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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가 거짓말 잘하는 거 여태 몰랐던 사람들 많았을 것이다. 알고 보면 그는 이 영화에서 마누라(제이미 리 커티스 분)를 장장 17년 동안 속여 온 것 뿐 아니라, 1986년작 <코만도>에서도 살려 준다고 해놓고 정보 취득 후 바로 조무래기 악당을 벼랑 끝으로 떨구어 버리고는 항변하는 그에게 "I lied."라고 천연스럽게 대꾸한다. 1993년작 <라스트 액션 히어로>에서는 심지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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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가 거짓말 잘하는 거 여태 몰랐던 사람들 많았을 것이다. 알고 보면 그는 이 영화에서 마누라(제이미 리 커티스 분)를 장장 17년 동안 속여 온 것 뿐 아니라, 1986년작 <코만도>에서도 살려 준다고 해놓고 정보 취득 후 바로 조무래기 악당을 벼랑 끝으로 떨구어 버리고는 항변하는 그에게 "I lied."라고 천연스럽게 대꾸한다. 1993년작 <라스트 액션 히어로>에서는 심지어 소년에게 "I'll be back."과 세트로 묶어 또 그 대사를 쳐서 듣는 애의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감독 존 맥티어난의 패러디성 유머임은 말할 것도 없다).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해서인지 더 이상은 곤란하다고 결심한 그는, 거짓말하는 아빠 신세를 모면하기 위해 어린 아들에게 선물을 사주려 무려 성탄 전야에 전전긍긍하다가(그 준비성 부족을 모두에게 조롱당함), 경쟁자들에게 practical lie를 치기도 한다(<Jingle All The Way>.1996. 한국개봉명 '솔드아웃'). 사실 그는 데뷔 초부터 가망 없는 거짓말쟁이였으니 <터미네이터(1984)>에서도 사라 코너를 잡으려고 만나는 행인, 데스크직원마다 거짓말을 짧은 영어로 어설프게 치고 다닌다(안 속으면 막 때림).

 

짐 캐머론은 어찌보면 아놀드를 '발견'한 사람이다. 약간의 의구를 표시한 건 아놀드가 과연 그 작품 아니었으면 안 떴을까 하는 의문보다는, 캐머론 자신도 과연 아놀드가 그 정도로 수퍼스타가 될 줄 당시 짐작이나 했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어쨌건 당대 최고의 액션연출자인 그는 심지어 올해의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너무 앞서가지도 또 뒤처지지도 않는, 첨단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되 딱 대중의 눈높이에만 맞추는 놀라운 감각으로, 이제는 꽤 늙은 나이임에도 전성기 때의 활력과 평판을 조금도 잃지 않고 있다.

 

이 영화는 항상 승승장구하는 그의 커리어에 1990년대의 한 방점을 찍어 주는, 당시 안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의 대히트작이었고, 16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볼 만한 스펙터클 덕에 지금도 케이블에서 곧잘 틀어준다. 오리지널은 아니고 어느 프랑스 영화의 리메이크인데, 그래서 정통액션으로 보기에는 이야기 구조가 두 부분으로 뭉텅 끊어지고 비현실적 조크가 과다 삽입되는 것이 할리웃 스타일과는 다소 위화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캐머론은 (내가 분석하기로)이 두 가지 요소를, 기존의 자기 스타일로 잘 변형했다고나 할까, 아니면 잘 얼버무렸다고 할까, 여하간 대중의 비위엔 용케도 잘 들어맞춰서 결국 영화의 한 매력포인트로 주조하는 데 성공했다. 작가, 감독으로서의 평가는 몰라도 최소한 이런 타입을 두고 통칭 '성공한 사람'이라 불러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심지어 눈 어두운 좌파 관객까지도 객석에 끌어모아 팝시클 질질 빨게 하는 놀라운 수완이 있는 이 사람은, 그러나 영화에서 노골적으로 그 체취를 풍겨대듯 대놓고 우파 성향이며, 우파도 그냥 우파가 아니라 거의 파시스트 수준이다. 1987년작 <Aliens(시리즈 중 2편)>에서 스크린에 불이 날 정도로 갈겨대는 기관총은 바로 10년 전 베트콩들을 향한 시공초월의 화풀이였으며, 문제의 그 프로파간다 <람보2(1985)> 대본 작성에 참여하여 일익을 담당한 화려한 전력까지 있다. <타이타닉(1998)>에서는 배의 침몰을 앞두고도 상존하는 일등석과 삼등석의 경계 위에서, 죽을 때 죽더라도 자신의 직분은 다한다는 선상 오케스트라의 어이 없는 촌극성 관현악이 울려퍼지지 않는가? 이번에 개봉한 <아바타>를 두고서도 자칭 좌파 중에서 얼마나 많은 골빈 맹문이들이 상영관까지 찾아가 미 공화당에 간접 정치 헌금을 했을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는 아니나다를까, 바로 그해 "빨갱이들은 다 때려잡았으니 이제는 아랍놈들에게 관심을!(<문명 충돌론>)"을 외친 샘 헌팅턴(이 영감 2년 전에 죽었다)의 선구자적 외침에 부응하듯(정도가 아니라 preemptive하게), 마호멧쟁이 테러리스트들을 또 극중 소탕하려 나선 것. 빨갱이들에게 미처 못다한 소리 여기서 다 풀고야 말겠다는듯, 죽이고, 죽이고, 그냥 죽이기 아까워서 좀 살려뒀다가 또 죽인다. 이 영화에는 그만큼 소수파를 철저히 말살하려는 포식동물적 잔인성이 서려 있고, '타이타닉 오케스트라적 어이없음'과 패럴렐을 이루는 가식으로 '미국식 가정의 가치'를 정말 유치찬란하게 또 설파한다. 좀 심했다 싶었는지 정보부(가상의 존재라 이상한 명명을 마음 놓고 함)에는 눈깔딱부리 아랍인 하나가 배치되어 그 자신의 동족 소탕 작업에 빼어난 전산 실력을 발휘하여 한몫 거들게 하는데, 이건 아랍 청중의 감정 폭발에 대한 배려, 완충 장치가 아니라 되려 이중의 관객모독으로 읽힐 수 있다. 근래, 한물간 노년의 스타를 잠시 불러내어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캐머론은 또 과연 그답게 초강경보수인사 찰톤 헤스톤('국장님'으로 나옴. 너무 늙어서 난 누군지도 몰랐음)을 모셔서 나름의 예우를 하고 있다.

 

그는 '작가로서의 감독'에 대한 강박관념이라도 있는지("난 찍는 거만 잘하는 게 아님!") 찍는 영화마다 각본을 또 자기가 일일이 쓰는데 사실 맥락 없는 과잉 표현, 어설픈 유머가 너무 많고, 등장인물들은 상대배우가 아닌 감독에 아부나 하듯 마구마구 웃어댄다(다 시킨 거지만). 그런가 하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나 행동도 필연성이 부족해서, 대체 카일 리스(마이클 빈 분)는 뭐하러 경찰서장, 시민을 시덥잖은 말솜씨로 그렇게 설득하려 애쓰는지(터미네이터 1편) 짜증이 날 정도이며, 또 사라 코너(린다 해밀튼 분)는 정신병원에 억울하게 감금된 주인공으로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보다,'과연 미친x 갇힐 만했군'식의 냉소만 자아내는 것(1990년작 2편)만 봐도 알 수 있듯, 감독으로서 캐릭터, 플롯 구성 능력도 부족한 편이다(이 점 관련 영화평론가 유지나는 당시 <타이타닉>을 두고 '에피소드의 빈곤'을 씨네21에서 20자평으로 꼬집은 바 있다).

 

이 모든 약점, 단점, 흉점들에도 불구, 그의 영화는 보고 있으면 너무, 너무 재미있어서 도대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거짓말 안 할 거 같이 생긴 아놀드와 '여하간 잘 찍는' 캐머론이 만났다는 그 이유만으로 몇 번의 몰입감상 가치가 있다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그런 개인적 이유에서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해리어 전투기 등장 씬, 도중에 끊어진 해상도로 질주 씬 등 화면이 이쁘므로 블루레이로 좀 나왔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 있음.

s****o 2010.05.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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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 영화의 인종차별, 관음증, 폭력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영화관까지 가서 그런 문제를 생각하기에는 내 머리속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패쓰.....가볍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영화..... 제임스 카메론이 트루라이즈도 속편을 내주었으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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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 영화의 인종차별, 관음증, 폭력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영화관까지 가서 그런 문제를 생각하기에는 내 머리속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패쓰.....가볍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영화.....

제임스 카메론이 트루라이즈도 속편을 내주었으면 하는데....

u****3 2008.06.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