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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존재는 동물적 욕구와 이성을 함께 가지고 있기에, 많은 어긋남과 괴리감이 이 안에서 일어나지만 이를 당연한 듯 하며 살아간다. 문명화의 과정에서 많은 규칙과 관습이 교육되어졌고, 이러한 교육의 역할의 지대한 공로로 인하여 인류가 만들어 낸 이성과 동물적 욕구의 수많은 어긋남과 괴리감들을 합리화시켜왔다. 잘못하고 실수한 것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가 용서해주는 사회가 되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암탉의 다리사이에서 고이 잠든 병아리에게 우리의 언어를 가르쳐 형이상학적인 철학의 소재를 가지고 토론하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이름은 회(檜)라 하고, 자는 직경(直卿), 호는 매천(梅川)이라 하는 주생이란 인물이 그 옛날 중국에 살았다. 주생은 나이 열여덟에 태학생이 되고, 동배들의 추앙을 받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총명했고, 영민했을 뿐만 아니라, 시도 잘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주생은 번번히 과거에 낙방을 했고, 결국에는 과거에 그 뜻을 포기한 후, 장사에 뜻을 둔다. 주생은 장사를 하며 중국대륙을 떠돌던 중 배도라는 아름다운 아가씨(주생의 말에 의하면)를 만나 그와 정을 쌓는다. 하지만, 그 와중에 승상 부인 댁의 선화라는 더욱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자 그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결국, 배도는 죽게 되고, 주생도 길을 떠나게 되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주생은 장씨 노인을 통하여 선화와 혼인의 약조를 맺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기에 조선에 왜적이 쳐들어와 중국에 원병을 청하게 되고, 주생은 이 원병의 틈에 끼어 조선 땅까지 흘러들어오게 된다.
주생은 상당히 끈기가 없는 인물이었을 뿐더러, 실력도 없는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사회고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일들은 빈번히 일어난다. 하지만, 정말 뛰어난 인재가 수 년동안 번번히 과거에 떨어지는 일 또한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나중에 가면, 주생은 배도를 보며, 죽는 날까지 함께 하며, 사랑하겠다는 것과 같은 태도를 보이지만, 선화를 본 후 그 마음이 순식간에 바뀌어버린다. 이러한 사실은 주생의 끈기 없고, 사내답지 못하다는 사실을 볼 수 있는 단면이 아닐까 한다. 어쩌면, 배도가 주생을 처음 만났을 때, 과거에 급제하여 자신을 기생의 명부에서 빼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부담감이 왔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먼저 과거에 급제할 수 없는 인물임을 알 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건, 큰 뜻을 지닌 사내가 그에 따르는 실력이 뒤받침 되지 않을 때에는 세상이 괴롭고, 힘든 법이다. 당시 사회가 요구하는 만큼의 것들을 주생은 사회에 충족시킬 수가 없었고, 따라서 학문을 계속하기 보다는 장사를 택한 것이다. 이런 와중 배도와 선화를 만났으나 사내답지 못한 행실을 보였다. 영영전에서의 김생은 시간이 흐른 후 당당히 과거에 급제를 했으며, 춘향전에서의 이몽룡 또한 과거에 급제를 했다. 당시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에 충분히 충족시켜 줄 만한 사내들은 모두가 결국에 가서는 자신의 여자를 차지했고, 행복한 모습으로 이야기의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주생의 경우에는 그렇지가 못한 이유인 것 같다. 끝에 가서는 중국이라는 사회를 벗어나 조선에 와서 낯선 사내에게 자신의 처지를 넉누리하는 신세를 놓인 것이다. 만약, 김생이 과거에 급제를 했다면, 배도와 선화 모두를 얻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실재는 그러지 못한 주생을 보며 측은함이 들기보다 같은 남자로서 약간의 화가 치미는 것은, 사내답지 못하고 솔직하지 못한 그의 모습 때문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소개를 할 때, 중국의 어느 주(州)에 어느 사내와 마찮가지로 큰 뜻을 가지고, 여자를 좋아하지만, 실력이 없어 마음에 큰 고민을 하는 주생이라는 사람이 있었으니...라고 시작을 하고, 자신의 처지에 맞게 삶의 방식을 택하고 살아갔더라면, 솔직하고 소박한 그의 모습에 일말의 인간적인 정(情)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느낀 주생이라는 인물은 소박하지도 않고, 때묻은 인간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때고 지금이고, 사회가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제도 안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에 약간의 동정만을 느낄 뿐이다. [인상깊은구절] 낭원은 구름에 싸였고 영주는 바다에 막혔구나 임 있는 곳은 예서 얼마나 되나 차라리 물 위의 부평초 되어 하룻밤 흘러흘러 오강으로 가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