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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마물과의 전쟁, 나라가 멸망하고 백성들이 고통받는 전란의 시대, 일진 일퇴를 거듭하는 전장, 똟려버리는 전선, 후퇴전을 치르면서 솔선수범하여 최후미에 남아 병사들이 무사히 후퇴할 수 있도록 전선을 지휘했던 장군은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 장군의 희생은 숭고한 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희생은 많은 병사들이 살아남아 반격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게 하였고, 용사의 등장으로 역습에 성공하여 인간들의 세상에 평화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뚫려버린 전선의 책임이 상층부의 그릇된 판단 때문이었다고 밝혀지면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요(실상은 아니지만). 전선의 한 축을 담당했던 다른 장군을 빼내어 후방으로 돌리는 바람에 지휘 계통에 혼란이 생기고 그 틈을 노린 마물들이 치고 들어온 결과 많은 땅을 빼앗기고 병사들과 백성들이 희생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전란의 시대에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죠. 하지만 그것이 부조리한 죽음이었다면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라이드후드루프 후작'의 아들 '제이드'는 부조리한 어머니의 죽음을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래가 촉망받는 장군으로서 전쟁이 끝나면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 반짝반짝 빛을 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어머니의 죽음, 그는 아들로서 어머니를 부조리하게 사지로 내몬 자신의 나라 렘르실 제국을 용서할 수가 없었어요. 사실 여기까지 보면 그가 복수심에 불타는 것도 응당 정당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어머니의 부조리한 죽음은 구실일 뿐 그의 진짜 목적은 국가를 전복하고 자신이 왕이 되고 싶다는 그릇된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읽다 보면 어떻게 숭고한 정신의 어머니에게서 이런 못난 아들이 태어났을까 하는 의심이 들어 가죠.
그래서 이 작품의 교훈은 이것이 아닐까 했는데요. 가정교육의 필요성, 아비 되는 후작놈도 부모에게서 뭘 배웠는지 죽은 와이프의 전공을 등에 업고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이 되어 나라를 주무르다시피 하고,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아들놈에게 용사 레티를 와이프로 맞아들이라는 둥, 아들놈이 국가 전복을 시도하고 있는데 말릴 생각보다 편승하고 자빠졌으니 죽은 부인(엄마)만 불쌍한 지경이죠. 제이드는 처음부터 이 작품의 악역을 자처했더랬죠. 전형적인 귀족 사상에 찌들어서는 용사 레티의 스승 주인공 '윈'이 기사 학교에 입학하였을 때 창피를 주고, 나라를 바로잡고자 일어났던 기사들의 반란에 편승해서 정적을 없애고, 왕녀 '코넬리아'를 납치하는 등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후작이라는 권력은 그의 나쁜 버릇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나라가 썩었다지만 왕족도 마냥 손놓고 있지만은 않는데요. 이에 대항해 왕자 '알프레드'와 왕녀 '코넬리아' 그리고 윈과 용사 레티는 제이드의 야욕에 맞서서 하나하나 증거를 모으고 아지트를 급습하는 등 나름대로 대응을 해나갑니다. 사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마왕을 무찌른 용사 레티가 나서면 모든 게 끝나버릴 상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죠. 용사란 인물은 세상 그 어떤 나라에도, 황제 앞에서도 무릎은 꿇지 않습니다. 용사는 신(神)탁에 의해 결정이 되고, 그것은 곧 신이 선택한 그야말로 신의 대리인이라는 뜻으로 용사의 말을 거역하는 건 곧 신의 말을 부정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그럼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용사 레티는 사실 좀 발암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녀가 진심을 다하면 나라 하나는 우습게 멸망 시키고도 남죠.
그녀가 본진에 쳐들어가 수괴의 목을 처 버리면 아무리 난다 긴다는 귀족이라도 신의 대행자인 그녀를 막을 수는 없을 터, 하지만 하지 않는 이유는 윈이 바라지 않으니까. 용사가 인간을 향해 힘을 쓰면 또 다른 마왕이 탄생하는 거라고, 이것으로 모든 걸 설명해버리죠. 그래서 모든 증거가 모였음에도 제이드의 반란을 눈앞에서 보고도 진압을 못합니다. 그 약점을 비집고 들어와 윈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해도. 오로지 윈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세월, 세상에 버려져 단 하나 의지가 되었던 사람, 이젠 세상 누구보다 사모하는 사람, 근데 정작 용사의 모든 호감을 받고 있는 '윈'은 그녀의 바람을 애써 모른척할 수밖에 없어요. 나란히 어깨를 같이할 그릇이 되지 않는다고 스스로 자각을 하고 있죠. 하지만 용사는 그걸 바라는 게 아닌 이성으로써의 호감을 내비친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둔함이라는 것이군요.
아무튼 반란의 수괴들을 끌어 내기 위해 왕자 '알프레드'는 결단을 내려 갑니다. 그는 용사 레티와 그녀의 스승 '윈'을 누구보다도 이해하고 있죠. 용사 레티를 다른 나라에 빼앗기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해도 윈을 보호하기 위해 평민인 그를 동생 전속 종사로 발탁하는 등 깨어있는 지식인이라고 도 할 수 있군요. 백성들을 위해 노력하고, 보통 아무리 한 배에서 나온 형제라도 왕좌를 놓고 정적이 될 수밖에 없음에도 동생 '코넬리아'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자상한 오빠이기도 합니다. 그 오빠의 영향 때문일까요. 제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유괴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윈 일행을 따라다니며 누구나 다 꺼리는 빈민가에 들어가 백성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선군이 되기 위해 다짐해가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자, 전란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맺으며, 왕녀 코넬리아가 치고 들어오면서 레티의 연애전선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왕자 알프레드는 동생(코넬리아)을 기꺼이 윈에게 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입장을 명확히 해야 될 주인공 윈은 둔함으로 무장해서 '난닷데?(뭐라고?)'의 성향을 보이는 것에서 답답함을 선사합니다. 동료의 지적에 겨우 둘(레티와 코넬리아)이 자신을 어떤 감정으로 쳐다보는지 알게 되었지만 정작 그럴 그릇이 되지 않는다고 또 자기 비하하는 통에 참 거식한 전개라랄까요. 사실 제이드의 반란은 어딘가 동떨어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같이 느껴지고 실제의 이야기는 이런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라와 이페리나의 이야기라던가, 윈이 구해준 하프엘프 세실이 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라든지... 그리고 윈을 바라보는 레티와 코넬리아의 애틋한 마음이라던지, 그리고 진가는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물 마시는 등장인물이 많다는 것이군요. 이 작품은 이런 걸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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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에 이어서 밑밥을 상당히 잘 깔아두고 있습니다. 엘프습격이나 어린 세계수가 시든 것, 제이드 부하의 정체 등등 6권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유괴 사건조사와 관련하여 캘빈의 활약이 잘 드러났습니다. 캘빈빈의 위장과 사건을 조사하는 스토리는 형사물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윈일행이 사건과 관련된 호프마인을 쫓는 것이 추리소설과 같은 재미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알프레드와 제이드의 모략싸움이 펼쳐졌고 이 싸움의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6권을 맞이 할 수 있겠습니다. 윈일행이 굳이 동굴을 통해서 리옹으로가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여기서 여왕개미와의 전투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힐만 합니다. 이제 6권이 책으로 발행된지 4개월이 되어 가는데 슬슬 ebook으로 나올거라 생각되어서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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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의 가장 정점으로 다가가고 있는 느낌의 용사님의 스승님 5권입니다. 불안한 정세가 표면적으로 드러나면서 위기의 상황이 이어지고 뚜렷하게 주인공 일행과 적대하는 세력이 나타난 권이 이번 5권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가장 급박한 내용이다 보니 무척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권이었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5권의 후반 에피소드가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작가의 고질적인 문제인 이야기를 질질 끄는 전개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산맥을 넘기 위한 에피소드가 그러했는데 마치 작품 전체의 흐름을 생각하지 않고 들어간 에피소드 같아서 무척 앞뒤의 상황의 흐름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의 긴장감이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이런 전개가 ㅣ어지면서 무언가 독자의 입장에서는 김이 빠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라 무척 아쉬웠습니다. 한 권의 이야기 전개에서도 특별한 의미 없는 에피소드 같다는 느낌이었고 차라리 다른 부분의 에피소드를 더욱 상세하게 전개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간단하게 줄일 수 있는 내용이 너무 길어져 이야기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권의 이야기 전개처럼만 되었어도 무척 만족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었고 스토리 자체는 나쁘지 않게 흘러가는지라 그래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는 합니다. 이번 권의 서술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좀 더 긴장감 있는 이야기의 전개가 요구되는 용사님의 스승님 시리즈이며 다음 6권에서는 이런 부분 없이 깔끔한 이야기의 전개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