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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에 있어서 반전은 독자에게 짜릿함을 선사해준다. 치밀하게 계산된 반전일수록 그 짜릿함은 배가되는데, 반대로 허술한 전개로 시도된 반전은 독자를 황당하게 만든다.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반전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단연 아가사 크리스티의 '아크로이드 살인사건'을 꼽게 된다. 범인이 밝혀졌을 때 경악할만큼 뜻밖의 인물이었고, 범인이 밝혀진 뒤 단서를 하나하나 복기할 때에는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별거 아니라고 눈여겨 보지 않았던 행동과 단서가 범행과 맞아떨어지는 과정이 마치 퍼즐을 조각조각 조합해 완성해가는 과정같았다.
왜 반전이야기를 시작하는가 하면 이 작품의 범인도 내겐 반전이었기 때문이다.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있지만 알리바이가 완벽한지라, 이 알리바이를 허무는 내용이 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기에, 과연 어떻게 알리바이를 무너뜨릴까에 집중하면서 읽었다. 아무리 봐도 알리바이가 탄탄한데 어디서, 어떻게 허점을 발견할지. 어둠의 변호사 고진의 캐릭터는 매력적이었다. 변호를 하기 위해서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줄타기까지 감수하는 그는 탁월한 변호사였다.
작가가 고진 변호사가 알리바이를 깰 듯 말 듯 독자와 밀당하는 것처럼 몰입감이 있었고, 언제 알리바이가 깨질까에만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었는데..범인이 밝혀진 뒤에는 그저 맙소사 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전혀 상상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반전은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짜릿하지 않고 어처구니 없었다. 아무리 충격적인 반전이라고 해도 다시 돌아보면 아 그게 단서였구나 하고 뒤늦게 눈치를 채는데, 이 작품에선 그게 안되고 정말 뜬금없었다. 왜 이렇게 결말을 지었을까. 알리바이에 정신팔린 사이에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반전에 공감이 가지 않으니, 허탈하다고 할까,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저렇게 견고한 알리바이를 깬다면 정말 천재급인데하며 기대했는데 결국 알리바이를 무너뜨리지 못하고, 다른 범인이었다. 워낙 몰입해서 읽었기에 그에 비례해서 허망함도 더 커졌던 모양이다.
범행의 동기는 범인이 욕망에 사로잡혀 포로가 된데 있었다. 물욕,권력, 치정, 원한,, 소유욕.. 인간은 내면에 잠재돼 있는 이런 속성들을 제어하지 못하게 된다면 마침내는 잡아 먹히고 파멸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취향을 지녔다는 이유로,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드러내놓고 말할 수도 없고 숨겨야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땠을까. 외롭지 않았을까. 기이한 취향이라고 이상하다고 혹은 변태스럽다고 쉽게 손가락질하는 것은 아닌지. 죄도 아닌데. 혹은 통념이란 테두리에 갇힌 것일수도 있는데,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를 굳이 비난하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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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도 [라트라비아타]의 오페라와 원작 [춘희]를 영화로 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던 중이는데 이 책을 잡았다.
밤 11시경 신고전화가 접수된다. 애인과 전화중이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강도야!'하고 전화를 끊었다는 것. 그리하여, 경찰은 출동하고 강남의 한 오래된 아파트단지중 가장 외진동 2층에서 미모의 여인과 또다른 후줄그레한 남자의 사체를 발견한다. 사건현장의 주인인 미녀는 송곳으로 목의 왼쪽을, 아래집남자로 밝혀진 사체엔 목오른쪽을 뒤에서 과도로 찔린 상태였다. 아마도 강남 유흥가의 텐프로에 속하는 듯한 죽은 미녀 정유미는, 전화를 받자 여행을 가려다가 허겁지겁 뛰어온 미애인 김형빈, 배다른 언니이자 사채업자인 정애라, 경비 조판걸이 용의자로 떠오른다.
CCTV판독결과 범인은 베란다로 침입한 것으로 보이고, 조판걸을 지목했지만 고진의 공작으로 그는 풀려난다. 화난 이유현은 그를 불러 여러가지 가설을 하나씩 조사, 알리바이를 해체하지만, 여전히 느껴지는것은 표면에 떠오르지않는, 무언가의 존재.
전작보다 재미있었다, 트릭은 전작이 더 좋았지만. 쇼킹한 엔딩의 찝찝함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보다 더 강력계형사 이유현의 모습이 더 비중있게 나왔음에도 형사로서의 그의 능력엔 회의가 많이 든다. 그걸 보충할 인간적인 매력도 아직 보이지않는다.
또한, 앞부분 사건의 주변에서 관련자들을 찾고 알리바이와 동기를 찾다가 결국 안되니까 막무가내식 기소가 이뤄지는 것도. 범인을 놓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하지만, 글쎄 그런식으로 기소해서 낭비되는 세금과 시간은?
결국 그는, 어둠의 변호사 고지을 찾지만, 고진의 방법은 또한 여러가지의 가설을 세워두고 이유현에게 실체를 파악하는 것을 넘긴다. 첫번째 가설이후, 두번째 가설에선 읽는 내가 눈치채도록 - 과연 핸드폰은 침대밑에서, 시체는 거실인데 발견되었는데 증거심는게 가능하겠는가 - 난이도 하의 수준을 집어내지 못한다는 것도 다소 실망스러웠다. 아직 경륜이 짧아 용의자와의 심리싸움을 한다고 해도...글쎄, 트릭은 있고 인물들의 매력은 아직 보이지않는다. 고진마저.
마지막 범인의 존재는.....놀랐지만, 그럴수 있다고 본다만, 정말 작가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기보단, 또는 상식이란 이름의 편견에 스스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고 말하기엔, 시원한 마음이 들지않는다. 과연 범인의 신체적 능력이 (머리가 아니라) 이렇게 힘든, 교묘한 트릭을 단시간에 할 수 있을까가 공감가지 않았다.
아직은, 초기작이라 앞으로의 더 많은 가능성을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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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변호사와 같이 나온 책으로 전편과 같이 어둠의 변호사 고진과 강력계 형사 이유현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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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유효기간 따위는 없다]
전작 〈붉은 집 살인사건〉을 감동적으로(!) 읽은 후 바로 이어 접한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이번에도 어둠의 변호사 고진과 열혈 형사 이유현의 콤비 플레이가 빛을 발하고 있다. 전작이 여러 용의자 중 한 명의 범인으로 그 범위를 좁혀가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처음부터 범인일 수밖에 없는(!) 한 명의 용의자. 그의 알리바이를 깨부수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는 ‘사건의 대한 의문이나 범인의 트릭을 논리적으로 파헤쳐 실체를 규명하는 본격 미스터리 시리즈’라고! 출판사는 당당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전작에 대한 서평에서 나 역시 이를 인정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건의 실타래를 끈질긴 추적과 명석한 두뇌로 풀어가는 콤비 플레이는 페이지 넘기는 속도의 엑셀을 밟게 만든다.
이제 출판계에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는 특정 마니아층의 한정된 애호를 넘어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왔던 영미권의 작품 뿐 아니라,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작품이 빠르게 소개되면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일본 작가들의 작품은 국내에서도 몇 번이나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여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작가들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측면이 많다. 워낙 국내 추리소설 문학 시장이 작았던 점도 있고, 또한 신선한 신인작가의 작품들이 소개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했다. 더구나, 출판사들의 지극히 시장원리에 입각한 선택들이 국내 작가의 발굴을 더욱 더디게 만들었다. 해외에서 이미 흥행성을 인정받은 작품을 위주로 번역해 소개해 왔기 때문이다. 즉 ‘돈’이 될 만한 작품만을 골라 시장에 풀어놓았으니, 그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작품들이 설 자리는 왜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현직 판사 출신 작가라는 이색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도진기 작가의 작품은 단연 의미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더구나 무지막지한 사이코패스나 블럭버스터급의 황당한 배경도 없이, 단지 범인과 탐정의 치열한 두뇌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정통 미스터리 추리물이라는 점에서 반가움마저 다가온다. 또한 법조계라는 특정 분야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지식들이 작품에 녹아들어 더 큰 재미와 사실성을 주고 있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전작에 이어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을 관통하고 있는 것 역시 치밀한 알리바이를 깨기 위한 싸움이다. 범인이 만들어 놓은 견고한 트릭을 끈질긴 수사와 두뇌 게임으로 하나하나 부수어갈 때의 지적 쾌감은 독자들이 ‘고진과 이유현’ 콤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아울러 또 하나의 관통점은 다름 아닌 ‘인간의 욕망’이다.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인간은 어차피 욕망의 노예임을, 그리고 그것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을 때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작품은 맨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 역시 추악한 욕망의 전쟁터 그 자체일지 모른다. 겉으로는 짐짓 점잖은 척, 도도한 척 그리고 국가와 민족과 국민 어쩌구 하며 대의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척 하지만, 결국 그들의 권력이 사라질 때, 그 추악한 욕망의 찌꺼기는 드러나고야 만다.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분노하지만 결국 받아들이고, 체념하고, 또 다시 그들에게 권력을 안긴다.
그렇기엔 난 지금 출판계에서 미스터리 추리물이나 형사물이 얻고 있는 광범위한 인기에 반가움과 함께 씁쓸함을 느낀다. 정의가 실현되고, 악은 반드시 멸망한다는 진리가 오직 활자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이 비루하고 뒤틀린 세상에 절망하고 지쳐버린 이들이, 결국 소설 속 주인공의 활약과 악인들의 최후를 통해, 끝없는 정의에 대한 갈증을 간신히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욕망에 유효기간 따위는 없다. 작품의 결말 부분 드러나는 범인의 실체를 통해 우리는 기막힌 반전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범인의 끝없는 욕망에 다시 한 번 경악하게 된다. 이는 지금 이 시대의 모습과도 겹친다. 끝없이 무언가를 얻고자 하고, 또 채우고 나면 만족하지 않고, 또 다시 채우려 하는 이들. 그런 탐욕으로 인해 다른 이들이 고통 받고, 심지어 생명까지 잃는다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 그런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는, 어느 새 상대방의 욕망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치밀한 트릭 앞에 속수무책인 주인공을 보는 것처럼 답답한 것도 없다. 그리고 반대로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알리바이, 트릭이 보기 좋게 깨질 때, 느낄 수 있는 쾌감 역시 만만치 않다.
현재 나의 바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소박하다. 지극히 소박하다. 그냥 적어도 많은 이들이 상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또 그렇게 상식적으로 일들이 돌아가는 것. 바로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다. 왜 이런 당연하고 소박한 바람이 이렇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역시나 지금 우리의 현실 속에서 어둠의 변호사 고진, 열혈 형사 이유현을 찾는 것은 욕심일까. 정통 추리소설에 목마른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픈 책이다. 그리고 상식이 무너진 세상 앞에 극심한 분노와 실망을 느끼고 있을 권은희 과장에게 언제나 응원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시대적 양심을 지키는 이들은 존경받아야 하며, 권력에 무릎 꿇고 굴종하는 이들은 조롱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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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어둠의 변호사 02 도진기 지음 들녘
현직 판사가 쓴 본격 미스터리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2권이다. 공부도 잘해서 고시를 패쑤하고, 또 글을 잘 써서, 추리소설을 출간해 내는 사람…… ㅠㅠ 대단한 사람이다~
2012.12.27. 국내작가의 추리소설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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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기의 어둠의 변호사 시르지 2번째 라트라비아타의 초상은 해외 미스터리의 작품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것 같다. 특유의 어스름한 글과 탄탄한 스토리는 읽는 순간의 리얼리티를 더욱 더한다.
특히나 숨막힐듯한 논리와 트릭을 읽노라면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모른다. 본격적으로 시리즈화된 이번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은 한국의 미스터리 소설의 진보라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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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변호사 고진의 두번째 사건으로, 첫 이야기인 붉은 집 살인사건 편이 공들여 쌓은 논리였다면 이 번 편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사실 범인의 특이한 성향때문에 일어난 사건의 반전이 놀랍다 못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사실 첫번째 이야기에서도 '집안에 흐르는 어두운 핏줄'이 범인을 의심하는 힌트가 되었지만, 그래도 상속과 관련된 범죄였는데 이번 편은 엽기범죄의 향이 솔솔 난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으나 개인적인 흥미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변호사 고진과 조금이라도 의혹이 생기면 무조건 뛰어나가서 몸으로 사실을 확인하고야 마는 형사 이유현의 조합과 사건을 풀어나감에 있어 가설A, 가설 B를 차례로 대입해나가는 논리적인 해결방식이 첫번째 이야기와 똑같은데, 두번째 이야기는 소설의 장르가 바뀐 것 같은 의혹이 든다.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에서 미스터리 추리호러소설로 말이다.
하지만, 출판사가 바뀌어 어둠의 변호사가 아닌 다른 제목 '정신자살'로 나온 세번째 이야기야 말로 급격한 장르의 변화를 꾀하는데... 정말이지 각 권이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시리즈가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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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라비아타의 초상]을 다 읽고나서야 표지속의 그림에 눈길이 갔다. 아마도 이 여인이 살해당한 정유미인가보다. 전편이자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1편인 [붉은집 살인사건]으로 현직판사이자 이 책의 저자인 도진기를 만났다. 전작을 통해 작가의 탄탄한 필력을 확인했고 그래서 더 다음 작인 이 책을 기다리게 되었다. [붉은집 살인사건]은 ’어둠의 변호사’인 고진이 사건의뢰를 맡아 언덕 위의 붉은집은 찾아가게 되는데, 어둠속에 감추어진 살인자와 고도의 두뇌게임을 시작한 고진. 사필귀정이란 말이 적용되지 않는 세계도 있구나를 처절하게 느껴본 책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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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에 대한 간략한 내용을 보고는 상당히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실 읽고 싶은 욕망이 많이 생겼던 작품이다. 물론 이 책을 다 읽은 후 느낌은 국내의 추리소설 치고는 그 내용이 매우 치밀한데다가 논리적인 추리과정의 이야기가 상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인 듯해서, 추리물을 좋아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호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게다가 이 작품의 저자를 보고는 조금 놀란 것이 뭐냐면 직업이 작가가 아니라 현직 판사라는 거였다. 그래서 짐짓 내 생각은 이 작품이 혹시나 실존하는 사건을 두고 약간 각색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추측을 했었는데 작가의 말에 의하면 완전한 순수 창작물 이라고 한다. 여하튼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건의 해결과정에 나타나는 작가의 정교한 이야기 전개과정과, 어둠의 변호사로 불리는 고진의 활약상에서 누구나 깊은 묘미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서초동의 어느 아파트에 한 쌍의 젊은 남녀가 예리한 흉기에 의해 죽어있는 채 발견 된다. 신고는 이미 죽어 있는 여자의 애인으로부터였으며 사건 현장은 아파트 현관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베란다 쪽의 창문으로의 침입의 흔적은 있으나 강도와 같은 외부인 소행인지는 명확치 않다. 경찰은 처음 이 사건을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성폭행의 전과가 있는 아파트 경비가 범인이라고 단정하고 법원에 기소하지만 증거불충분과 경찰의 비논리적인 추정으로 인해 결국 패소하게 되어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다시 되돌아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패소 할 수밖에 없게 된 원인을 만든 자가 따로 있었는데, 그는 고진 이라는 이름을 가진 변호사로, 한때 판사로 있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돌연 그는 판사직을 버리고, 음지에서 암암리에 사건을 의뢰 받아 그에 대한 자문을 해주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여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어서, 사람들은 보통 그를 가리켜 어둠의 변호사로 부른다. 공판에서 패소한 이 사건의 담당인 강력계 팀장 이유현은 범인 검거를 위해 다시 재조사를 거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사건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자 결국 고진 변호사를 찾아 이에 대한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계속 되는 수사에도 경찰이 지목한 새로운 용의자에게서 새로운 증거는 나오지 않고 더 이상 진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 추리소설의 내용에 나오는 살인 사건은 사실 매우 단순한데다가 증거가 거의 없고, 주변 인물들도 알리바이가 확실하여,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이 그다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쉽게 용의자를 찾아내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도 범인이 과연 누구일지 쉽게 단정하지 못하게 하는, 즉 사건 자체에 미스터리적 요소가 매우 강하게 드리워져 있어서 해결의 열쇠를 찾는데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이 책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을 보면 모두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들을 가진 인물들이어서, 독자들이 사건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는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작가의 독특한 인물 설정이 흥미로우며, 고진 변호사의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논리 과정의 전개는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이며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상상하기 힘든 놀라운 반전은, 이 작품의 극적인 완성도를 높이는데 부족함 마저 없어 보인다. 다만 구성상 흘러가는 사건의 과정이, 경찰 조사에 의해 하나 둘씩 점차적으로 미해결해 된 부분을 풀어 나가는 것이 아닌, 이미 몇 개의 시나리오를 미리 염두 해두고 차분하게 처리해나가는 고진 변호사와 이에 반하여 치밀하지 못한 담당 형사의 행동이 엇박자의 형태로 불필요하게 반복되어 있어서, 독자의 눈에서 볼 때 이런 부분은 상당히 거슬려지기도 한다.
많은 추리물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여타의 추리물들을 보면, 보통 사건을 둘러싸고 그 해결과정이 장황하게 확대 되거나, 혹은 거친 면들을 주저 없이 표현하여 독자의 주목을 이끌려고 하는데 반해, 이 책은 단순한 하나의 작은 사건에서 그 범위를 크게 넓히지 않고 자극적인 내용을 동원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독자를 책속에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과, 또 하나는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방법이 고전적인 탐정의 자세를 연상케 하면서도 진부하지 않게 묘사하여 오히려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분명 어딘가에 있을 범인이 미리 세워놓은 트릭을 교묘하게 찾아내어 그 점을 논리적으로 풀어 헤쳐 가는 것이 추리물에서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인데, 이 작품은 이런 면에 있어서도 다른 어떤 추리 작품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요즘 추리물들을 보면 국내작가에 의한 것 보다는 외국 작가에 관한 것이 많았는데, 이 작품은 내게 있어서 의외의 새로운 발견이 된듯하다. 책의 겉표지를 보면 앞으로 시리즈로 나올 듯한데, 이후 다른 작품들은 어떨지 무척 궁금해진다. 미스터리적 요소와 치밀하고 논리적인 근거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조화롭게 잘 어울려져 있는 이 책이 앞으로 추리물을 좋아 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 받기를 기대해본다. |
| 국내 작가의 미스터리..에다가..현직판사의 추리소설이라..관심이 가서 읽어보았는데요.. 결론은.. 무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닷 ㅎㅎㅎ 읽어보면 후회없을듯...전 일본꺼보다 좋았어요 대한민국적이에요. 1편도 읽어볼라고 합니다. 만화도 미스터리도 일본에서 홍수처럼 울나라에 밀려와 우리것 보기가 힘들어지기까지 하는데 반가운 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