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이란 늘 내게 낯설고 의문투성이었다. 가끔 전시회를 가 보지만 흥미가 없었다. 모른다는 것이다. 어떤 책에서 수필가 김태길교수는 ‘수필은 그림과 같다’는 말을 하였다. 무겁지 않지만 간결하게 내면의 의식을 투영해 내야 한다는 주장이 기억난다. 한평생 살아가면서 내겐 어려운 암호와도 같았던 ‘그림’이란 것에 대해 이해하는 눈을 기르고 싶었다. 풀 한 포기에서 느껴지는 환희와 슬픔의 감정들이 그림에서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었다. 여러 차례 서점에서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던 책이었다. 결국 사 왔더니 이미 오래 전에 아내가 사서 읽었던 책이었다. 책장에 늘 자리를 잡고 있었으면서도 얼마나 무심했던지 미안했다. 절반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책 모서리에 별표를 하게 되었다. 참 깊이가 있는, 느끼는 것이 많았던 책이었다. 집에 있는 천여 권이 넘는 책 중에 별표를 했던 책은 불과 십여 권, 그 만큼 글이 좋았다... 작가는 말한다. “좋은 그림은 정신을 읽게 해준다”고. 옛그림은 그에게 生의 나침반이자 안내방송이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세상을, 결국은 자신의 실존을 헤아릴 수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불혹의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분명하다. 두 오빠의 간암사망, 친정엄마의 치매, 그에게 인생은 늘 꿈속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를 反芻하는 그의 글은 자연 관조적이고 영적이기까지 하다. 아마 이 책이 아니었다면 영원히 자신을 감추고 살았을지도 몰랐을 것 같았다. 그는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 들어가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자식이 되어 같이 울고 웃고 생활하였다. 얼마나 그림을 바라보고 대화하고 그 꿈을 꾸었으면 그가 그림 속에 들어가 인생의 喜悲를 성찰하고 투영하여 이야기로 흘러나왔을까.... 얼마나 깊은 의식을 흔들어 깨웠을까. 그림 한 점에 이토록 깊도록 자신을 깨닫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번민의 밤이 있었을까.... 책 속에 빠져 잠들지 않고 싶은 겨울 밤, 찬물에 세수하듯, 작가의 글이 근원을 흔들고 있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들 한다. 누구에게나 힘들었던 시절이 있다. 나 또한 그런 시절이 있었다. 청소년기의 집안의 경제적 몰락, 청년기의 어머니의 암사망, 한 때 가족의 보증을 섬으로 크게 절망했던 시절.... 참 운이 좋았다. 지혜로운 아내의 德이 있어 그 강을, 그 산을 넘어 설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감이 커갈 줄 알았다. 그러나 불안감이란 것은 어쩜 인간의 심장처럼 평생 함께 가야할 살아있는 유기체인지도 모른다. 살아가는 자세에 따라 일어서기도 잠들기도 하는 그런 생물체. 그러나 지나온 시절의 아픔과 비싼 수업료를 잊지 않는다. 그로 인해 더욱 강건해 졌으므로... 이 책을 읽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기를 기원했다. 세상 모든 만물이 자기의 위치에서 늘 행복하기를 기도했다.... 시간만 나면 책을 펼친다. 회사에서 대표를 모시는 일을 하고 있는 내게 많은 이들이 부러운 보직이라 한다. 편해보인다고 하고 여유가 있어 보인단다....... 글쎄.... 오늘도 꽤나 힘든 일이 있었다. 중간 역할이란 것이 참 난감하였고 하소연 할 때가 없었다... 그래서 책을 펼친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을 때, 너무나 지치고 힘들어도, 어떤 세상 이야기건, 자연이건, 그림이건 간에.... 늘 책은 내게 세상을 향한 지혜를 준다.... 슬플 때 조용히 다가와 등을 두드려 주었고, 기쁠 때는 먼 발치에서 미소를 보여 주었던 어머니같은 책.... 언제쯤, 어떻게 신세를 갚을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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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미술 에세이1탄이다. 작년에 '깊은 위로'(동양미술 에세이 3탄)를 먼저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또 다른 작품을 찾다가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에 시선이 갔다..
그림이 어떻게 말을 걸어올까....궁금하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그림과 사랑에 빠지는지....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면 정말로 그림이 내 마음에 들어오고 그 그림과 화가의 삶에 애정이 생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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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은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전준엽)'에서 본 그림이 몇 점 중복되어 있어서 책 읽기가 즐거워졌고 자꾸 보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그림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 뿌듯한 마음이 드는 책이다.
그림.....하면 나와는 거리가 너무 먼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다. 일단 모르니까 재미없고 그러다보니 관심 밖으로 밀려나서 아예 쳐다보지도 않게 되고...그랬었는데,
이제는 모르니까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차분차분하게 이야기로 풀어주는 그림 이야기는 또 다른 책읽기의 재미를 주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걸까.. 보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걸까.
작가의 평범한 일상이야기와 그림이 중첩되어 그림속 이야기가 현실로 튀어나오는 느낌이 든다.
특히 김득신의 '파적도'는 고양이가 병아리를 물고가자 새끼를 지키지 못한 어미닭이 난리가 났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병아리들은 도망가기 바쁜데 이를 지켜보는 영감님은 담뱃대로 고양이를 쫓아내려다 마루에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고...또한 이를 본 아낙의 표정은 무심하기까지 하다. 오로지 영감님이 다칠까봐 전전긍긍하는 표정이다.
한낮의 고요함을 깨뜨리는 하나의 사건에 이야기가 더해지니 재미있는 그림읽기가 가능하다.
그림 한점 한점에 이런 이야기가 깃들어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저처럼 그림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읽는다면 그 틀을 깰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비슷한 연령대 작가의 친근하고 소소한 일상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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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미술하면 난 연상되는게 고스톱이나 화선지에 이해하기 힘들게 대충그린 난초나 매화 그려 넣은 정도를 떠 올렸다. 그런데 서점 진열대에 놓여진.... 졸고 있는 새 한마리가 눈에 들어 왔다.(그 그림이 팔팔조도란 것을 나중에 알았지만..^^) 제목을 보고 머릿말을 다 읽을 때까지.... 난 작가가 과대망상증이나... 삶이 힘들어서 헛 것이 보이는 40대 아줌마라고 생각했었다.
"흠 누구랑 얘기하는 거지...???" "누가 편하단 거야..?"
그냥 읽었다...하지만 읽어 내려갈 수록 빠져드는 솔직함이 담긴 글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그리고 마음담긴 생각들.... 그 동안 느낄지 못했던 부분의 삶에 대해 다양한 사색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정한 순서를 두고 "남인화는 어떻고 쭉~~"하는 식의 글이 아니다. 어린시절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시간이다...
"오늘은 무슨 얘길 해주나....아 그래 옛날에 정선이란 화가가 있었어요....^^ " [인상깊은구절] 부부간의 사랑. 화려하지도,로맨틱하지도 않지만 서로에세 그림자처럼 익숫해질 정도로 편안하고 아늑한 부부간의 사랑. 일존통신사 수행 화원으로 갔을 때 인삼을 밀매하다 적발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던 김명국은 .결코 평탄하지 못한 인생으 살았던 그가 그나마 그림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부부간의 사랑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