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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배우고 보아 왔던 역사와 세계관이 유럽과 미국, 즉 서양이 보는 눈과 주장에 편중되어 있다. 아이들의 2D 세계지도에 비정상으로 크게 그려진 유럽대륙과 미국. 실제 유럽은 인도와 그 주변의 넓이보다 작고 브라질보다 작은 미국 땅이다. 세계사라 함은 유럽 서양사를 일컫는 대명사가 된 지 오래며, 세계 명작동화 전집을 보면 대부분이 서양 작가에 몇몇이 그 외 국가들의 작품이다. 나 또한 서양 중세사를 탐닉했었고 추론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 또한 한국과 그 주변국(중국, 일본)에 더하여 서양사(유럽)는 맥을 잡고 있고 또 잡으려고 하는 게 보통일 것이다.
세계가 꼭 서양만이 아니다. 역사가 기록이니 어쩔 수는 없다지만, 세계사 또한 서양사만이 아니다. 지구본을 돌려보면 지극히 작은 땅덩어리에 얽히고설켜 따닥따닥하게 그어 놓은 국경이 어지럽기만 하다. 이 땅의 사람들이 지금껏 세계를 문명으로 이끌었다, 역사를 이루었다는 주장과 배움은 적어도 내게는 설 자리가 없다. 편협한 생각이요, 좁은 시야이다. 그 때문에 여기에서 벗어난, 중동이나 남아시아 남미와 지중해 서쪽 아래의 역사가 궁금했고 알고 싶었다. 책은 이러한 생각에서 찾게 되었다.
[노트와 펜을 준비하자] 책의 부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라비아 로렌스』 -전쟁, 속임수, 어리석은 제국주의 그리고 현대 중동의 탄생. 실제 로렌스라는 인물보다 부제에 이끌려 책을 손에 든 이유이다. 책은 1차 대전 중동에서 활약했던 영국의 첩보원 로렌스의 행적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로렌스가 주인공이지만 대하소설처럼 주변의 여러 인물이 나온다. 당시 독일의 첩보원, 미국의 석유회사 직원, 유대인 농업학자, 이 네 사람의 행적도 같이 따라간다. 얽히고설켜 있다. 복잡하다. 장황하고. 대하소설 현대 중동역사다. 여기저기 이 사람 저 사람 많은 인물이 나오고 만나고 첩보원답게 뒷일을 도모한다. 여백지와 펜을 준비해서 로렌스를 중심으로 네 명의 인물과 관계된 중요한 부분은 고리를 만들 필요가 있을 정도다. 이름이 생소한 이유에서 더욱 노트화 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야기 속에 그 역사가 자연스레 알게 되듯 책은 소설처럼 읽는 중동사다.
[손목 힘을 기르자] 크기(160*230)와 두께(880쪽), 소위 말하는 큰 벽돌 책이다. 사 놓고도 4개월 동안 방치했었다.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오겠다 싶은 겁도 났다. 한 날, 허리와 엉덩이로 연결된 근육을 다쳤고 며칠 일을 쉬었다. 집에서도 절대군주처럼 독재자 아내 위에 군림하게 되었다. 예상되는 넉넉함에 책을 잡았다. 오판이었다. 시작은 편안했으나 점점 아픈 허리로 인해 누워야 했고 누워서 책을 들어야 했다. 조금 일으켜 세울 수도 없는 통증으로 반듯하게 누워 고스란히 팔과 손목으로 책을 들어야 했다. 오롯이 책에 집중할 수는 있었지만, 손목의 통증과 저림은 흐름을 끊었고 복잡하게 얽힌 책은 노트와 펜이 필요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책을 매달아 놓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역사는 기록자의 것] 로렌스라는 인물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화려한 상도 자랑한다. 또 아랍의 독립을 위했다 하고, 푸른 눈을 가진 전사라고도 불린다. 어렵게 읽은(?) 책을 마치면서 난, 절대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전혀 아랍인을 위한 인물이 아니었다. 고스란히 영국의 첩보원이요, 자국의 국익을 위해 아랍을 이용했을 뿐이었다. 영국은 석탄에서 석유로 연료 전환을 선포하였고 중동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대제국이었던 영국이 그러했으니 주변국 또한 중동이 중요해졌다. 당시 중동을 지배하던 광활한 넓이의 오스만제국을 깨야 했고 아랍의 독립을 위한다하여 아랍을 이용해 오스만을 무너뜨렸다. 여기에 로렌스와 네 명의 인물이 있었다. 그러고는 무책임하게 중동에 직선으로 국경을 그어버렸다. 어쩌면 지금까지 미디어에서 보아왔고 또 보게 될 중동의 아픔은 여기가 출발점이다. 역사는 기록자의 것이 맞는 게 영국은 자신의 이 전략을 미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로렌스는 푸른 눈을 가진 전사로 탄생되어야 했고, 미화되어야 했고, 대충 찍은 영화였어도 상을 휩쓸었을 것이다.
저자 스콧 엔더슨은 로렌스를 미화하지 않았다. 객관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옮기신 분은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여전히 우리는 오매불망 서양이고 아리가또 미국인가. 중동과 아프리카에 그어진 직선의 국경선, 이것이 그들이 지금도 겪고 있는 아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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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대하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중요하거나 위대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기술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각각의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는 항상 중요한 위인, 위대한 영웅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오히려 현재의 시점에서 돌아봤을 때 어떤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런저런 관여자들이 있었고, 그들이 이러저러한 일들을 행했고, 그 일들이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역사적 사건들이 행해지는 양태를 보면, 마땅히 행해져야 할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게 되고, 약속과 협정 뒤에는 배신과 간계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고, 중요한 인물들이 역사의 큰 방향과 흐름을 만들어도 그 결과는 평범하거나 오히려 하찮은 사람들에 의해 바뀌기도 합니다. 동양에서는 정사보다 야사가 더 인기가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서양의 자랑스러운 정사에 반하는 숨기고 싶은 야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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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이해하기 위한 책 들을 읽고 있습니다. 현대중동의 역사,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중동은 왜 싸우는가... 위 책들과 결을 달리 하는 스토리 중심의 흥미진진한 중동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읽음으로 해서 그 지방 사람들의 사고와 정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 항아리 출판사는 이런 류의 책들을 많이 내 줘서 참 좋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