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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의 유쾌함이 마지막의 간결한 감정으로 남다
"영화 초반의 유쾌함이 마지막의 간결한 감정으로 남다" 내용보기
#. 영화 초반 5분       한 줄로 이야기하면, 이혼한 부부가 각자 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혹은 한 남자가 현실을 조금은 인정하게 되는 이야기. 그런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찍은 이 이야기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 누나와 남동생의 관계, 고인이 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아들과 그 아들의 관계를 통해 태풍이 지나간 가을하늘 같은 맑고 간결한 감정선만 남겨놓았
"영화 초반의 유쾌함이 마지막의 간결한 감정으로 남다" 내용보기

       #. 영화 초반 5분


       한 줄로 이야기하면, 이혼한 부부가 각자 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혹은 한 남자가 현실을 조금은 인정하게 되는 이야기. 그런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찍은 이 이야기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 누나와 남동생의 관계, 고인이 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아들과 그 아들의 관계를 통해 태풍이 지나간 가을하늘 같은 맑고 간결한 감정선만 남겨놓았다.


       극장에 시간맞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 초반을 놓쳤던 게 아쉽다. 영화 초반이 정말 유쾌하다. 엄마(키키 키린)와 딸(코바야시 사토미)의 대화는 이 영화 전체내용을 말하면서도 한 가족의 사소한 이야기다. 고인이 된 키키 키린이 가족영화에서 어떤 비중이 지니고 있는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대기만성'이 아닌 '대기'인 사람이 등장하기 전 모녀의 대화장면이 4분이 채 안 되는데, 자꾸 보게 된다. "멍하니 있으면 치매 생겨. 친구를 만들어." "지금 새 친구를 만들면 장례식 갈 일만 늘어."같은 할머니가 던지는 말이 농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 태풍이 오기 전과 후

 

      처음 등장한 할머니의 아들인 시노다 료타(아베 히로시)는 문학신인상을 수상했으나, 아직 그 이후 작품을 쓰지 못하고 글쓰기 위한 체험으로 흥신소에서 일을 한다. 돈이 조금 생기면 집세도 못내면서 아들 싱고(요시자와 타이요)에게 줄 선물을 사주기 위해 경마장이나 게임장에서 한탕을 기대한다. 그러다 돈만 잃을 뿐이지만.


      폭풍우가 온다는 예보는 있엇지만 그렇게 빨리 올 줄 몰라 한 집에 머물게 된 할머니, 이혼한 부부, 그들의 아들 4명이 그 밤 사이 복잡한 마음을 다소 정리한다.


     아직 철없어 보이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이 경험한 것과 같은 경험을 물려주면서 "안 해 보면 알 수 없어." "아빠는 아직 되지 못했어. 하지만 되고 못 되고는 문제가 아냐. 중요한 건 그런 마음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느냐 하는 거지."라는 말로 아들에게 야구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희망을 준다. 정작 자신은 이 말과 얼마나 일치하는 삶을 살았는가는 별개로.


      #. 일본 사회의 어떤 단면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에서 맨션이란 공간을 두고 사람들의 관계를 보이지 않는 과거부터 설명한다. 젊은이들이 많았던 시대에 지은 맨션이 이제는 노인들만 사는 곳이 되어 버리고 그들의 생활방식에 따라 사는 곳의 풍경도 달라졌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는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난 결과이며 그들이 돌아왔을 때는 과거밖에 남지 않았다는 현실을. 그러나, 언제나 흔들리는 젊은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도 노인들이 있는 곳임을.


      여기에 흥신소에서 따라붙은 사람들의 생활과 료타의 가족관계를 통해 일본사회의 어떤 단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아이들의 시간까지.


      #. 이 영화의 한 컷


     할머니와 헤어져 나오는 세 사람, 원래는 한 가족이었으나 이제는 두 가족인 그들이 서로를 응원한다. 그리고, 료타는 비로소 아버지의 진심을 느낀다. 전당포에서. 이 장면이 작은 반전이면서도 부모가 자식을 믿는다는 게 어디까지인지 료타의 아버지에서 료타에게, 료타가 아들에게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유대감을 드러낸다.

YES마니아 : 골드 n********y 2018.10.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