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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진품을 알아본다-마스카니 오페라 [친구 프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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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렐라 프레니와 루치아노 파바로티 <친구 프리츠> 녹음 장면피에트로 마스카니 (1863~1945) 1888년, 로마의 악보 출판상 손쫀뇨가 1막짜리 오페라 작곡의 현상 모집을 발표했다. 당시 25세의 마스카니는 시골의 음악교사로 재직중이었고 그의 음악원 시절부터 작곡중이었던 오페라 <글리에르모 라트클리프>의 작곡을 일시 중단하고 그 현상 모집에 응모하기로 하고 <카발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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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렐라 프레니와 루치아노 파바로티 <친구 프리츠> 녹음 장면

피에트로 마스카니 (1863~1945)

1888년, 로마의 악보 출판상 손쫀뇨가 1막짜리 오페라 작곡의 현상 모집을 발표했다. 당시 25세의 마스카니는 시골의 음악교사로 재직중이었고 그의 음악원 시절부터 작곡중이었던 오페라 <글리에르모 라트클리프>의 작곡을 일시 중단하고 그 현상 모집에 응모하기로 하고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착수했다. 작곡은 1890년 2월에 완성되었다. 심사 결과 일등에 입선하여, 무명 작곡가 마스카니의 이름은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요즘 미디어에 돌풍을 일으키며 우후죽순처럼 진행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많이 보인다. 대중음악은 물론 오페라, 연기를 비롯한 개성있는 탈렌트를 보여주는 다양한 아마추어들의 경합이 장단점을 드러내며 우리 눈과 귀를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괴롭게 하기도 한다. 19세기 이탈리아의 마스카니도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에 자신이 작곡한 오페라로 당당히 입선했고 전세계에 이름을 날렸다.
우리에게도 친근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의 비극적인 선율은 오페라 내용을 무시하고라도 우울한 분위기와 슬픔의 카타르시스를 통째로 느낄 수 있는 강점을 지닌 곡이다. 그런 마스카니의 또 다른 오페라 <L'amico Fritz / 친구 프리츠>는 피비린내 나는 전작과는 정반대로 알자스지방을 배경으로 하는 서정미 넘치는 목가적인 전원극이라 하겠다.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전작만큼 대성공을 거두지는 않았지만 연인들의 아리아 <버찌의 이중창>은 1891년 초연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곡이다. 


이탈리아의 피렌체가는 길에 만난 도시 모데나는 소프라노 미렐라 프레니의 고향이자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고향이다. 1935년 같은 해 두 사람은 모데나에서 태어났고 젖먹이시절 유모의 젖을 나눠 먹은 인연이 있으며 만투아의 스승 에토레 캄포갈리아니에게 같이 사사했다. 젊은 시절 프레니와 파바로티는 모데나에서 볼로냐로 기차여행을 하면서 그들이 꿈꾸는 무대위의 경력과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나누며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 

사실 미렐라 프레니는 파바로티보다 국제적인 명성을 먼저 누린 가수이다. 당시 결혼과 출산이 그녀의 앞길을 막는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니는 단숨에 세계적인 소프라노가 되었다. 그에 비해 당시 파바로티는 무명인데다 1966년까지 국제적인 녹음감각이나 경험이 미약한 상태였다. 그의 발전은 점차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파바로티가 조안 서덜랜드와 리처드 보닝이 지휘한 벨리니 오페라 <Beatrice in Tenda> 음반 녹음에 참여한 시기도 1966년이다. 

33세의 나이 파바로티는 기나긴 수련기간과 신이 부여한 아름다운 자신의 악기에 신중한 태도를 가졌지만 상대적으로 현실은 그에게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음반사들은 매사 이해력이 느렸고 같은 해 함부르크에서는 밀라노에서 영화로 기획된 베르디 <레퀴엠>에 참여한 무명의 가수 파바로티를 내세운 카라얀의 기사들은 권위적인 음악계에 비웃음을 샀다.

독일 음악집행부의 무지함은 급기야 마스카니 <친구 프리츠>의 캐스팅과 지휘자에 대한 무명성을 언급하고야 말았고 이는 경솔한 혹평에 지나지 않았음을 만방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이 무명이라고 일컬은 59세의 지휘자 지안안드레아 가바쩨니는 스칼라좌의 뮤직디렉터이자 이탈리아 베리즈모 음악학교의 전문가, 지휘자이며 마스카니를 포함한 수많은 19~20세기 오페라 작곡가들의 음악논문을 출간한 편집자였다. 1969년 LP 녹음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가바쩨니의 <친구 프리츠>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음반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오페라는 들어보면 아주 단순한 이야기구성에 비극도 아니라 편안한 음률이 귀에 거슬림이 없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초식남인 천상 독신주의자 주인공 프리츠가 결혼이란 모든 재난의 근원이라는 모토하에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고 사랑을 찾아가는 알콩달콩한 내용이다. 마스카니 생전에 이 오페라의 음악적인 면이 공격을 당할 때 프리츠의 난해한 매력을 평가절하하지 않았던 뮤지션은 바로 구스타프 말러였다. 1893년 1월, 당시 말러는 함부르크 오페라의 수석지휘자로 <친구 프리츠>를 함부르크 무대에 올려 갈채를 받았다. 천재는 진품을 알아보는 눈과 귀를 가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이다. 카라얀은 파바로티를, 말러는 마스카니를 ... 

그대로 방치하면 우리 곁에 오기도 전에 사라져 버릴 보석들이 주변에 널려있을지도 모른다. 

대중성과 유명세에 젖은 음악들은 알맹이가 빠져나가 맹맹한 느낌밖에 없을 때가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음악 자체를 즐기는 기분으로 들어보면 좋을 오페라이다. 



b*******e 2011.08.23. 신고 공감 8 댓글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