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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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매인 몸이라 여행을 자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 어떤 여행이 기억에 남는 멋진 여행이었던가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떠났던 여행, 이를테면 일정도 목적지도 없이 마음 가는 대로 훌쩍 떠났던 여행이 제일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중학교 시절 비상금도 한푼 없이 친구들과 함께 갔었던 어느 해수욕장, 대학 시절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차를 몰았던 경춘국도, 결혼 전 아내와 함께 탔던 어느 시외버스...
생각할수록 아련한 그리움이 물 밀듯 밀려옵니다. 이제 겨우 인생의 반쯤 지나온 제가 인생을 논한다는 건 우습지만 삶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아무런 준비나 계획도 없이 삶이라는 시간 열차에 훌쩍 뛰어 오를 수 있는 용기,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 말입니다. 딴에는 꼼꼼히 준비한답시고 여행을 떠나기 한참 전부터 수선을 떨다가 결국에는 여행의 첫머리부터 진이 뻐져 여행다운 여행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신경정신과 의사 류미가 쓴 <동대문 외인구단>을 읽으며 문득 들었던 생각입니다. 책의 내용은 단순합니다. 서울 동대문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중학생 선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한 '푸르미르 야구단'의 활동 보고서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나는 왜 그런 쓸쓸한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휠체어를 탄 불편한 몸을 이끌고 '푸르미르 야구단'의 멘탈 코치로 우연히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학교도 가기 싫고, 공부도 싫고, 특별히 되고 싶은 게 없는' 아이들과 함께 야구라는 스포츠에 동승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편 기성세대의 각성을 촉구하는 호소문으로 읽혔습니다.
"누군가 야구는 인생과 닮았다고 했다. 푸르미르야구단 아이들은 후반기는커녕 아직 전반기도 시작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을 뿐. 이 아이들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이 아이들을 2군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p.102)
학창시절은 인생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와 같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훈련에 지쳐 정작 본 게임에는 참가도 못한 채 쓸쓸히 퇴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경기에 참가는 했지만 경기를 즐길 여유도 그럴 기분도 아니라면, 또는 스프링캠프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이기는 방법만 습득했다면 스프링캠프는 과연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을 관리하고 지도하는 우리 기성세대는 과연 그들에게 어떤 말로 위로해야 하며, 어떤 책일을 져야 하는지...
"선생님, 저는 즐겁게 지면 된다고 생각해요." 충격이었다. 나는 '즐겁게 진다'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지는 데 즐거운 것도 있나? 쿨한 어른이고 싶어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애쓴다고 자평했는데, 내 머릿속은 오랫동안 대한민국 교육제도가 심어둔 승패, 위계 같은 것에서 한 번도 자유로운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진 유주에게 점점 조여오는 승부의 긴장감은 어쩌면 짐이 될지도 모르겠다." (p.263)
나는 인생의 본 게임을 시작도 하기 전에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어린 학생들을 무수히 많이 듣고 보았습니다. 물론 나뿐만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고단했던 학창시절의 기억으로 인해 인생의 많은 변화를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하는 어른들도 보았습니다. 나는 예외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올 3월, 나는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가 되었다. 어떤 아이라도, 성적이 꼴찌이거나 사람들이 다 욕하는 아이일지라도 마음속에는 빛나는 별 하나가 있다는 생가, 철없다고 할지 몰라도 푸르미르야구단을 마치고 나서 이 생각은 더 강해졌다. 무력감에 빠져 있던 의사에게 아이들이 준 선물이다." (p.316)
준비도 없이 떠났던 여행처럼 우리의 삶의 여정이 조금 고되고 힘들지라도 그 낯섦과 불편함을 온전히 즐길 여유만 있다면 우리의 삶은 결코 초라하거나 허망한 것은 아니겠지요. 오히려 내가 준비없이 떠났지만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는 어느 멋진 여행의 추억처럼 우리네 삶도 그렇게 기억되는 것은 아닐지...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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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나 부모들에게나 가장 힘든시기가 중학교 시절이 아닐까 한다. 우스개소리로 우리나라의 중학생 때문에 북한이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말까지 있잖은가. 그만큼 아이들은 질풍노도의 시기이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에 반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쩔쩔맨다. 여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말싸움을 하거나 하기 때문에 아이의 반항을 어느 정도 짐작하는데, 남자아이들은 일단 말수가 적어져 버리기 때문에 더 힘들다.
그렇듯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이 아이가 사춘기가 맞나 할 정도로 지나가는 아이도 있는 것 같다. 둘째 아이가 그랬다. 원래 말수도 없었지만, 축구나 농구 등 운동을 좋아해서 주말이면 너댓시간을 운동하는데 시간을 보내서인가, 사춘기가 그냥 지나간 것 같다. 다른 무언가에 분출할 거리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운동은 굉장히 좋은 요법인 것 같다. 땀을 흘리며 다른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운동하고 쓰러져 자는 경우가 많아 사춘기 시기를 무난히 넘긴것 같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도 운동을 하면 더 괜찮을거라고 이야기 하곤 했다.
어떤 아이들의 경우 중학교 때부터 폭력이나 기타 다른 이유 때문에 경찰서에 다니는 애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운동에 대한 즐거움을 주고자 만든 프로그램이 동대문 외인구단이다. 서울동대문경찰서에서 중학교 남자아이들을 상대로 야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야구 훈련은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맡아주기로 했고, 학생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때로 상담도 해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것이다.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열렬한 야구팬인 저자가 아이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상담자가 되어 쓴 글이다.
저자는 매월 두 번씩 동대문 외인구단의 연습 장면을 관찰하고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아이들의 사기를 높여주려 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서서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프로그램이지만 아이들 스스로 하는 운동이기에 아이들에게 더 유익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아이들 스스로 야구 경기를 하며 이기려 했고, 프로 야구 선수들의 가르침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존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나에 대한 자랑스럽고 충만한 느낌인 자존감 말이다.
우울증이 생기는 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세로토닌이라고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한 것과 관련이 많다는 것이 알려졌다. 놀랄만한 사실은 몸을 쓰는 행동, 운동 그 자체가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기분이 다운되어 있는 사람에게 운동을 하라고 하는 것은 그러니까 그 자체로 처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291~292페이지)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홉 명이 모여 함께 운동해야 하는 팀 훈련이다. 한 사람만 잘해서는 되지 않으며, 모두가 힘을 합해야 좋은 결과를 낼수 있고, 한마음 한 뜻으로 움직이며 화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동대문 외인구단을 이끌어가는 이들 중 바쁜 시간을 쪼개어 아이들 연습이 있는 주말에도 경찰서 관계자들의 아이들을 생각하는 열정이 있었고, 아이들 하나하나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이끌어가려는 저자의 따스한 시선이 있었기에 이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둔것 같다. 해단식을 할때 모두가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야구라는 팀운동을 하며 아이들도 성큼 자란것 같다.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가르치려하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무언가를 할수 있게 만드는 이런 프로그램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경찰서 입장에서는 이처럼 오래도록 아이들에게 신경을 쓴다는 게 힘든 일인줄 알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각 지역마다 존재한다면 굉장히 좋은 영향을 주리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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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야구를 인생과 같다고 한다. 9회말 2아웃에야 비로소 다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야구,인생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무언가 다 끝난 듯 하다가고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게 인생이기도 하다. 끝나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야구도 인생도 정말 결과를 미리 짐작할 수 없다. 그렇다고 청소년기 그야말로 사고를 치고 문제아 취급을 받는 아이들을 끝까지 문제아로 낙인을 찍어야 할까.아직 9회말 2아웃이 오지도 않았는데 그 아이들을 어른들의 잣대로 그냥 열외시킬 것인가.감독도 아이들도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저자도 나름의 아픔을 간직한 '외인구단'이다. 그들의 희망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애들한테 더 좋지 않을까요. 각기 다양한 사연을 가진 학생들이 참여하거든요. 선생님도 이런 아픔이 있는데 너희들을 만나기 위해 멀리서 온다. 이러면 우리 친구들도 더 좋아할 것 같은데요."
야구에 한번쯤 빠져 보았던 이들이 많을 것이고 지금도 야구 시즌에는 여기저기서 한동안 출렁출렁한다.나 또한 여고시절에는 '고교야구'에 빠졌었고 그리고 프로야구에 한참 빠져 들었던 시대가 있었다. 그렇다고 무척이나 야구에 대하여 모든 것을 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배트에 공이 맞으며 나는 '딱' 하는 소리가 좋아서 그냥 야구에 빠져 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 친구들과 동대문 야구장을 가게 되었고 그 느낌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내 기억의 편린 속에서 야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한다.
내가 너희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은 야구가 아니라 인생이야. 내가 야구를 시작한 게 중학생 때야. 프로야구 선수 중에 중학생 때 시작해서 프로 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아냐. 내가 말하려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야구에서 그런 근성을 배우란 말이야. 근성을 배우는 데 야구만 한 게 없어. 나만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야구 하면서 다 같이 어울리는 법도 배우게 되지. 학생도..."
그리고 때맞추어 나온 영화 '외인구단' 을 보러 친구와 함께 극장을 찾았다. 그때는 멀티플렉스가 아니라 정말 극장이라 할 수 있는 그런 곳에서 외인구단이라는 영화를 보며 후끈한 열기 속에서 한동안 친구와 '까치와 엄지'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그래서였을까 저자가 풀어내는 야구 이야기는 쉽고 그리고 점점 '푸르미르야구단'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의사인 저자는 아이들에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아이들은 그런 것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어른들의 잣대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어른들의 틀에 아이들을 맞추려고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어제까지의 일들은 전부 괜찮단다.모든 것을 해도 다 괜찮아.다만 자신을 죽이지만 말아."
왜 이 책을 읽으며 '주홍글씨'가 생각이 났을까? 스스로 가슴에 찍은 낙인을 떼어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이들에게 주홍글씨를 달아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아이들은 야구로 하나가 되어 점점 성장을 하고 변화를 하여 나간다.그것이 비단 아이들의 변화뿐일까? 아무것도 모르고 서로 어쩌면 서로 각자의 개성이 뛰어나 하나로 뭉쳐질 것 같지 않던 아이들이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쓰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책을 읽는 순간에도 야구장의 함성은 전파를 타고 나오고 야구의 계절이 돌아 왔음을 실감하며 한번 야구장을 찾아 봐야겠다는 옆지기의 말을 좀더 현실감 있게 받아 들이게 된다. 구회말 투 아웃,아직 그 순간이 아이들에게는 오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미래를 미리 어른들의 잣대로 낙인 찍듯이 결정하지 말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라 아직 해야할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것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하나가 될 수 있을까에서 우리도 뭉치면 하나가 될 수 있다.아니 희망을 일구어낼 수 있다는,그들의 희망을 읽은 듯 하여 기분이 좋다. 우리집은 중학교가 고등학교가 앞 뒤로 있다. 저녁시간이면 중학교 빈 운동장에 고등학생들이 저녁을 얼른 먹고 모여 힘차게 축구를 한다. 그 젊음이 좋아 난 한참동안 창을 열고 그들의 모습을 내려다 볼 때가 있다. 경쟁을 벗어 버리고 모두가 축구라는 운동 하나로 뭉쳐 열기를 내뿜으며 힘차게 뛰는 모습을 보면 참 좋다. 승부라기 보다는 그들은 운동장 안에서 교실안에서 배우지 못하는 그 무언가를 충전하고 있는 듯 하여 뿌듯하기도 하다.야구하나로 자존감을 회복하는 아이들,그들에게서 희망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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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는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 함께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통 관심사가 있다면 쉽게 친해질 수 있다. 대화를 유도하고 이어갈 수 있고 그에 관련된 주제로 확장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친해지기 어려운 부류가 있다. 농담 반 진담 담, 외계의 침략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중학교 2학년이다. 사춘기의 남자아이들과 대화는커녕 말을 입을 열기도 어렵다. 그러니 선도가 필요한 목적으로 모인 아이들과 함께 야구를 하고 상담하자는 제안이 반가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동대문 외인구단>의 저자 류미도 다르지 않았다.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했기에 가능했다. 이 책은 야구라는 공통분모가 만든 결과물이다.
저자는 열혈 야구팬이지만 휠체어에 앉아 상담을 하는 신경정신과 의사다. 그녀는 서울동대문경찰서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 푸르미르야구단에 참여한 아이들을 상담한다. 언뜻 문제아만 모이는 게 아닐까 싶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중학생들이다. 어떤 아이는 야구를 좋아하고, 어떤 아이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강요로, 어떤 아이는 그냥 야구단의 단원이 된다.
“야구라는 게 바로 인생이지. 야구를 배우면 인생을 알 수 있어. 야구는 그라운드에 선이 그려져 있지. 그 선 안에서는 무슨 일을 해도 되지만 선을 벗어나면 반칙이고 파울이야. 인생도 마찬가지지. 너희들이 아무리 까불고 놀아봤자 왕년에 그렇게 안 놀아본 사람은 또 어디 있냐. 나는 룰 밖에서는 마음대로 놀고 행동해도 룰 안으로 들어오면 딱 공정하게 플레이하고 즐기는 것을 가르치고 싶다. 그게 야구고 인생이거든.”(44쪽)
2013년 5월 창단된 야구단을 향한 사람들의 마음은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야구로 하나가 되고, 조금씩 변화한다. 야구를 잘해서 게임에 승리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투수, 포수, 1루수, 2루수, 감독, 코치 등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하나의 팀을 만드는 걸 배워나간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이 지녔던 부끄러운 편견은 사라지고 만다.
예상했던 대로 책은 무척 따뜻하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감동이 스며드는 걸 느낀다. 야구단의 첫 승리, 첫 홈런, 1박 2일 전지훈련, 서로를 챙기고 야구를 즐기고 닫혔던 마음을 열어 다가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러하다. 그 시절을 지나왔기에 잘 안다고 착각하는 기성세대를 반성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결정을 채근하고 반드시 무엇이 되어야만 한다고 강요한다. 실수를 인정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누군가 야구는 인생과 닮았다고 했다. 푸르미르야구단 아이들은 후반기는커녕 아직 전반기도 시작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을 뿐. 이 아이들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이 아이들을 2군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102쪽)
야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현직 야구선구들의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야구에 열광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를 안겨줄 책이다. 분명 이 책을 읽은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그곳이 야구장, 축구장, 그 어떤 경기장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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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틈나는 대로 윤태호의 <미생>을 보고 있다. 삶을 어떤 한 분야에 비유하는 포맷은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용어와 표현을 좋아하는 나를 금방 책에 빠져들게 한다. <미생>에는 바둑이, <동대문 외인구단>에는 야구가 있었다. 홈런, 삼진아웃, 9회말2아웃, 세이브/아웃! 야구 용어들은 일상에서도 심심찮게 쓰이는 것 같다. “아무래도 운동장에 뛰어노는 애들한테 (휠체어를 탄) 제 모습이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중략) “ 아픈 과거는 물을 필요가 없었다. 강의가 끝나면 어떤 아이들은 부탁하지 않아도 휠체어를 밀어주었다. 머쓱해하는 것은 오히려 내 쪽이었다. 아이들은 유연했다. 항상 내 생각보다 훨씬 더.” (p.16~17) 처음 그녀를 이 ‘판’으로 끌어들인 출판사 담당자의 선택은 정말 탁월했다. 단순히 야구를 좋아하는 정신과 의사라는 것 말고도 다리 골절로 남들과는 다른 인턴과 레지던트 생활을 보낸 이력이 있었다. 의사가 되기까지 학교를 3번이나 옮겼고, 기자와 작가로 살기도 했다. 치열하다 못해 정성스럽게 그녀 자신을 살아내는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았다. 저자는 몇 마디가 오가지 않는 짧은 면접에서도 남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사소한 상황을 정확히 포착해 낸다. 어른도 예외는 아니다. 푸르미르 야구단을 조직하고 아이들을 위해 애 쓰는 감독과 코치, 경찰들의 녹록치 않은 삶도 부담스럽지 않게 그려낸다. 한 장을 읽을 때마다 여러 생각을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이 좋다. 이별노래 가사가 담담하고 쿨할수록 더 짠하고 슬픈 것처럼 있었던 일과 저자가 느낀 점을 있는 그대로 쓰는데, 진정성있는 시선이 묻어나고, 푸르미르 야구단 단원들 하나, 하나가 기막히게 살아났다. 기대가 적었고 제목만보고 성장모티프를 사용한 청소년문학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기획하고 출간해 내게 된 이유를 알 수 있는 분명 다른 책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그녀의 시선이 없었다면 이 책은 실밥 풀린 야구공, 고무공처럼 허술할 뻔했다. 그래서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딴딴한 야구공 같은 책이다. 기자 생활의 대가로 얻은 필력일까 ‘푸르미르 야구단’만이 갖고 있는 스토리의 힘일까. 간만에 한 단어도 버리고 싶지 않게 알찬 책을 만났다. 문득 몇 년 전 아티스트들의 생계 지원에 대한 관심을 불렀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님이 떠올랐다. 그의 노래 제목과 같은 예명은 그의 삶과 달리 참 짜릿하고 통쾌한 순간을 담았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볼 만한 ‘역전’, 그리고 ‘만루홈런’의 순간. 아이들이 그 순간을 꿈꾸며 야구와 룰과 친구와 어른을 배워가는 과정만큼 저자를 포함한 어른들의 성장이 함께 있어 더욱 좋았다. 최종 스코어가 얼마였고 누가 이겼느냐보다 그 경기가 얼마나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이었나, 선수 한 명, 한 명 그리고 감독과 스태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경기였는가. 삶에 비유하면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지식채널E.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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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야구장이 있다. 요즘 한창 시즌 중이라 야구를 하는 날이면 집에 있어도 떠들석한 야구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함성이 들리면 누군가 안타나 홈런을 쳤다는 걸 알 정도. 이상하게 여기서는 야구 클럽 보다는 야구를 보는 관중들의 응원으로 더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나 또한 몇번 야구 관람을 해 왔기에 익히 알고 있지만 이곳에서 야구를 관람하다 보면 평소에 매사 의욕없는 나에게도 활력이 생기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하나가 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마음도 푸르미르 야구단으로 모인 아이들의 마음도 조금은 공감이 갔다. 야구는 불공정한 세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공정한 것이다 - 빌 비크(본문 중) 어딘가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여지던 아이들도 야구단에서 만큼은 제 몫을 하는 한 사람으로 대접받는다. 그것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야구를 하는 동안 만큼은 규칙에 의해서만이 공정하게 경기를 하고 승패를 가리기 때문이다. 스팩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승을 주지도 않고 남에게 환영받지 못한 아이들이라고 패를 주지 않는다. 글을 읽으면서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야구라는 경기가 이토록 멋진 스포츠였나를 느꼈다. 누군가 알아봐주지 않고 존재감이 없는 사람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성취감과 자부심을 가지게 하고, 야구단 안에서 아이들은 서로 협력하는 팀워크를 배운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들도 저절로 치유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보면서 어쩌면 이 이야기는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에는 한 신경정신과 의사가 쓴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푸르미르 야구단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이다. 야구단에서 아이들의 심리상담을 했던 저자는 실제 자신이 아이들의 상담을 하면서 야구단이 시작하면서 해단할 때 가지의 이야기를 소설형식으로 풀어냈다. 단순히 심리상담이 담긴 기술서로 나왔다면 펼치지 않았을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야구단 또래의 청소년부터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신경정신과적 심리 해석들이다. 어렵고 지루하게만 써놓은 이런 기술서들은 관심은 있지만 잘 읽어지지 않는데 야구와 중학생 아이들의 이야기가 결합하니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야구에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야구에 흥미를, 심리기술서가 지루한 사람에게 재미있는 심리 상담서가, 소통이 어려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는 야구로 조금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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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구.단.. 한 때 만화방에 들어가 정신 없이 읽었던 만화책의 제목이다 . <공포의 외인구단> 까치와 엄지.. 그리고 그야말로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외인(?)이 뭉쳐 만들었던 이야기.. 사실 야구를 무척 좋아 했.었.다.
중학교 시절 그때는 프로야구가 있기 이전이었기에 전국 고교 야구가 그야말로 인기가 있었던 시절이었다.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기.황금사자기.등등등.. 이러한 전국 대회가 해마다 열렸고 그 당시 제일의 야구장이었던 동대문 야구장에 거의 출석부를 찍다싶이 했었다. 당시 야구의 명문은 경북고, 선린상고, 천안 북일고.광주일고.군산상고,신일, 부산고, 충암고,,등등 해마다 올해의 우승은 누가 거머쥘까.. 하는 맘으로 전국대회를 기다렸던 .. 기억이 난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 직접 그 구장을 찾지 못할때에는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연습장에 수학 공식 대신 각 팀의 볼카운드를 그려가며 그날의 경기를 듣고 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선린상고의 박노준이 부상을 당했을때는 한국 병원에 가서 직접 그 안타까움을 함께했고. 좋아하는 팀의 경기가 있던 날은 수업시간에 아프다고 하고 나와 양호실을 간다고 하고는 몰래 숨어 그 중계를 듣고 했던 나의 학창시절이 있었다. 충암고의 김창식 선수가 홈스틸하는 그 순간 소리를 질러 물의를 일으켰던 기억도 가물가물 난다... 그러다가 고교야구에서 대학야구로 그 관심이 넓어져 연세대의 최동원의 플레이를 무조건 봐야했고 인하대의 이선웅선수를 좋아해서 한일 대학야구가 있던 날은 선수들이 나오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드디어 이선웅선수와 악수도 해 봤던.. 그래서 그 손을 진짜로 씻지 않고 몇일을 보냈던 기억도 있다..
그랬던 내게 프로야구는 그야말로 신천지였다. 프로야구 원년.. 웬지 깔끔하고 멋진 OB베어즈의 팬이 되었다. 당시 미국에서 활약하고 돌아온 투수 박철순..멋진 외모에 멋진 플레이까지.. 거기에 롱다리 신경식, 야구모자를 쓰고 있으면 정말 멋진 김우열,발 빠른 쌍동이 구재서. 구진서의 수비 플레이..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첫해 OB베어스가 우승을 거머쥐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딱 .. 하고 맞는 나무 배트의 소리보다 텅.. 하고 맞는 알루미늄 배트의 소리가 더 기억에 남는 건 .. 나는 아무래도 프로야구보다는 고교야구에 더 열렬할 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내게 이 책는.. 당시 내가 좋아했던 고교야구를 다시 생각나게 해 준 책이었다. <푸르미르 야구단> 어떤 동기로 어떻게 모이게 되었는지.. 책의 내용만으로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무난한 .. 아니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무난하다고 생각하는 중학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아닌.. 누군가의 도움이 팔요한 아이들이 만나 만들어진 야구단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이 훈련을 받는 과정, 그리고 다른 팀과의 시합과정 자체가 무척 흥미로웠고 중학시절.. 그저 멋진.. 이란 개념으로만 봤던 야구에 그 이상의 인생과 교훈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야구단의 이야기였기에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나의 야구에 대한 느낌을 먼저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야구는 우리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하나의 수단이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겠지만 특히 야구는 공정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심이 번쩍 치켜드는 스트라익이냐 볼이냐 말고는 객관적인 게임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 라는 말도 있는 듯 하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프로야구에 익숙해 있는 우리 어른들에게 푸르미르 야구단의 아이들은 아마추어 야구의 본모습을 보여주며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 준다. 내가 살아 남기 위해서.. 나의 기록을 위해서..가 아닌.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팀을 위해서. 그리고 그 팀의 우승이 나의 기쁨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아이들.. 오히려 아이들을 위해서 시작한 야구지만 결국 그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이 다시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금은 야구를 즐겨보지 않는다. 프로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는 더 이상 나의 관심이 아닌 듯 하다. 물론 팀의 우승을 중요시 여기기는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나.. 라는 개념이 배제될 수 는 없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아이들이 처음으로 겪게 되는 공동체라는 개념 (그것이 야구를 통한 것이었지만)을 보면서 역시 예전에 즐겼던 아마츄어 고교야구의 알루미늄 배트의 그 "텅.."소리가 더욱 정겨웠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해 본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의도와는 조금 빗나갔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예전의 그 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시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이 조금만 잘못을 하면 어른들은 일단 걱정부터 하고 나무라고 훈계를 하려고 든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다른 각도로 돌리면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 물론 그때와 지금은 시대가 다르기에 표현방법이 다를 뿐.. 나도 저렇게 이야기하고 표현하고 싶었을 때가 있었는데... 하는 생각을 한다면 아이들에게 조금 다른 접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방법중에 정말 좋은 것이 이런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아이들 특히 남자 아이들은 스포츠를 좋아한다. 어떤 이익이라는 것이 개입되지 않은 스포츠의 세계.. 그 속에서 아이들은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오랫만에 예전에 모아두었던 나의 우상(?)들의 사진을 꺼내본다. 직접 야구를 한 것은 아니었고. 나의 꿈도 야구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들과 함께 꿈을 키우는 그 시절을 보냈음은 부정할 수가 없다.. 푸르미르 야구단 덕분에 오랫만에 나의 그 시절.. 한창 무엇인가를 꿈구던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소중함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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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중학교 남학생들을 상대로 야구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야구 훈련의 한 축으로 학생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또 때로는 상담도 하실 분을 찾던 중 선생님이 적임자시더라구요. 상담이야 전문이시고, 무엇보다 야구를 좋아하시니까요." (p.10)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내가 가졌던 편견은 흔히 이야기하는 불량학생들 선도차원의 야구 프로그램일것이라는 것이었고, 저자가 남자구나 였다. 경찰서에서 중학교 남학생들을 상대로 무언가를 기획을 했다니 그러려니 했었다. 저자에 대한 생각은 워낙에 운동을 싫어하는 나 때문이었다. 정신병원에 근무하는 정신과 선생님이 병원에서 유일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프로야구가 시작되는 6시반이라고 하니 남자분이구나 하고 당연하게 생각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깜짝 깜짝 놀라게 만든 밑밥의 시작이었음을 몇페이지 넘기지 않고 발견해버렸지만 처음엔 그랬다. 저자인 류선생 조차도 그런 말을 하고 있으니 나만 그런건 아니었다. '처음에 나는 이 기획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면 '문제아'들을 야구로써 선도한다, 정도의 콘셉트로 이해했다.... 그러나 지금 보니 '다양한 아이들이 야구로써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가 푸르미르야구단의 더 정확한 정체성인 것 같다.' (p.39)
'푸르미르야구단'이란다. 푸를 청(靑)의 푸르와 용을 뜻하는 미르가 합쳐진 '푸르미르야구단'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피 끓는 청소년들에게 이 만큼 어울리는 이름이 있을까 싶다. 참, 푸를 靑은 젊음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서 기획의 프로그램 아닌가? 경찰서 기획안 답게 '청량리'를 표시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고 한다. '애들이 싫다'를 습관처럼 이야기 하지만 푸르미르야구단의 최초 기획자인 이경정이 생각해 낸 팀명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근사하다. 단순한 생각으로 경찰에서 만든 프로그램에 아이들이 모일까 싶었는데, 모였다. 물론, '문제아'라고 생각되는 아이들 선도가 목적이었지만, 강제성 없는 모임에 모이는 것은 자신의 의지가 있어야만한다. 그러기에 저자의 글처럼 이 모임은 '문제아들의 모임'이 아닌, '다양한 아이들이 야구로써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모임이 되었고, 그러기에 아이들은 스스로 모이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우선 이겠지만, 책을 읽은 후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은 프로야구 마무리 투수 출신인 박 준수 감독이었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서, 아니... 몰라서, 예전 모습만 보여 준 사진들은 책에서 본것처럼 멋진 모습은 아니었는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박감독이 '넥센 히어로즈'의 야구코치가 되었고, 이름을 '박승민'으로 개명을 해서 몰랐던 거였다. 훤칠한 키, 모델도 울고 갈 탄탄한 몸매, 강렬한 눈빛, 날렵한 외모의 소유자로 아이들 표현으로는 카리스마가 '쩐다'라고 표현이 되어있는 박감독. 아이들보다 30분 먼저 운동장에 나와 운동을 하고 별말 하지 않아도 아이들을 끌어주는 카리스마까지 아무나 감독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야구의 룰을 모르니 선수시절의 모습을 알수는 없지만, 책속에서 만난 박감독은 카리스마에 자상함까지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이제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보자. 박 감독의 '상남자'캐릭터를 좋아하는 주장 승현이, '성적으로 아무도 차별받지 않는 공평한 세상'을 바라는 좌완투수 승운이, 큰 키와 긴팔로 프로선수같은 체격의 소유자인 우완투수 유주, 기계를 좋아하지만 공부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포수 진영이, 오랑우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분위기 메이커인 1루수 채정이, 2루수 안치홍 선수를 좋아하는 2루수 주전, 서진이, 새터민 1학년이지만 실제 나이는 16살인 2루수 명광이, 수다쟁이에 푸르미르야구단 부동의 1번 타자인 영훈이, 곰을 닮은 귀여운 외야수 연우. 다른 친구들의 이름도 간간히 나오지만 '푸르미르야구단'을 지탱하고 있는 아이들은 이들이다. 전교1등이라는 승운이부터 새터민이 명광이까지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류민 선생님에게 속내를 들려준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쉽지 않다. 정신과 선생님이기에 편하게 이야기를 끌어낼 줄 알았는데, 아니다. 심지어 아이들 중엔 프로그램이 끝날때까지 류선생님이 의사인지 모르는 친구도 있다. 게다가 류선생님 몸이 불편한 분이다. 야구 프로그램 진행에 휠체어를 타고 오는 선생님. 아이들은 어른들과는 다르다. 불편한 신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야구를 좋아하면 그만이지 다른 무엇이 문제겠는가? 누군가는 대한민국 중학생들로 인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우스게 소리를 한다. 그만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탄같은 아이들이 중학생들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내 아이의 모습이고, 표현을 못할 뿐이지 항상 생각하는 아이들이다. 게다가 에너지를 쓰면 쓸수록 더 생겨나게 만드는 마법력까지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1박 2일간의 전지훈련을 바라보면서 '부러운 별종들의 신나는 에너지 분출장'이라는 표현을 하는 류선생의 말처럼 아이들은 '에너자이저'건전지를 생각나게 만든다.
류선생이 참여했던 프로그램은 끝이났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아이들은 중학 프로그램에서 빠졌고, 이제는 새로운 아이들이 '푸르미르야구단'의 외인구단이 되었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었다. 어렸을 때 읽었던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 만큼 각양각색의 아이들과 은퇴한 야구선수부터 스쿨폴리스와 정신과의사까지 참여한 '동대문 외인구단'은 부제처럼 '곧 죽어도 풀스윙, 힘없어도 돌직구'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 하지 않는가?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이다. 9회말 끝이 날때까지 알수 없다는 야구는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의 인생의 장을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지금 조금 쉬고있다고, 뛰지 않고 걷고 있다고 아이의 인생을 평가해서는 안되다. 이 피끓는 청춘들이 어떻게 용이 되어 되어 하늘로 올라갈지는 그 누구도 알수 없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이래야 한다. 곧 죽어도 풀스윙으로 무조건 돌직구하는 에너자이저들이 우리 아이들이니 말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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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곤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 생각났지만 근엄함은 없고 유쾌발랄한 책이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을 바꾼다'는 게 선입견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정작 바뀐 건 그런 시선이라면서. 야구규칙과 야구경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감독은 전직 프로야구선수가 맡았다. 그 선수 이름은 바로 20구 승부로 유명한 박준수. 지금은 박승민으로 개명을 했네요. 청소년도서는 대략 이럴 것이란 고정관념을 깬 책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