언론에 해명을 했다. 이 상황에 대해 일본의 한 지성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 논리적인 이유 따위는 아무것도 없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 이유는 '그래서는 안되니까 안된다'라고 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가? 왜 약자를 못살게 굴어서는 안되는가? 왜 자연을 파괴해서는 안되는가? 이런 주제를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나라는 이미 사람이 살 수 없는 나라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 이런 문제는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직감의 문제이고 도덕의 문제이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토건공사는 멀쩡한 강을 죽일 뿐만 아니라 자연을 파괴하고 결국에는 사람을 살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왜 강을 파괴하면 안되는 건가? 여기에 내가 대답해 줄 수 있는 말 또한 '안 되니까 안된다'이다. - (17p 머리말 중에서..)
MB정부의 대선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정책은 경제성 없는 그 실상에 국민 70%이상의 반대에 부딫히자,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만으로 탈바꿈한 뒤, 총 7가지의 주장을 이 사업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데, ①강에 쌓인 더러운 퇴적물을 준설하고, ②썩은 물을 깨끗하게 하며, ③물 부족을 해결하고, ④홍수를 막고, ⑤3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⑥하천 생태계를 살리며, ⑦강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것이 그 골자이다. 그리고 확실히 달라진 점은 민간기업의 자본으로 지으려고 했던 대운하와는 달리 4대강 사업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하는 일이라며 100% 국민의 세금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욱 교수는 이 7가지의 정부 주장을 단호히 '거짓말'이라 칭하고, 그에 부합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다음과 같이 책을 쓴 이유를 말한다.
"단 하나의 타당성도 발견할 수 없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기 위해 꼭 이론을 대야하는가.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말에도 이론을 대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러나 정부가 논리로 말하겠다면 저 역시 논리로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또한, 정부의 7가지 사업명분에 대하여 ①지난 10년간 강바닥은 낮아져 왔으며, 무리하게 강을 파헤치면 오염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②거대한 댐에 갇혀 고인물은 썩게 되어 있으며(4대강 사업으로 오히려 더 물은 썩는다) ③물부족 운운은 정부의 고의적 왜곡으로 전국의 취수장과 정수장의 1/2이 미가동 상태이고, ④홍수피해는 4대강 본류가 아닌 지류에서 발생하며(지금의 공사는 본류) ⑤토건공사는 사람이 아닌 중장비로 이루어지는 고용창출이 아닌 일부 중장비/건설 회사의 이윤만 높여주는 것이고, ⑥하천 생태계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괴하며, 철새 등 특정 생명체를 멸종시키며, ⑦굽이굽이 흐르는 자연의 강을 없애고 콘크리트 댐과 개발시설만이 남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헤치는 일이라 반박한다.
"우리 헌법은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말하는데, 국토를 엄청나게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민의 의사는 철저하게 외면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이고, 홍수 피해를 막는다는 엉터리 명분만 대고 있다" "정말 물 부족이 걱정이라면 하루에 1000톤 씩 물을 잡아먹는 골프장부터 허가를 내주면 안 된다"며 "필요량보다 10배나 많은 물을 쌓아놓고,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이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는 뻔뻔한 소리를 할 수 있나"
저 대비되는 주장은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과연 우리 MB님의 뇌는 어떻게 활동하고 있을까? 아무리 그 아저씨가 싫어도, 우리 나라를 적극적으로 말아먹으려고 대통령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에게는 우리가 이 땅위에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산하(山河)의 안녕과 다음 세대를 위한 보존보다는 자신의 임기 동안 짧고 굵은 가시적 성과를 더 중요시하기에, 그리고 토목공사를 통한 인공적 꾸밈을 아름다움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는 별로 칭찬하고 싶지 않은 뇌의 활동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 그러나, 진실은 하나일 것이다. 그 진실을 앞에 두고 해석하는 견해가 다를 수는 있을지언정 진실은 하나인 것이며, 이에 대한 평가는 분명 냉혹하게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다. '민주공화국'의 단어를 인수분해하면 이는 '국민이 주인이며, 공공선을 추구하는 국가'라는 뜻이다. 과연 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하는 것을 강행하고, 소수 개발사업자와 인근 토지소유자의 배를 불리고 대다수의 농어민과 미래 유산인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감히 '공공선'이라 말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이 없다면 대한민국 헌법의 첫머리는 과감히 수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대한민국의 국가원수가 위헌의 행동을 제일 먼저 앞서서 행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한없이 열받음을 체험하고 또한 한없이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중간 중간 참으로 많이도 제시되는 구체적인 통계자료와 우리 강이 파괴되는 현장을 아픔과 슬픔으로 기록해온 지율스님의 사진자료들, 게다가 전문적인 이야기를 참으로 알기 쉽고 읽기 편하게 적어 주신 저자가 있었기에 이 책을 나와 같은 일반인이 부담없이 빨리 읽게 된 것 같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1부는 4대강 토건공사의 진실에 대해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보고서, 2부 '이 땅에 살기 위하여'는 과연 우리가 앞으로 어디를 향해 가야할지 근원적 물음에 대한 길을 찾는다.
2010년 7월말 현재 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은 22.4%가 진행되고 있단다.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삶을 위한 반대'를 울부짖는 김정욱 교수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내 스스로 커다란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었으며, 역으로 우리가 앞으로 어떠한 생각과 어떠한 행동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를 자연스레 느끼게 해 준다. 간혹, 내가 만일 4대강 사업을 통한 개발이익의 수혜자(이를테면 주변 부동산의 소유로 인한 가치 상승 등)였다면 과연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의견을 지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보곤 한다. 동시에 그러한 이유로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이들에 대해 과연 도덕적 비난을 행할 수 있을만큼 내 자신이 떳떳한가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는 그러한 마음을 갖는 개인의 생각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던질 생각이 없으며, 공익을 위해 현재의 내 재산권에 대해 무조건 포기아닌 포기를 행해야 한다고 목에 핏대 세우며 주장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이러한 진정한 사회 공익(미래를 포함한)에 관련된 것이라 한다면 국가권력이 스스로 혜안을 발휘하여 사전에 정책적 결론을 통해, 국민들로 하여금 그러한 공익적 사항에 해를 끼쳐가며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취할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현 정부는(지난 정부 역시 새만금 사업을 통해) 자연을 파괴하는 사업을 또다른 효율성과 경제성을 이유로 강행해 왔다. 더구나 이번 4대강 사업은 그 효율성과 경제성 모두 공익적 측면에 온당치 않으며 이렇게 모든 것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여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의 분위기는 분명 잘못된 사고와 판단이 아닌가 싶다. 다시한번 정말 이런 책들은 많은 이들이 함께 읽어 보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간직하며 마지막으로 김정욱 교수의 한마디를 인용하며 역시 마지막 책장을 덮고자 한다.
"설령 4대강 사업이 99% 진행되고 단 1%가 남았다고 할지라도 이 사업을 막아야 한다. 토건 국가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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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 내내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 중의 하나가 바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한반도 대운하로 시작했다가 이름을 바꾸고 우여곡절 끝에(?) 사업이 진행되고, 이미 여러 개의 보(댐)가 건설되는 데 이르렀지만 아직도 찬반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물 문제는 우리의 생활과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고,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사업이다. 하지만 학술적인 차원으로 넘어가면 비전공자 국민들은 가치판단을 하기 힘든 부분이 있고, 찬반 논쟁이 정치적 논리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 또한 가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환경공학자로, 전문적 영역에 있어서 찬반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정치적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게, 정권을 가리지 않고 예전부터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을 비판해 왔다. 새만금 간척사업, 경부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 등을 전면적으로 비판했었다. 오죽했으면 '반대만 하는 교수'로 불렸을까. 이러한 이력이라면 환경과 생태적 가치를 일관성 있게 말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1부에서는 환경공학자인 저자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과 원인 진단, 대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 '환경공학적, 수문학적, 생태학적 측면에서 하나의 타당성도 발견할 수 없었다. 타당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강산을 회복 불가능하게 망가뜨릴 큰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p.18)' 고 말하고 있다. 단 하나의 타당성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선 대운하 사업이 4대강 사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4대강 살리기'를 '4대강 토건공사'로 불러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정부에서 내세우고 있는 4대강 사업의 목적 7가지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p.39~). 퇴적물 준설, 수질 정화, 수량 확보, 홍수 예방, 일자리 창출, 생태계 복원, 미관 개선 등의 목적들은 조금만 살펴보면 모두 '거짓말'이다. 정부에서 내세우는 목적들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4대강 토건공사를 추진하는 정부의 주장에는 공통점이 보인다.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원인 진단이 완전히 거꾸로 되어 있고, 그 대책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여기서 악화는 재앙으로 가는 과정의 이름표다.(p.71) 사실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반 논쟁은 학술적으로 결론이 난 지 오래되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사실관계를 추적해 보면, 이렇게 타당성이 하나도 없는 사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사업의 목적의 달성 실패를 떠나서 사업의 부작용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사업의 편익은 일부만 가질지 몰라도, 부작용에 대한 피해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이는 환경정의의 문제로, 경제적으로 낮은 계층에 속하는 이들이 환경적 피해를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잘 사는 이들은 물이 오염되어도 생수를 사 먹으면 된다(일부는 예전부터 생수만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상수도 정화 비용을 엄청나게 지불해야 하고, 비싸진 생수를 사 먹어야 하는 부담이 엄청나게 된다. 정치적 편향을 떠나서, 우리가 우리국토의 지속가능성, 생존 측면에서 4대강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 민족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왔다. 자연의 순리에 맞게 사는 것이 반만년 동안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자연관이었다. 하지만 이는 한 세기만에 급격하게 바뀌었다. 일제강점기에 제국주의적 침략에 의해 조금씩 망가져 왔고, 개발독재 체제에서 우리 민족의 자연관은 극적으로 파괴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환경보존을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간주했다. 환경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국가적 반역행위'가 되었다. 자연을 해치는 것을 중죄로 다스리던 시대가 가고 이제 자연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반역자로 탄압받기 시작했다.(p.134) 이 시기에 만들어진 수많은 다목적 댐, 새만금 간척사업을 비롯한 수많은 간척사업, 국토의 소통 향상을 위한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및 인천국제공항 건설,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까지.. 수많은 국책사업이 '국가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고, 개발독재 하에서는 반대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국책사업은 늘 세계 최고, 세계 최대를 선망한다. 정부는 실질적이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해결방법이 있어도 무시하기 일쑤다. 그런 정책을 펴면 국민들 모두에게 이롭고 일자리도 생기는데, 소수의 대기업과 중장비를 동원해 큰 것만 지으려고 한다. 그래야 공사비가 수십 배로 올라가고 정부관료들과 기업들이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손해는 모두가 보고 이익은 소수가 가져간다. 국토 환경에 돌이키기 어려운 악영향을 미쳐왔음은 물론이다.(p.166) 물론 한가지 확실한 건, 4대강 사업은 지금까지 있어온 토건사업 중에서 가장 '최악'이라는 사실이다. 인천국제공항, 고속철도 사업 등이 생태계 파괴의 문제점을 수반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사업 자체의 긍정적 효과는 분명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최소한의 목적 달성도 하지 못한 채 문제점만을 가진 사업이다. 그럼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반대를 위한 반대에 그치지 않으려면, 발전적인 대안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서문 마지막에 이런 언급을 한다. '4대강 죽이기'라는 이 끔찍한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생태위기에 처한 우리시대의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게 바로 내가 '4대강 죽이기'사업에서 유일하게 발견한 일리가 될 것이다.(p.21) 최악의 토건사업인 4대강 사업 그 자체에서 의의점을 찾는 것이 아이러니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의 이 말대로, 4대강 사업은 그 자체의 선의를 떠나서 우리 국토의 생태적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단군 이래 최대규모의 토건사업으로 국토의 지속가능성을 철저하게 짓밟았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인지하고, 앞으로의 국토계획이 나아갈 방향에서 생태적인 측면에 가치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즉, 4대강 사업은 우리 국토의 생태적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저자는 공학자로서 과학기술의 활용 방안에 대해 언급한다. 오늘날의 환경문제는 과학기술 자체의 문제에서만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활양식과 도시구조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앞으로는 이 땅에서 환경적으로 올바르게 사는 방법을 찾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어야 한다. 오늘날의 환경문제가 오로지 과학기술 때문에 일어난 것만은 아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은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올바르게 사는 방법을 찾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어야 한다.(p.190) 그리고 모두의 미래를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 재생에너지 개발, 자원 재활용, 환경오염 제한 등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필두로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의 찬성과 반대를 결정하는 문제 자체는 가치문제이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찬성 혹은 반대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그 가치를 선택할 때, 얼마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합리적 과정을 거쳤는 지가 중요하다. 이 책은 이러한 사실관계 확인, 타당성 검토 등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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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 겁니까?"
1996년 일본에서 폭력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하던 중에 고등학교 학생이 던진 질문이다. 학생이 이렇게 질문하거나 아들, 딸이 우리에게 물어보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잠시만 생각해보자. 당시 일본 문부성은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 논리적인 이유를 팜플렛으로 작성한다고 언론에 해명했다고 한다. 아마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도 마찬가지로 대응할 것이다.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가? 사람의 목숨은 본래 소중한 것이니까, 하늘이 내려준 것이니까,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여, 사람을 죽이는 것이 허용되면 세상이 무지막지한 지옥이 되니까... 등등 철학적, 도덕적, 논리적인 이유는 얼마든지 댈 수 있다.
하지만, 이 질문에 일본의 한 지성인이 말한 것이 아마 적절한 대답일 것이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 논리적인 이유 따위는 아무것도 없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 이유는 ’그래서는 안되니까 안된다"라고 하는 것 이외에는..."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가?"와 마찬가지의 질문이 ’왜 약자를 못 살게 굴어서는 안되는가?’, 왜 쓰레기를 버리면 안되는가?’일 것이다. "왜 자연을 파괴하면 안되는가?" 역시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주제를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나라는 이미 사람이 살 수 없는 나라"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 설명할 수 없다고. 이런 문제는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직감의 문제고 도덕의 문제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토건공사는 멀쩡한 강을 죽일 뿐 아니라 무수한 자연의 생명과 지구를 파괴하고 결국에는 사람을 살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와 같은 양심적인 지성인들과 많은 국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저자는 단순하게 말한다. ’왜 강을 파괴하면 안되냐고?’ 그것은 ’안 되니까 안된다’
저자는 40년 넘게 환경공학의 모든 성과를 검토해 보았지만 정부의 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환경공학적, 수문학적, 생태학적 측면에서 하나의 타당성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토로한다. 타당성이 없을 뿐 만 아니라 우리 강산을 회복 불가능하게 망가뜨릴 큰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한 가지만이라도 장점이 있다면 ’일리一理가 있다’고 하고 싶지만 저자가 그런 긍정적인 마음으로 정부의 논리를 살펴봐도 정말 하나도 없으니 국립대에 근무하는 저자로서도 ’난감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저자가 생각할 때, 강의 파괴보다도 더 끔찍한 것은 이 잘못된 토건공사를 정부가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자연을 살리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유익한 정책인 것처럼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4대강 토건공사가 어떤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어떻게 강과 자연을 죽이는지, 그러면 왜 사람들이 살 수 없는지를 말하고 있다. 정부가 논리로 그 타당성을 주장한다고 하고 있기에, 저자 역시 논리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즉 4대강 토건공사의진실에 대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보고서라 할 수 있다.(1부) 그리고 2부에서는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길을 제시한다. 저자는 [나눔문화]의 오래된 회원이기에 책의 중간에 박노해 시인의 시가 실려 있다. 1부 [4대강 토건공사의 변신]에서 저자는 정부가 주장하는 ’4대강 살리기’는 ’한반도 대운하’에 다름 아니며,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직접 한 약속을 스스로 뒤집은 것임을, 정부가 주장하는 일곱 가지가 모두 이론적, 논린적, 상식적으로 허구임을 밝힌다. 정부의 일곱 가지 주장이란, 1. 강바닥의 더러운 퇴적물을 준설해야 한다., 2. 4대강 토건공사는 물을 깨끗하게 만든다., 3. 4대강 토건공사는 물 부족을 해결한다., 4. 4대강 토건공사는 홍수를 예방한다., 5. 4대강 토건공사로 34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6. 4대강 토건공사는 하천 생택계를 살린다., 7. 4대강 토건공사는 강을 더 아름답게 한다.를 말한다. 저자는 각 항목에 대하여 학문적, 전문적, 논리적인 헛점과 거짓말 등을 지적하며, 모든 항목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4대강 토건공사는 전국의 토건과 투기를 장악하고 있는 ’강부자’와 지역의 ’토호세력’의 이득을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진정한 강 살리기를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2부. [이 땅에 살기 위하여]에서 저자는 몇 가지 원칙과 대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한국과 인류의 미래에 드리우는 암울한 먹구름을 제거하기 위하여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아껴 써야 하고 근본적으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해야 하며, 자원 재활용율을 높여야 하고 지구가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용량 이상의 환경훼손 행위를 정당해해서는 안되다는 점이다.
서구와 달리 한국의 대학 교수들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이후 지성인이자, 스승으로서 사회 문제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해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4대강 토목공사에 대해 많은 교수와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반대운동에 나서는 것을 옆에서 바라보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 아직 한국의 지성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한국의 대학과 학문에도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는 듯 하다. 특히, 저자는 한국의 최고 대학으로 인정받는 서울대학교의 전공 교수로서, 정년을 앞둔 노년의 전문가로서 앞장서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 무한한 존경심이 들었다.
지금껏 ’4대강 살리기’라는 허울만 남은 이명박 정부의 토건공사에 대해 나는 제대로된 이해도 하지 못했고 피상적인 수준에서 심정적으로 반대만 해왔다. 나의 대학 전공이 직접적으로 ’토건’에 해당함에도 성실하게 문제에 다가가지도 못했고 동기들, 선후배들과도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했다. 물론 그 반대 역시 사무실, 식사자리, 술자리에서 주변 사람 몇몇에게 주장하고 동조하는 수준에 불과했고... 그 속임수 정책과 진행과정을 내 시간과 노력을 통해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막아내려고 노력하지도 못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저자에게 부끄러웠고 그동안 반대 운동에 나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할 따름이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이 이 책이 나에게 주는 교훈이 될 것이다.
며칠 전 언론에 보도된 범종교계의 4대강 반대집회 기사를 아래에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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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자유롭게 생명은 평화롭게”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범종단 성직자 생명평화 기도회가 열렸다. <사진>
범종단연대회의는 오늘(4월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기도회를 거행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 정부를 비판하고 저지 운동을 강력하게 펼칠 것을 결의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조계종 환경위원회, 불교환경연대, 생명의 강 지키기 기독교 행동, 원불교 환경연대,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천도교 한울 연대 등 200여 명의 종교인이 참석했다. 연대회의는 “지난해 1만 여 명의 각 종단 성직자들이 모여 4대강 토건 공사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토건 공사를 강행했다”며 “지금 이 순간까지 자연을 죽이고 사람 목숨까지 죽이고 있기에 종교인들은 시청 광장에 다시 모였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인들이 지향하는 세상은 물질적 욕망에서 벗어나 생명과 평화의 가치가 우선되는 생태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앞장서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4대강 복원 운동과 물이용 부담금 폐지운동을 추진할 것을 밝혔다. 또 생명평화를 거스르는 정치인에 대한 퇴출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대회의는 “4대강 토건 사업은 지금 중단해도 결코 늦지 않다”며 “수 천 년 이 땅을 보듬고 흘러왔고, 수 만년 계속 흘러갈 생명의 강을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죽어가는 강을 위한 평화의 절 40배로 행사의 문을 열었다. 스님들과 목사, 신부, 수녀 등 각 종교인들은 생명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염원하며 절을 했다. 이어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순으로 생명의 강을 되찾기 위한 선언문을 낭독하고 종교별 의식을 치렀다. 전 조계종 환경위원회 위원장 주경스님은 이날 선언문에서 “4대강 사업으로 수천 수억의 생명을 죽이고 소멸시켰다”며 “이번 종교인 모임으로 진실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님은 “수 천 년 수 만 년 흘러온 자연은 영원히 함께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생명의 강을 위한 노래 및 종교인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피리연주 등의 공연도 펼쳐졌다.
[ 2011년 4월 12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