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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속한 성직자분들을 찾아다니며 취재를 하다니... 종교가 없는 저로서도 굉장히 예민한 주제로 느껴지는데 그런 노력을 통해 글을 쓰신 작가분이 있네요. 덕분에 환속하신 불교, 그리스도교의 전직 성직자분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계신지 슬쩍 엿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환속을 하면 세상사에 적응을 잘 못한다는 풍문도 있고 그랬는데, 이 책을 보니 그것도 다 사람 나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예민한 성정 탓에 사람들과의 만남을 힘겨워하시거나 세상의 부조리함을 못견뎌하시는 분도 계신것 같고 다른 누구보다도 신바람나게 잘 사시는 분도 계신 것 같아요.
한편 그리스도교 쪽으로 성직을 맡으셨던 분들보다는 불교 쪽으로 성직을 맡으셨던, 그러니까 전직 스님들께서 훨씬 더 신나고 즐겁게 잘 살아가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도 했는데요. 그것도 이 책에서 다룬 분들 안에서겠지요? 아무튼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전직 스님들의 환속 생활담에 굉장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분들은 더이상 스님은 아니시지만 자비심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시는 그런 분들 같더군요. 일단 환속 계기 자체가 감동적이기도 했구요. 자신이 무늬만 스님이지 실제로 진정한 구도의 길을 가고 있지는 못하다는 판단하에 환속하여 이제는 재가불자의 삶을 살아가시는 분도 계시고, 어머니가 없는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고자 환속하신 분도 계셨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자가 만나뵌 분들 중 몇분은 정말 살아있는 성자같은 느낌이었다는 코멘트가 있었는데 글을 읽으면 그게 어느 분이신지 다 티가 나는 것 같아요. 나눈 이야기만 봐도 그분들의 겸허함, 그리고 순수함이 그대로 전해져오네요. 이제 그분들의 삶은 우리네와 똑같이 고달픈 인생사이고 세속적인 삶이지만 (환속후에는 보통 재산이 없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제일 밑바닥부터 시작을 하지요) 객관적인 조건이 같다 할지라도 마음이 순수하면 신나는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 정말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휴... 아닌 새벽에 저도 갑자기 용맹정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초에는 그동안 미뤄왔던 참선도 한번 배워보고 위빠사나도 한번 제대로 배워봐야겠습니다. 잠도 좀 줄이구요...!!! 이기심은 송두리채 누굴 갖다주면 안되겠고... 좋은 거 아니니깐..ㅎㅎ 과감하게 내려놓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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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출간되었을 때 내 눈에 확 띄었다. 이제야 구입해서 밤새 읽었고.... 내가 몸을 담고 있는 곳이 종교계여서 그런지 주변에는 출가인들이 많다. 세속에서의 모든 인연, 그러니까 가족과 친구, 직장과 취미생활,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노고를 돌아보지 않고 어느 날 훌쩍 사라져버리는 사람들... 제 모습을 감추는 사람들....
그들이 모두 반듯하고 완성된 출가인의 삶을 살아간다고 할 수는 없으리라. 하지만 세속 사람들이 고민하고 후회하고 싸우고 하면서 하루하루를 넘기듯이 출가자들의 삶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 어느 사이 40대 중반으로 접어든 내 나이 탓인지 스님들 중에는 나보다 세속의 나이가 더 어린 이들을 많이 만난다.
나도 감행하지 못한 그 길을 걸어가게 된 이들... 내가 청춘을 방황하였듯이(지금도 방황하지만^^) 그들도 회색 승복을 입은 채 무던히도 방황하고 고민하고 있다. 어떤 이는 마음 속으로 그런 출가자의 삶이 어울리지 않음을 어렴풋하게 짐작하면서도 감히 그 옷을 벗을 생각을 하지 못한다. 어떤 이는 그런 갈등과 방황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고민을 끌어안고 수행자의 삶을 걸어간다.
김나미의 <환속>은 과감히 옷을 벗어버린 다섯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 성스런 세계, 출세간의 세계로 걸어들어가는 것도 대단한 용기이지만 그 세계를 뛰쳐나오는 것은 더할 수 없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비구스님에서 컴퓨터 수리공으로 삶을 다시 시작한 사람 -수녀에서 농사꾼으로 삶을 바꾼 사람 -비구니스님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 -신부에서 한 여자의 남편으로 삶을 선택한 사람 -수사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아버지로 그 삶을 계속 이어가는 사람
이렇게 다섯 사람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이 중에 어떤 이는 자기가 몸담고 있던 종교계의 가식적인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또는 위선적인 위엄으로 자신을 꾸미고 있어야 했던 제 모습에 모질게 회의를 느낀 경우도 있고 그와는 달리 오직 개인적인 갈등으로 고민하다가 더욱 철저하게 개인의 삶에 충실하고자 성(聖)의 문을 나선 이도 있고 성직자의 옷을 벗어버린 뒤에 더욱 충실하고 알차게 인간의 삶에 깊숙하게 개입하여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더욱 새로 태어난 종교인들의 모습도 있다.
종교의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할까? 어떤 종교인은 '신과 인간이 다시 만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기도 하고 어떤 종교인은 '궁극적인 것에 대해 질문하고 그 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기도 한다.
나는 단연 후자의 정의에 더 호감이 가는 편이다. 궁극적인 것이 '신'인지 아닌지는 더 살아보고 알아봐야 할 일이지만 암튼 '궁극적인 것'이, '진리'가, '신'이, 어떤 특정한 옷 위에 어떤 특정한 세계 위에 어떤 특정한 삶의 방식 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리라.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의 삶을 부정하는 그런 삶의 방식을 종교적이라 여기게 되었을까? 몸은 세속을 떠나 종교인의 옷을 입었더라도 그 마음이 영원히 세속의 가치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종교적 삶이란 영원히 가지 않은 노란 길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환속이란 것이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는 그 본인이 아니고서야 짐작 조차도 할 수 없으리라.
주변에도 승복을 벗어버린 이를 이따금 보지만 무난하게 삶을 꾸려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여전히 절집을 벗어나지 못해 그 언저리에서 낮고 궂은 일을 하며 지내는 이도 종종 본다. 제각각의 인연으로 삶의 방식을 다르게 취하였지만 여전히 한때 종교인의 삶을 살아가던 이들은 대체로 철저히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어쩌면 그 마음 속에 여전히 세간과 출세간의 구분이 남아있기 때문일까?
울타리를 벗어난 뒤에 그 종교의 최고 가치를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는 이들 다섯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나는 어째 은근히 언제쯤 출가하게 될까가 궁금해지니 그것도 아이러니라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리라.ㅎㅎ
암튼 살자, 살자, 살자... 이생에서의 이 삶은 일단 열심히 살고볼 뿐이다. 다른 삶의 방식을 그리워하거나 동경하지 말고 그냥 내가 입은 이 옷 색깔에 만족하면서 그 옷 색깔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출가의 삶, 성자의 삶, 구도의 삶, 독신의 삶을 동경하는 이들은 한번 정도는 읽어볼 만할 것이요, 여전히 스님이나 성직자들을 신처럼 여기며 무조건 머리 조아리는 일반인들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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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치않은 소재를 가지고 인터뷰를 하고 책으로 엮어냈다. 종교에 귀의했던 사람들이 성스러운 그곳을 다시 나와 속세로 돌아왔다. 열분을 인터뷰했다는데 그중 다섯분을 소개한다. 잘못하면 주간지 가십거리로 떨어지기 딱 좋을 소재를 가지고 신중하게 의미를 파악하고 글로 써 주었다. 저자의 어려웠을 인터뷰 기간과 글로 쓰기까지의 노력이야말로 하나의 '수도'처럼 느껴졌다. 비구 스님, 비구니 스님, 수녀님, 신부님, 수사님이 그 대상이었다. 신분을 드러내신 분도 있고 익명으로 처리하신 분도 있었다. 글 전체를 통해서 수도를 하고 있던 단체에서나, 어떤 이유로든 환속하고 살게 된 세상 속에서나,이분들은 내내 삶의 깊은 성찰을 통해 참되게 살려고 노력하는 분들이었다. 자신이 어디에서 사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잘 사는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였다. 특히나 22년간의 수녀원 생활을 벗어나 시골에서 홀로 작은 집을 수리해 살고 있던 수녀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공동체 생활보다 혼자서 이끌어가는 삶에서 더욱 수도자로서 살아가기에 적당해보이는 분이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홀로 사는 것은 아니고 인근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시는 모습 속에서 온전한 삶의 형태가 드러나 보였다. 노숙인들을 돌보시던 전직 수사님의 이야기도 뭉클하다. 인도에만 마더 데레사가 계셨던 것은 아니었다. 큰 단체의 생색내기 도움을 마다하며 진심으로만 이끌었던 '베들레헴의 집', 이제 또 다시 아픈 몸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시면서도 '누구를 위해 살까'만을 생각하는 분. 이분들의 삶에 대한 의미를 본받고 싶어진다. 개인적인 사랑을 좇았던 분들이나 대중을 향한 사랑을 행했던 분들이나 모두 나보다 먼저 다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주셨던 분들인 것 같다. 그게 자유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