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도서를 진열해 놓은 곳에 가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책 제목보다 훨씬 크고 화려하게 프린트된 저자의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책제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나 역시 그에 동감.
그런데 스티븐 킹과 같은 공포소설을 연속적으로 내 놓는 작가에겐
그 제목보다는 저자의 이름에 더 큰 위력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누가 그 책을 썼나에 더 신뢰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소설하면 누구 하는 식의 몇몇 작가들이 있다. 나는 잘 모르지만^^
여튼 작은 서점에 가면 가끔 손에 잡히는 흔하지 않은 책들이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동물들의 겨울나기의 영어 제목은 winter world.
2003년 출판되었고 Bernd Heinrich 라는 전직 생물학과 교수가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에코 리브르 라는 출판사에서 찍어냈는데
이 책을 디자인한 사람에게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 사람은 뒤영벌의 경제학 (Bumblebee Economics)라는 책을 젊은 나이에 써서
생물학계에서는 거물로 떠올랐다고 하는데~
이 책은 겨울이라는 험난해 보이는 시기를 어떻게 작은 동물들이 나는가에 대해
다뤘다. 등장하는 작은 동물들이란 토끼, 족제비, 하늘다람쥐, 상모솔새, 거북이, 개구리, 겨울쥐
박쥐, 나비 거기에다 벌까지 있다.
겨울에 뛰어다니는 동물을 먼저 떠올리자면 흰 눈밭에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눈덧신토끼가 생각난다. 이름이 정말 재밌는데, 발자국이 몸집에 비해 턱없이 큰 이유는
바로 발의 하중을 폭넓게 분산시켜 뽀드득 눈위를 뛰어다닐 수 있는 것이란다.
이 토끼의 포식자들은 여우, 살쾡이, 스라소니, 아메리카담비, 족제비, 큰뿔부엉이, 참매, 붉은꼬리 말똥가리등으로서 눈덧신토끼는 이들을 살찌우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평소에 난 눈이 오면 토끼가 갈색털을 벗고 흰색털로 바꿔입는다고 생각했는데.
토끼의 유전자는 지상이 눈으로 덮이는 평균시기의 패턴을 알아뒀다가
보호색으로 갈아입힌다고 한다. 그러니 첫눈이 늦어지는 해에는 이 토끼들이 마치
야광칠을 한듯 칙칙한 배경위에 도드라져 보인다고,
토끼가 털갈이를 하고 나면 금관상모솔새가 그 털을 모아서 둥지의 단열재로
쓴다고 한다.
작은동물들에게는 눈을 이용할수도 있고 때로는 눈이 목슴을 앗아가는 적이 될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고 구성도 재밌고 책표지부터 재질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물론 한번 읽고 나면 다시 찾아서 읽을 책은 아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책을 산 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
꽂아놓고 보기만 해도 동물들의 귀여운 그림들이 생각이 나서
겨울이 왠지 따듯한 솜털옷을 연상시키는 계절로 다가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