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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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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18 루프트한자 비행기 안에서. 1. 책을 읽고 그자리에서 쓰는 느낌 좀처럼 책이라는 것을 읽을 시간이 없는 내게, 일년에 한두번 있는 해외 출장길은 황금과 같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매번 출장 전에 이번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해서 비행기 안에서 읽게되는 책이 내가 일년내내 읽는 책의 전부나 마찬가지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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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18 루프트한자 비행기 안에서. 1. 책을 읽고 그자리에서 쓰는 느낌 좀처럼 책이라는 것을 읽을 시간이 없는 내게, 일년에 한두번 있는 해외 출장길은 황금과 같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매번 출장 전에 이번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해서 비행기 안에서 읽게되는 책이 내가 일년내내 읽는 책의 전부나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이번에도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책을 가지고 왔는데(무지 무겁다), 절반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로마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다. 언젠가 노무현 대통령이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마디로 굉장합니다” 라며 추천을 한 것이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고, 빌어먹을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다시 이 책을 잡았다는 것이 이번 여행에서 이 책을 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보통 지하철에서나 찔끔찔끔 책을 읽게되는 나에게 책 한권을 앉은 자리에서 내리 읽을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귀한 시간을 할애하여서 읽은 ‘칼의 노래’. 두어시간만에 단숨에 읽었다. 노무현 대톨령의 말대로 대단했다. 책을 덮은 지금, 우리나라 역사에 이런 영웅이 있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민족이 참으로 불행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는 생각에 서글프기도 하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났을 때의 느낌도 그러했다. 사실 그 영화의 내용은 허무맹랑하다. 한국전쟁이라는 배경에 허리우드식의 람보를 섞어놓은 그다지 설득력없는 내용의 영화이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나는 두가지를 느꼈다. 하나는 두려움이였다. 몇달전 마지막 6년차 예비군훈련을 마친 나에게 전쟁의 공포를 그렇게 다가왔다. 3사관학교에서 총들고 각개전투 훈련을 받을 때보다도, 장거리 행군을 하며 격전지 순례를 할 때에도, 나는 전쟁이 그렇게 두렵게 피부에 와 닫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며 나는 내가 그러한 전쟁터에 나가 있는 상황이 그렇게 두렵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둘째는 슬픔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이진태(장동건)의 손에 죽어간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이유도 모른채 죽여야 했던 것이 바로 우리 민족이 가진 슬픈 역사가 아니던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땅에서 불과 50년전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바로 그러한 슬픔이 ‘칼의 노래’를 읽는 처음부터 끝까지를 지배한다. 나약한 임금, 불쌍하기 까지한 임금의 눈물, 백성들에게 아무런 보호를 해주지 못하는 조정,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무방비상태로 잔인한 왜구에 의해 파괴되는 우리 민족의 모습, 도도한 명나라, 그 앞에 비굴할 수 밖에 없는 임금, 모략… 2. 김 훈 저자는 이책의 대부분을 난중일기를 비롯한 원전들에서 발췌한 것이라고 했는데,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의 문체가 워낙 탁월했는지, 김훈의 문장력이 탁월한 것인지는 모르나, 한시를 풀어서 쓴듯한 문체가 얼핏 보기에는 현학적이고 현란하여 보여 익숙해지는데에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반면, 정말 한문장 한문장이 탁월하다는 생각을 읽는 줄곧 했다. 다 읽고 나서 책을 죽 다시 한번 넘기면서 보아도 언뜻언뜻 보이는 문장들의 감동이 새롭다. “포로들은 모두 각자의 개별적인 울음을 울고 있었다. 그들을 울게하는 죽음이 그들 모두에게 공통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 죽음을 우는 그들의 울음과 그 울음이 서식하는 그들의 몸은 개별적인 것으로 보였다. 그 개별성 앞에서 나는 참담했다. 내가 그 개별성 앞에서 무너진다면 나는 나의전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었다.” 이 개별성의 의미가 몸에 와닿는가? ‘태극기 휘날리며’ 에서 죽어간 그 수많은 사람들의 개별성을 생각해보았는가? 임진왜란, 정유재란을 거치며 수 없이 죽어간 우리 민족, 그리고 남해안 연한을 가득메운 왜구들의 시체의 개별성을 생각해보았는가? “백성의 국물은 깊고 따뜻했다. 그 국물은 사람의 몸에서 흘러나온 진액처럼 사람의 몸 속으로 스몄다.” –전쟁중에 민가의 한 아낙이 끓여준 국밥을 얻어먹는 장군의 느낌을 이렇게 기가 막히게 표현하였을끼? (워낙에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도 하지만…) 의외였던 부분이 있다. 왜구의 장수의 배에 걸려있는 십자 문형이 그 적장이 믿는다는 야소교의 상징이며, 그 야소교는 누군가가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짊어졌다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믿는 다는 대목이다. 야소교란 예수교를 일컫는 듯 하고, 내용인즉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 인데, 임진왜란이 1592년에 발생했으니, 우리나라에는 1800년대 말에 전파된 기독교가 일본에는 300여년이나 빠르게 전파되었단 말인가? (돌아와서 확인한 결과 사실이었음) 3. 충무공 분명 ‘칼의 노래’는 지금까지 피상적으로 알아왔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제시한다. 세계전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지휘한 무장의 이면에서 볼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과 그의 섬세한 인간미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 대한 무한한 충성심과 함께 언제 그 임금에 의하여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살았다는 것이었다. 이미 한차례 누명을 쓰고 백의종군을 하면서 임금과 조정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탓인지는 모르지만, 모략과 중상에 의해 언제 자신이 희생될 지 모른다는 고뇌가 그를 따라다녔다. “나는 다만 적의 적으로서 살아지고 죽어지기를 바랐다. 나는 나의 충을 임금의 칼이 닿지 않는 자리에 세우고 싶었다”. 왜적의 칼과 임금의 칼. 그 두칼 모두 자신을 겨누고 있었던 것이다. 매일매일 전장에 서서 싸우면서 이러한 생각을 해야하는 장군의 자리는 얼마나 외로운가. 강하게만 느껴지는 이순신장군의 내면은 어떠했을까. 매우 인간적인 면이 있다. 어깨에 입었던 총상과 모략에 의해 투옥되었을 때 받은 고문으로 인하여 다리 허리의 통증이 수시로 그를 괴롭혔고, 그로 인하여 이른 새벽에 항상 식은 땀을 흘리며 깨어 가위 눌린 듯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 명나라 장군과의 과음으로 인하여 취하고 토하는 모습, 인간의 본성인 성욕을 느끼는 모습, 이 모든 모습이 실제 난중일기를 통하여 기록된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창작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인공호흡기만 떼면 죽어버릴 것 같은 조국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삼도수군통제사의 외로움과 고뇌가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아들의 죽음을 묘사한 부분은 무척 남성적으로 무뚝뚝하게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기에 더욱 슬프다. 자신을 빼닮아 특별히 사랑했던 세째아들 면. 그 아들이, 자신들을 명량해전에서 처참하게 부수어 버린 적장의 가족을 노리는 왜구 특공대의 칼에 희생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충무공의 아픔은 “나는 소금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가마니 위에 엎드려 나는 겨우 숨죽여 울었다.”는 절제된 글귀에 절절하다. 내가 두 아들의 아빠여서일까. 그 아들의 아기 때의 젖냄새, 입에서 나던 보리차 냄새를 기억하는 아버지로서의 슬픔, 소리내어 울 수 없는 충무공의 슬픔에 내가 아프다. 저자에 의해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로 묘사된 충무공은 그렇게 현재의 자신의 위치에서 순결하게 충성했다. 그렇게 단순하고 순결하게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충성하다가 두려움 없이 자신의 목숨을 던진다. 나약한 임금도, 시건방진 명나라 장군도, 정쟁으로 요란한 조정도, 충무공에는 아무 것도 아닌었다. 순결한 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있다. 단순하고 순결한 칼… 충무공에 대한 이보다 적절한 묘사가 있을까. 2004. 5. 18.
YES마니아 : 로얄 s******c 2004.09.13. 신고 공감 12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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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내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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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소설을 그다지 많이 읽지않는 편이지만, 주변이고 매스컴에서 극찬을 하기에 머리귺적이며 구입해서 읽어 보았다. 이 소설은 우선 소재면에서 굉장히 독득하다고 생각된다. 이미 고인이 돼버린 장군의 내면세계를 저자는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잡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듯 느껴진다. 과거의 실존인물을 그것도 총등학생도 알고 있는 위인을 끌어내는 것이 작가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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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소설을 그다지 많이 읽지않는 편이지만, 주변이고 매스컴에서 극찬을 하기에 머리귺적이며 구입해서 읽어 보았다. 이 소설은 우선 소재면에서 굉장히 독득하다고 생각된다. 이미 고인이 돼버린 장군의 내면세계를 저자는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잡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듯 느껴진다. 과거의 실존인물을 그것도 총등학생도 알고 있는 위인을 끌어내는 것이 작가로써는 많은 부담이 됐을법하기도 한데 이순신의 내면을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것처럼 소설은 잘 풀어나가고 있다. 때론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때론 보이는 죽음과 보이지 않는 죽음의 중간에서 고립되어 있는 이순신의 내적 변화와 심경을 작가 특유의 긴장감 감도는 문체로 기탄 없이 풀어나간 문장들에 놀라움을 느낀다. 소설은 임진왜란의 명랑해전부터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맞이한 노량해전까지 3년 정도의 기간을 묘사하고 있다. 그의 치밀함과 내적,외부적 갈등, 왜적과의 해상전투등이 잘 묘사되어 있으며 긴장감과 함께 더불어 장군의 온화한 면까지 보여 주는것을 작가는 놓치지 않고 있다. 노량해전에서 이순신장군의 죽음을 묘사한 부분이 왠지 가벼울 정도로 쉽게 표현되어 아쉬움도 남긴다. 책은 부록으로 <난중일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간략한 소개와 이순신장군의 연보가 부록으로 실려있어 소설이 아닌 사실을 비교하는 재미를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고 있다. 불의를 보면 가슴속에서 장군의 칼이 징징운다고 묘사한 부분들이 책을 놓고 있는 아직 까지 뇌리에 남아 맴돌고 있음을 다른 독자들도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b********2 2004.04.04. 신고 공감 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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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휘소탕(一揮掃蕩), 혈염산하(血染山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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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란 김훈의 책이 2001년 동인문학상을 받으며 찬사를 받을 무렵 저는 "불멸(김탁환著)"이란 책을 읽은 감회에서 미처 나오지 못한채 "불멸"의 또 다른 아류 하나 나왔나 했었습니다. ^^ 2000년쯤 김훈이란 사람이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 제시에서 제 생각과 워낙 딴판으로 이야기해서 그를 별로 탐탐치 않게 봤던 사연도 있고 해서 "칼의 노래"란 그의 소설을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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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란 김훈의 책이 2001년 동인문학상을 받으며 찬사를 받을 무렵 저는 "불멸(김탁환著)"이란 책을 읽은 감회에서 미처 나오지 못한채 "불멸"의 또 다른 아류 하나 나왔나 했었습니다. ^^ 2000년쯤 김훈이란 사람이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 제시에서 제 생각과 워낙 딴판으로 이야기해서 그를 별로 탐탐치 않게 봤던 사연도 있고 해서 "칼의 노래"란 그의 소설을 일부러 외면한것도 한 이유 였네요. 그래도 궁금은 하여 e-book 판매 Site에 들어가 1권을 Download 받아 슬쩍 훝어 보았던게 1년쯤 전입니다. 색다른 맛이 있긴 있구나... 하는 느낌 정도 갖고 있다가(e-book으로 화면을 통해 속독으로 본 것이니 깊게 음미할 수가 없었던가 봅니다. ㅎㅎ 전 아직 책장 넘기는 analog 세대입니다) 이번에 2권을 읽으며 화들짝(!) 정신이 들었습니다. 지난번 1권을 속독으로 훝고 지나간 미안함(전 속독을 별로 좋아하질 않거든요. 속독이 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생각을 합니다만. ^^ 수많은 생각을 하면서 썼을 단어 하나하나, 그 선택의 고민을 이해하기에)도 있고 해서 2권은 정독을 했는데... 그만 그의 문장속으로 풍덩! 빠졌습니다 짧게 짧게 딱딱 끊어 버리는 단문체 서술이 이렇게 속도감있고 시원시원한지 새삼 놀랐습니다. 고딩때 배운 정비석의 산정무한을 통해서나 이문열의 그 많은 소설에게서 자주 보이는 장중한 만연체의 아름다움이야 익숙도 하고 그게 또한 일반적 글쓰기의 전형이란 생각을 하지만서도 건조한 단문체로도 이렇게 감각, 감성적이고 상상력의 극대화를 이룰수 있구나... 새삼스러웠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가 그렇다고 합니다. 수사(修辭)를 배제한 무인(武人)다운 글쓰기의 전범(典範)이 바로 난중일기란 김훈의 소개를 읽고서 비로서 그가 왜 그런 형식을 사용해 "칼의 노래"를 썼는지 이해했습니다. 1인칭 독백식 구성으로 된 이 책은 전지적 작가시점(읽은지 오래되어 확실하진 않지만)을 사용한 김탁환의 "불멸"과 여러모로 비교되는 책입니다. 불멸이 연대기(年代記) 형식으로 이순신의 일생을 묘사한 형식이라면 이 소설은 이순신의 내면세계에 집중하여 백의종군 시기부터 숨질때까지의 일기를 독자에게 보여주듯이 진행합니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선지식이 필요합니다. 세세한 설명이 없거든요. ^^ . . . "끼니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 앞에서 무효였다. 먹은 끼니나 먹지 못한 끼니나, 지나간 끼니는 닥쳐올 끼니를 해결할 수 없었다. 끼니는 시간과도 같았다. (2권 48p)"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바라보는 장군의 고민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 앞에서 무효"라는 그 말 한마디로 매 끼니 간신히 버틸수밖에 없는 조선 수군의 어려움을 알게됩니다. 전 이 부분에서 김훈式 끊어치기(?) 문장의 아름다움과 그의 감정이입 능력, 표현력에 감탄했지요. ^^ . . .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 일휘소탕(一揮掃蕩) 피가 강산을 물들이도다 .... 혈염산하(血染山河) - 이순신의 검명(劒銘)" 장군님의 검에 새겨있는 검명이라고 합니다. 왜군에 대한 끓어넘치는 분노를 읽을수 있습니다. 적들의 피로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싶은 님의 각오가 새삼 느껴집니다. . . . "철수하는 적들을 바다에서 잡을 수 없다면, 어느 날, 적들이 모두 떠나 버린 빈 광양만 바다의 적막을 나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 견딜수 없는 적막보다는 임금의 칼에 죽는 편이 오히려 아늑할듯 싶었다. 적들이 홀연 스스로 빠져나간 그 빈 바다의 텅 빈 공간, 적이 안개처럼 스스로 물러가서 더 이상 아무런 조준점도 내 앞에 남아있지 않는 그 빈 바다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 무연한 바다의 저녁 썰물에 다시 드러나는 갯벌과 거기에 내려앉아 주둥이로 뻘밭을 쑤셔 먹이를 찾는 새들과, 그리고 그 빈 공간으로 밀려드는 빈 시간을 나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 빈 공간과 빈 시간 앞에서, 내 허리에 매달린 칼의 허망을 나는 견딜수 없었다.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는 날들이 계속 되었다. (2권 162p)" 도요토미히데요시가 죽자 왜군들이 철수를 하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기회만 엿보고 있던 시기입니다. 명군과 내통하며 조선 수군을 어떻게 하면 따돌리고 몰래 철수할 지 골몰하는 왜군을 상대하던 시기, 이순신의 막막함과 외로움과 분노, 인생의 허망함을 표현한 이 부분을 읽으며 유린당한 조국의 산하를 바라보며 미처 원수를 갚지 못할까봐... 애통하며 안타까워하는 장수의 분함을 거꾸로 읽게됩니다. 아들 면의 죽음 장면이 1권에 나옵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국가적으로 어느 부분을 생각해도 그냥 돌려 보낼수 없는 왜군들인데 명나라는 그냥 돌려보내라고 조선과 이순신을 회유합니다. 그런게 전쟁이라고... 그 즈음의 이순신의 갈등을 묘사한 이 글도 참 아름다운(!) 글입니다. 어느날 아침 일어나보니 모두 철수해버렸다? 그 텅빈 왜적의 진지를 떠올리며 그렇게 되면 안된다고, 그럴수는 없는거라고, 그러나.... 당시의 명나라와 일본 사이의 정치적 협상으로 그럴수도 있었던 상황인지라... 차마 그건 용납할 수 없다며 치를 떠는 님의 마음 한켠을 이리도 조용히, 적막하게 보여줍니다그려! 참... . . . "안위가 노획한 적의 칼을 뽑았다. 안위는 칼을 나에게 넘겼다. '죽는 척후장의 칼입니다.' 쇠가 살아 있었다. 칼자루에 감은 삼끈이 닳아서 번들거렸다. 살아서 칼을 잡던 자의 손아귀가 뚜렷한 굴곡으로 패어져 있었다. 수없이 베고 찌른, 피에 젖은 칼이었다. 나는 그 칼자루를 내 손으로 잡았다. 죽은 자의 손아귀가 내 손아귀에 느껴졌다. 죽은 자와 악수하는 느낌이었다. (2권 71p) " 죽은자와의 악수라... 심리묘사가 참 뛰어나지요? ㅎㅎ . . . "말은 비에 젖고 청춘은 피에 젖는구나. ... 청춘의 날들은 흩어져가고 널린 백골위에 사쿠라 꽃잎 날리네 - 왜적들 검명 중에서 - " 저자의 상상인지, 난중일기 어느 한켠에 힌트라도 있었는지 알수 없지만 아마도 그랬을거라는 생각이 절로드는 왜군들의 검명(劒銘)들입니다. 젊은 왜장들의 호기어린 맘을 느낄수 있는 재미있는 묘사죠? . . . "몸이여, 이슬로 와서 이슬로 가니, 오사카의 영화여, 꿈속의 꿈이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절명시(絶命詩)" 이 말을 하고 풍신수길은 죽었다고 합니다. 요사스럽지요? ㅎㅎ 지놈이야 이슬같은 인생이니, 꿈속의 꿈이니 요망 떨며 지들이 좋아하는 사쿠라 꽃처럼 우아떨다 죽었다지만 그 놈들 말발굽에 채인 우린 뭐었는지요? 생각할수록 분한 마음이 가셔지질 않는군요. 이 순 신 ... 님의 이름만으로도 뭉클! 가슴속 한켠이 뻐끈해집니다... 바다 두고 맹세하매 용과 고기 감동하고 산 가리켜 맹세하매 초목이 안다 誓海魚龍動 誓山草木知 - 이순신- . . .
YES마니아 : 로얄 p******n 2004.07.06. 신고 공감 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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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읽어도 아깝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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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시 의병의 활동에 대해 고무받은 나는 작년에 좀 소상하게 관련 논문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이순신을 모함한 건 원균이 아니고 원균이 칠전량 해전에서 패한 것은 권율의 강압적인 출정 명령 때문이었음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게 된 것은 신문지상에서 하도 요란하게 선전을 해대고 내가 인정하는 작가들이 그의 작품을 심사하면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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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시 의병의 활동에 대해 고무받은 나는 작년에 좀 소상하게 관련 논문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이순신을 모함한 건 원균이 아니고 원균이 칠전량 해전에서 패한 것은 권율의 강압적인 출정 명령 때문이었음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게 된 것은 신문지상에서 하도 요란하게 선전을 해대고 내가 인정하는 작가들이 그의 작품을 심사하면서 한마디씩 한 말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나와 멜을 주고 받던 친구가 "감동의 물결" 이라는 표현을 써서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역사적인 사실을 작가와 함께 확인하고 나의 허무와 환멸을 이순신을 통해 느낄수 있어 매우 흥미있게 쉬지 않고 읽게 되었다. 역사적인 사실이나 인물을 다루는 소설은 역사로서는 다룰 수 없지만 진실인 세계를 다루는 독특한 공간이 있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나는 이 소설에서 그런 걸 느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난중일기와 충무공 전서 등 관련 자료를 많이 수집하여 읽었으리라고 추측한다. 서사의 골격은 정유재란인데 임진란때의 한산 대첩이나 당포,당항포 해전 등을 중간에 회상 형식으로 충분히 삽입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좀 뜻밖이다. 만일 그렇게 했더라면 이순신의 내면 심리의 변화 과정이 조정과 임금의 처우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좀 더 분명해졌을 텐데... 그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전쟁을 치르는 것 이외의 배를 만든다든가 순찰을 한다든가 장계를 올린다든가 등 소홀하기 쉬운 역사의 순간을 잘 그려내어 주었고 아까 말한 원균의 이야기처럼 의도적으로(?) 숨겨진 부분을 솔직히 드러내 주었다. 작자는 무인 이 순신의 내면 세계를 절제된 언어로, 그렇지만 세밀하게 그려내 주었다. 이순신이 부딪친 여러 형태의 적과 회의에서 허무로 이어지는 심정이 잘 묘사되어 공감이 왔다. 그러나 여진과의 관계는 지나치게 강조한 느낌이 있어 오히려 소설의 중심 가닥을 흔들어 놓고 있고 소설 마지막 부분에 강한 무게가 실리지 않은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소설을 다 일고 오래간만에 그대로 방바닥에 주저 앉아 상념에 젖어들 수 있었다. 내가 소설책을 사는 기준은 최소 두 번은 읽고 싶은 책이어야 하는데 이 책 역시 다음에 한 번 더 읽고 싶은 소설이다.
b******e 2004.06.10.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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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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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좋은 책이라고들 했다. 나는 그 말도 그렇거니와 동인 문학상 수상의 이유에서 이 글을 격찬하는 글을 보고 더욱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다. 나는 이 책을 샀다. 보았다. 그리고 돈이 아까웠다. 내가 너무 자극적인 내용만을 원해왔었는지는 몰라도 이 책은 평이한 것 같다. 하릴 없이 계속 되는 지루한 일상들과 이순신은 마치 다중인격인 듯 오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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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좋은 책이라고들 했다. 나는 그 말도 그렇거니와 동인 문학상 수상의 이유에서 이 글을 격찬하는 글을 보고 더욱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다. 나는 이 책을 샀다. 보았다. 그리고 돈이 아까웠다. 내가 너무 자극적인 내용만을 원해왔었는지는 몰라도 이 책은 평이한 것 같다. 하릴 없이 계속 되는 지루한 일상들과 이순신은 마치 다중인격인 듯 오지도 않는 적을 향해 매일을 그렇게 외쳐댄다. 이순신은 꼭 싸우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중간중간 나오는 인물들의 일화와 작은 에피소드들이 나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더 이 책을 잡게 했지만 역시나 였다. 나에겐 너무도 무거운 책이었다. 김훈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모르겠고, 이 소설속의 이순신이 실제 이순신이 아니길 수 없이 바랐다. 책의 뒷부분에 어느 대학 교수가 쓴 이 책 추천서가 있다. 그 추천의 글에 보면 김훈이 이순신과의 거리를 적절히 조절한 것이 매우 뛰어났다고 격찬하면서, 김훈의 글 중, 이순신 장군의 칼을 보러갔다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 후 내려오면서 영웅이 아닌 자신은 속으로 울었다고 했던 부분과 자신이 안고 있는 모든 부조화들을 세상과 단절된 공간에서 혼자 품고 살아가겠다고 했던 부분은 영웅이 아닌 그가 영웅인 이순신을 그려내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도 했다. 헌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참 웃기는 노릇이다. 우선 김훈이 이순신과 거리를 유지한 것은 작가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떨어졌다가, 다시 김훈이 이순신이 되는 과정에서 김훈은 주위의 모든 사물들을 배척하므로 인해 이순신을 완전히 비관적, 염세적 인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소설속의 이순신은 민중보다는 오히려 괴로운 자신의 처지에서 방황하다가 싸움끝에 죽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수도에 있는 왕을 온갖말들로 비난하고, 권율을 속으로 욕하는 등 김훈의 수법은 너무 자기 마음대로 였던 것 같다. 교수의 말 중 뒷 부분은 김훈의 자기 잘난체 같다. 나는 너희들과 달리 이런 부조리들을 껴안고 있다. 어때 멋지지 않냐? 라는 식으로 말이다. 영웅이 아닌 나는 속으로 울었다는 것은 한 개인의 영웅심 밖에 더 되겠는가? 책에 대한 나의 의견 중 마지막으로 말장난을 들고 싶다. 나는 적의 적이고 적의 적은 나이다. 이러한 것과, 적의 적은 친구이다 등등... 어떤 영화에서인가 들었던 것 같은 말들이다. 언어유희라고 좋게 말하수도 있겠으나, 도대체 이렇게 표현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게다가 이러한 시도는 본문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만큼 매우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그 의도를 아직도 모르겠다... 물론 책이란 좋게도 나쁘게도 볼 수 있고, 그 어떠한 책도 모든 것으로 부터 지지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 속이 좁다. 순자가 맹자와 달리 성악설을 주장한 것은 어쩌면 순자가 살던 시대가 맹자가 살던 시대보다도 훨씬 더 악랄하고 사악했던 시대적 배경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단순히 악 보다는 선이 멋있어 보이고, 응당 그래야 할 것 만 같아서 성선설을 높이치고 있다... 물론 어느 것도 답이랄 수는 없겠지만...

[인상깊은구절]
칼은 적을 베지만, 죽음과 두려움만은 벨 수 없다.(정확하지 않음, 대략 요약)
h*******e 2005.01.26.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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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장군에 대한 사실 기술이 아닌 내면 보길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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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과서나 위인전기를 통해 본 이순신은 “몇 척의 낡은 배를 이끌고 수 백 척의 왜선을 격파한 영웅”, “한산섬 달 밝은 밤에...” 하면서 시작하는 시조. 뭐 이 정도 쯤 일 것이다. 하지만 김훈의 <<칼의 노래>>를 보는 순간 당신은 부끄러워 몇 날 며칠 밤을 잠들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이순신의 영웅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역사적 사실이기에 어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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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과서나 위인전기를 통해 본 이순신은 “몇 척의 낡은 배를 이끌고 수 백 척의 왜선을 격파한 영웅”, “한산섬 달 밝은 밤에...” 하면서 시작하는 시조. 뭐 이 정도 쯤 일 것이다. 하지만 김훈의 <<칼의 노래>>를 보는 순간 당신은 부끄러워 몇 날 며칠 밤을 잠들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이순신의 영웅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역사적 사실이기에 어느 정도 기술된 면은 있지만 그것보다-이순신 그 자신의-내면의 이야기를 작자는 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아들 “면”을 죽인 왜적 녀석을 잡고 보니 너무 어려서 망설이는 장면이 나온다. “아직 어리다. 살려두어야 한다. 아니다. 죽여야 한다. 내 칼이 울고 있다.” 또한 당장 내일로 다가올 전투를 생각하며 암울한 자신의 모습과 전세에 식은땀을 흘리는 등... 작가는 글을 통해 수 백대의 적선에 맞서 싸우는 용맹무쌍한 이순신의 모습이 아닌 닥쳐온 전투앞에서 적절히 겁도 집어먹는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말하자면 외적 침입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고구려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외적의 침입에 방어만 한 민족이라고 알고 있다. 이렇게 반만년 이상을 버텨왔다는 것 자체도 정말 대단타 싶다. 바로 이순신과 같은 민족적 영웅이 있었기에 내가 아직도 내 나라 내 땅에서 편히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영웅으로 추앙받아도 모자랄 판에 모함을 받고, 칼을 씌워 그를 비난하면서도 또 정작 나라가 위태해지면 백의종군 시키는 이 나라의 국부에게 화가 나 읽는 내내 욕지거리를 하기도 했다. 이 나라의 국부에게, 이 나라의 간신배 대신들에게 그렇게 당하고도 이 나라를 지켜보겠다고 다시 전쟁터로 나서는 그를 보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 한다.
l**********e 2006.02.13.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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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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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山島夜吟한산도 야음 水國秋光暮 수국추광모 警寒雁陳高 경한안진고 憂心轉輾夜 우심전전야 殘月照弓刀 잔월조궁도 -김훈의 칼의 노래 중에서 단조로운 하루. 2004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자 동생 결혼식 날, 집에서 하릴없이 뒹굴던 중 만난 책 김훈의 칼의 노래. 읽기는 부담이 없었으나, 일관된 1인칭 시점으로 인해 단조로웠던 책이다. 단조로운 작가. 수줍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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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山島夜吟한산도 야음 水國秋光暮 수국추광모 警寒雁陳高 경한안진고 憂心轉輾夜 우심전전야 殘月照弓刀 잔월조궁도 -김훈의 칼의 노래 중에서 단조로운 하루. 2004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자 동생 결혼식 날, 집에서 하릴없이 뒹굴던 중 만난 책 김훈의 칼의 노래. 읽기는 부담이 없었으나, 일관된 1인칭 시점으로 인해 단조로웠던 책이다. 단조로운 작가. 수줍게 인왕상 치마바위 타기를 좋아하다가 누구나처럼 바이런과 셸리를 만난 후 고려대 정외과를 중퇴하고 작가가 된 김훈. 2004년 28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화장>을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칼의 노래는 단조롭다. 단조로운 칼의 노래. 임진왜란 당시 군사일지였던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를 풀어서 400년 후에 작가적 상상력을 투영시키다보니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단조로움의 연속이라고 이해하였다. 예를 들면, 어제는 몇을 베었고 오늘은 몇을 베었고 내일을 몇을 베었고...왜군은 코를 베어가고 조선 수군은 목을 베고, 적군도 베고 아군도 베고... 역시 책은 읽어봐야 한다. 책을 사기 전 보았던 리뷰에서의 '이 시대의 리더쉽' 운운은 전형적인 마케팅적 문구이며 실제로 칼의 노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인간 이순신의 행적이랄까? 대한민국 주화 100원에 등장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장군 이순신에 대해서는 잘알고 있지만 인간 이순신에 대해서는 잘모르고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뒷물하지 않아 관계할 때마다 젖국 냄새가 나던 여인 여진과의 로맨스는 작가가 제대로 밝히지 않아 그저 작가적 상상력이라 이해하게 만들고 이순신장군은 원래 수군이 아니었고 무과에 급제하여 북방 여진족 대비 육군으로 복무하다가 임진왜란이 나자 처음으로 배를 탔다는 사실. 문학적으로 칼의 노래에 대해 아쉬운 점은, 비교할만한 대상은 아니겠으나 한때 작품에 경도되었다가 보수적 행보에 절필요구편지까지 보냈던 이문열식 현학적, 형이상학적 표현들은 없어서 좋았으나, 황석영식 냉철한 실존분석에 관련된 구도가 없어서 아쉬웠고, 조정래식 냉정한 시대정신이 엿보이는 노력과 밤새도록 읽어서 먼동이 트도록 눈썹이 희끗해지는 감칠맛나는 언어가 없어서 아쉬웠다. 노무현대통령이 이 책을 끼고 산다던데, 별로 배울것 없는 이 책에서 '무조건 베어라'외에 무엇을 보았는지 의심스럽다.
s*****1 2005.05.27.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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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꼭 이렇게 나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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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너무 얇은 책의 두께에 놀랐고, 큼지막하고 넓은 활자에 놀랬다. 왜 이 책이 두권으로 쪼개져야 하는지는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겠다는 모습으로만 보였다. 이순신장군의 심리를 잘 대변(?)한듯 하고 임금에 대한 솔직한 느낌도 좋았다. 그리고 전쟁에서의 죽음만이 자연사라는 내면적 표현은 정말 멋있었다. 하지만 김수철외 주변인물들은 다 잠시 나왔다 사라지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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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너무 얇은 책의 두께에 놀랐고, 큼지막하고 넓은 활자에 놀랬다. 왜 이 책이 두권으로 쪼개져야 하는지는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겠다는 모습으로만 보였다. 이순신장군의 심리를 잘 대변(?)한듯 하고 임금에 대한 솔직한 느낌도 좋았다. 그리고 전쟁에서의 죽음만이 자연사라는 내면적 표현은 정말 멋있었다. 하지만 김수철외 주변인물들은 다 잠시 나왔다 사라지는 정도 라는건 좀 아쉬웠다. 그리고 당시 조선시대 전시 현장에 대한 표현은 상당히 실제감있었다. (내가 역사책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아 고증되지 않은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일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출판사의 상업성은 정말 역겨웠다. 한권으로 약 200페이지만 되어도 충분한 분량의 원고를 이렇게.. 마치 방학때 미뤄놨던 일기를 쓰듯 너무 형편 없었다.
f******s 2005.03.20.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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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그의 인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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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칼의 노래의 작품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에 갈 때마다 이 책은 매번 대여 중이었고 그 때문에 김훈 작가의 다른 책들을 먼저 읽게 되었다. 현의 노래, 개,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내가 접한 김훈의 작품들은 빈틈이 없다는 느낌과 문체의 솔직함과 깔끔함, 차분함이었다. 분명 긴장되고 빠르게 진행되어가는 부분에서도 작가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글을 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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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칼의 노래의 작품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에 갈 때마다 이 책은 매번 대여 중이었고 그 때문에 김훈 작가의 다른 책들을 먼저 읽게 되었다. 현의 노래, 개,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내가 접한 김훈의 작품들은 빈틈이 없다는 느낌과 문체의 솔직함과 깔끔함, 차분함이었다. 분명 긴장되고 빠르게 진행되어가는 부분에서도 작가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글을 써내려갔다. 그 매력에 작가의 책을 읽은 2~3일 정도는 그 휴유증에 빠졌던 것 같다. # 신의 몸이 아직 살아 있는 한 적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명장 이순신의 이야기이다. 내가 지금까지 읽었었던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들은 비범한 어린 시절과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다 바친 강인하고 영웅적인 이야기들이었다. 그 때문에 내 머리속 그의 이미지는 세종로에 서 있는 동상처럼 언제나 각을 잡은 자세로 일본을 노려보는 듯한 형상이다. 또한 내가 어렸을 적 부터 ''위인은 인간이 아니다. 영웅일 뿐이다''와 같은 어른들의 은근한 가르침에 그런 생각을 지니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 크고 확실한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았으므로, 헛것인지 실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모든 헛것들은 실체의 옷을 입고, 모든 실체들은 헛것의 옷을 입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도 인간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소설이라 그럴까. 지금까지 접해온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들 중에 가장 사람답게 다룬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도 사랑을 하였고,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었고, 적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었다. 시절이 시절인 만큼 고뇌도 깊었고 그 고뇌들의 무게감도 대단하였을 것이다. 김훈 작가는 그러한 점을 굉장히 잘 서술해주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어내려가는 내가 마치 임진년의 이순신 장군이 된 듯한 착각을 갖게 되면서 심각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젊은날, 국경에서 돌아와 면을 처음 안았을 때, 그 따스한 젖비린내 속에서 뭉클거리며 솟아오르던 슬픔을 생각했다. ............. 몸 깊은 곳에서 치솟는 울음을 이를 악물어 참았다. 밀려내려 갔던 울음은 다시 잇새로 새어나오려 했다. # 면은 죽고 아베는 살아서 내 앞에 묶여 있었다. 면의 죽음과 아베의 죽음을 되물려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 살려주자, 살게하자, 살아서 돌아가게 하자. 내 속에서 내가 아닌 내가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아베를 죽여서는 안 된다는 울음과 아베를 살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울음이 내 몸 속에서 양 쪽 다 울어지지 않았다. ........ 나는 아베를 베었다. 목숨을 가로지르며 건너가는 칼날에 산 것의 뜨겁고 뭉클한 진동이 전해졌다. 그의 아들이 전사하였을 때 그의 아픔이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듯 했다. 그도 아버지였기에 아들의 죽음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의 아픔이었을 것이다. 면과 같은 또래의 일본 포로를 보았을 때는 마치 아들을 보는 듯한 안타까움에 살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기까지 한다. 그의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슬프고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을 직접 보지 못하고, 자신이 지켜주어야 할 가족들을 잃은 그의 죄책감도 전해지는 듯 하였다. 하지만 나라를 지키기위해 몸을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는 그의 모습은 바로 영웅이었다. # 이 끝없는 전쟁은 결국은 무의미한 장난이며, 이 세계도 마침내 무의미한 곳인가. 내 몸의 깊은 곳에서, 아마도 내가 알 수 없는 뼛속의 심연에서, 징징징, 칼이 울어대는 울음이 들리는 듯 했다. 이 책에서는 전쟁의 실상을 객관적이면서 자세하게 서술해준다. 그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고, 전쟁이라는 윗대가리(너무 과격한가;;)의 놀음에 괴로워하는 하위층의 아픔은 나로하여금 점차 분노로 바뀌어 갔다. 이책에서는 전쟁을 처참하게 그려낸다. 전쟁이라는 살육의 현장에서 휴머니즘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었고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눈살이 찌뿌려지기도 하였다. 지금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종갈등과 이라크, 아프간 전쟁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행해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역사학자들은 지금의 전쟁을 어떻게 표현할까. 아마도 그 역사서들에는 우리가 읽어온 위인전처럼 승리자와 영웅들의 이름들로 가득 찰 것이다. # 나는 정치적 상징성과 군사를 바꿀 수는 없었다. 내가 가진 한움큼이 조선의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영웅이었다. 자신의 안위만을 바라는 임금과 그를 경게하는 온갖 관리들, 그리고 그의 목숨을 노리는 왜적들 사이에서 그는 나라를 지켜야했다. 왜적들의 만행에 모두가 정신없이 자기 살 궁리만 할 때에 그는 백성들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였고 살아남은 백성들을 위하여 밤낮으로 고뇌하고 슬퍼하였다. 그랬기에 그는 현재를 살아가는 후손들에게 위인으로 남아있고 영웅으로 치적받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소설이다. 객관적 역사서가 아니기에 이 책에 담긴 이순신의 모습은 허구일 것이다. 물론 객관적 자료들을 토대로 만들어낸 이야기일테지만 그의 심리상태를 지금의 우리가 어찌 짐작조차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갖게 된 것 같다. 영웅 이순신의 이면에는 인간 이순신이 있었고 그의 치적들 뒤에는 고통스러운 고뇌와 고민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는 걸 왜 지금까지는 인식하지 못하였을까. 김훈 작가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은 무(無)로 가득찬 세상에서 무(武)를 위해 싸우다 죽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이순신이란 명장이 어떻게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살아 있을 수 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인상깊은구절]
신의 몸이 아직 살아 있는 한 적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a******l 2006.10.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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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남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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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도 야음(閑山島夜吟) 水國秋光暮 수국추광모 警寒雁陳高 경한안진고 憂心轉輾夜 우심전전야 殘月照弓刀 잔월조궁도 한 바다에 가을빛 저물었는데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 달 창에 들어 칼을 비추네 나는 정치적 상징성과 나의 군사를 바꿀 수는 없었다. 내가 가진 한 웅큼이 조선의 전부였다. 나는 임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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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도 야음(閑山島夜吟) 水國秋光暮 수국추광모 警寒雁陳高 경한안진고 憂心轉輾夜 우심전전야 殘月照弓刀 잔월조궁도 한 바다에 가을빛 저물었는데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 달 창에 들어 칼을 비추네 나는 정치적 상징성과 나의 군사를 바꿀 수는 없었다. 내가 가진 한 웅큼이 조선의 전부였다. 나는 임금의 장난감을 바칠 수 없는 나 자신의 무력을 한탄했다. 나는 임금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함대를 움직이지는 않았다. 사실 나는 무인된자의 마지막 사치로서, 나의 생애에서 이기고 지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 나는 다만 무력할 수 있는 무인이기를 바랐다. 바다에서 나의 무(武)의 위치는 적의 위치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그러므로 나의 마지막 사치는 성립될 수 없었다. 바다에서, 나의 위치는 늘 적과 맞물려 돌아갔다. 나는 임금이 가여웠고, 임금이 무서웠다. 가여움과 무서움이 같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임금은 강한 신하의 힘으로 다른 강한 신하들을 죽여왔다. 나는 다시 붓을 들어 맨 마지막에 한 줄을 더 써넣었다. 나는 그 한 문장이 임금을 향한, 그리고 이 세상 전체를 겨누는 칼이기를 바랐다. 그 한 문장에 세상이 베어지기를 바랐다. .............. 신의 몸이 아직 살아 있는 한 적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 삼도수군통제사 신(臣) 이(李) 올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칼의노래] 중에서____ 얼마전 [칼의 노래] 속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그는 한 임금을 너무나 사랑한.. 조선을 너무나도 사랑한 남자였다. 또한 조선 백성이 왜의 포로가 되어 자신에게 덤벼온것을 자신의 무능함으로 인정할줄 아는 진정한 남자였다. 그의 칼은 언제나 울었다... 힘이 없음에 울었고.. 백성의 죽음에 울었으며... 자신의 무능에 울었다.. 수군이였기에... 육지에 자리잡은 왜를 몰아낼수 없어 울었다.. 그래서 그의 칼은 슬픈 노래를 부른다... 칼이 운다... 그 남자의 주먹이 분노에 흔들렸으리라... 충무공 이순신.. 그는 이제 이땅에 없지만.. 이 책을 통해 그를 생각한다....
h******7 2004.10.12.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