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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신부는 20년간의 신부 생활을 끝으로 슈퍼마켓에 취직한다. 20년간의 신부 생활 동안 글도 쓰고 신앙생활도 했지만 슬프게도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경력은 아니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취업을 알아보았지만 신부였다는 경력이 다른 곳에선 고용을 망설이게 했다. 오직 전화로 인성 검사를 보는 슈퍼마켓만이 그의 경력을 몰랐기에 채용하게 된다. 그렇게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이먼 신부는 슈퍼에서 일하고 경험한 것들을 글로 써서 신문에 연재하고 마침내 책으로 출간하게 된다. 모두가 슈퍼마켓을 알지만 정작 그 안에서 직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는 모른다. 그저 물건을 사는 곳에 그칠 것 같은 슈퍼마켓엔 손님만큼이나 다양한 직원들이 근무하면서 매일 작은 소동을 일으킨다.
저자가 근무한 슈퍼마켓은 영국의 슈퍼마켓이다. 슈퍼마켓의 급여가 적은 것으로 묘사되는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슈퍼마켓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동남아에서 온 이민자이거나 흑인들이 대부분이다. 혹은 예상치 못한 해고로 인해 갑자기 슈퍼마켓 일자리로 몰린 사람들이거나.... 젊은 매니저들은 나이 많고 경험도 많은 직원들을 쉽게 해고하고 자신의 승진 도구로만 취급한다. 이로 인해 매장 직원들은 상처를 받지만 그것이 매니저 혹은 본사와는 소통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가령 매장 내 도둑이 들었는데 본사에선 직원이 훔친 것으로 간주해서 해고하거나, 몇 년 동안 성실히 일한 직원이 개인 사정으로 일주일간 아이를 데리러 일찍 퇴근하고 싶자고 하자 해고하는 부분은 슈퍼마켓이란 공간이 근무하는 사람에겐 얼마나 차가운 조직임을 보여준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느슨한 책임감으로 일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저자는 20년간의 신부 생활을 에피소드 중간중간 집어넣어 종교인의 삶과 슈퍼마켓 직원의 삶이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이 책은 잠들기 전에 보기 좋았던 책이었다. 20페이지 정도로 에피소드가 나누어져 있고 이야기의 마무리는 적당히 교훈적이고 생각하게 만든다.
책에 나온 글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사랑에 아파하는 동료를 위로하며 "무슨 일이 닥치든 간에 결국에는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질 거"라고 "이야기의 끝이라는 건 없거든. 그게 내가 발견한 사실이야, 이야기는 바뀌는 거야"라고 말한 부분이었다.
이 책은 삶이 어찌 변하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변하면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20년 차, 2년 차 슈퍼마켓 직원 사이먼 신부의 위로글이다. 특히나 잠들기 전 하루 동안의 상처가 생각나 괴로워지려 할 때 잠시 잠재울 수 있는 연고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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