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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버릇이라고도 할 수 있는게 책을 사는데 어떤 의도나, 평판, 주위의 추천에 관계없이 어느 순간 눈에 들어오는 책을
느닷없이, 아주 충동적으로 구입한다는 것이다.
밥도 그렇지만 책도 편식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나이긴한데 이렇게 충동적으로 구입하는 책은 대부분 색깔이 같다.
이 책 역시 지난 8월 한번에 충동적으로 구매한 십수권의 책 더미에 깔려 있다가 2개월이 지난 지금서야 빛을 본거다.
빛을 보게 된 계기가 좀 전에 감상을 적었던 '배려'라는 책이라는 것이 참 우습다.
왠지 '배려'를 덮는 순간 이 책이 떠올랐으니 이건 지금의 필연을 미리 감지한 선견지명의 결과물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수밖에.
그랬다. 왠지 '배려' 뒤에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를 넘어서, 읽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되어서는 앞 책을 덮자마자
책장을 뒤져 책을 찾아 단숨에 읽어버렸다면 얼마나 다급했는지 알 수 있으리라.
첫 장 제목이 또 걸작이다.
'착한 사람 되지 말라'
세상에 보다보다 첫 장 첫 문장이 착한 사람 되지 말라라니 벌써부터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왠지 무척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번뜩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첫장 첫 이야기 끝에 적힌 말이 또 의미심장하다.
"다시 말해 나는 철이 들 무렵부터 모든 사물에는 이면이 있고, 사람에게는 그늘이 있다는 걸 믿었기에 의심을 품고 보면서 살아왔다. 그 결과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한 번도 남에게 배신을 당한 적이 없다."
놀라운 말이다. 철이 들 무렵에 사물과 사람의 특성을 저 정도까지 인지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한 번도 남에게 배신을 당한 적이 없다는 말에는, 정말 이거 대단한걸? 하는 감탄과 함께 이걸 믿어야 돼 말아야 돼 하는 의심이 따라 붙었다.
왠지 무척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책은 짧은 메모를 엮어놓은 듯한 형식으로 쓰여졌기에 읽기에 편했으며, 끊어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가 사실적이고 진실되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내 얼굴에 뒤집어쓴 가면도, 내 몸에 걸친 거추장스런 가죽들도 모두 내려놓을 수 있을만큼 편안했다.
혹시나 했던 이유들이 착한 사람이 주위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유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는 깨달음의 충격이랄지,
그동안 내 착한 행동으로 힘들었을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랄지 그런 생각들이 마음이 가득해졌었다.
착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주 위험했다.
이건 칼만 안들었지 사람을 잡을지도 모를 위험한 행동이었던 거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말이 있는데, 착하지도 않은데 자기가 착한 줄 아는 사람들이 딱 그 격이더라는 거다.
하하. 일단 웃었다.
왜냐, 이미 착하기만 하는 나는 벌써~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무척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사람은 혼자라고 생각할 때는 불안해하고, 확신하지도 못한채 갈팡질팡 흔들리며 괴로워하지만,
자신과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면 갑자기 당당해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예전엔 정말 착하게 살면, 착하게만 굴면 세상 행복이 내게 저절로 굴러올 줄 알았었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배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많이 깨졌고, 아팠고, 다쳤었다.
위선은 선과 다르다.
자신이 착하다고 착각한다고해서 진정 자신이 착한 것도 아니다.
혹 지금도 모두에게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 있거나, 미움 받을까 싫어할까봐 두려워 자신을 억누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만 두어주길 바란다.
정말 다른 사람을 위한다면, 그리고 진정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지는 않을지 몰라도 보편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그 가운데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심각하지는 않게, 하지만 가볍지도 않게 다가오는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취향에 맞지 않으면 덮으면 된다는 것이 책의 좋은 점 같다.
숙제도 아니고, 강요받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취미인 독서의 미덕이 그런 것이 아닐까.
ps. 원망이 남으면 배려가 아니다. 친절한 음식은 가짜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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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아무래도 출판사의 문제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