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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생협을 별로 이용하지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생협을 찾게 될 때는 대부분 건강에 이상이 발생해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상황이 닥쳐왔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이 책 끄트머리에 나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과로와 스트레스, 운동부족, 흡연과 음주 등으로 몸이 망가져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지고 나서야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연히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기를 보면서 고민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초록마을이나 한살림 같은 곳을 찾는 횟수가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저는 한살림을 친환경 제품을 한 곳에 모아놓은 가격이 비싼 매장, 그래서 우리 집처럼 경제적으로 빠듯한 사람들은 자주 이용하기 쉽지 않은 곳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식 소비조합원에 가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아기가 먹을 것 중심으로 가끔씩 이용하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한마디로 취급하는 물품만 다를 뿐이지 돈만 내면 얼마든지 물건을 살 수 있는 동네 편의점과 크게 다르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살림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구입한 이 책을 읽으면서 저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생명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의 상생과 호혜의 관계를 일구어나간다는 한살림의 철학은 단순했지만, 그 울림은 너무나 크고 깊었고, 따뜻하고 풍요로웠습니다.
줄곧 도시에서만 나고 자라고 생활하느라 불혹의 나이에도 어느 계절에 무엇이 자라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저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이 땅의 유기농업을 지켜내기 위해 헌신해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지은이는 이 책 서문을 통해 "신앙생활을 하듯이 땅을 일구던 농부님들과 한살림운동의 숨은 실천가들, 그리고 착한 농산물들이 우리 밥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먼저 지갑을 열어 생산자들의 생활을 책임져온 선배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지은이가 왜 그런 헌사를 바쳤는지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만약 그분들의 노력과 관심이 없었더라면, 이 땅의 유기농업은 진작 자취를 감췄을 것입니다. 식량주권은 사라지고, 수천 년간 이어져온 소중한 농경문화도 역사의 뒤편으로 흘러가고 말았을 테지요.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구할 수 없는 불행한 시대를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유기농업에 대한 무관심과 거센 개방의 파도를 이겨내 온 한살림은 이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듯합니다.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돈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대기업의 파상공세, 대형할인점들과 별반 다를 게 없이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는 일부 생협들, 생산자의 입장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지은이의 마음이 이 책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을 이겨내고 우리나라의 유기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유기농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돈이 거대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유통회사 등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길러낸 사람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그이가 지속적으로 좋은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데 온전히 쓰"이는 구조가 더욱 튼튼히 뿌리내려야 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소비자가 어떤 농산품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조금 비싼 가격을 치르더라도, 소비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자연과 환경을 제 몸처럼 아끼며, 온갖 곡식과 가축들까지도 공생과 호혜의 정신으로 키워내는 농부님들의 수고를 생각하며 기꺼이 지갑을 열 때, 우리의 유기농업은 활짝 꽃 피워 날 것입니다.
이렇게 유기농업이 보편화되어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게 된다면, "가난하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은 식품을 먹어야 하는 비극"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저는 이 책을 읽는 도중에 한 살림의 정식 소비자 조합원으로 가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주문한 유기농산품들이 다음 주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우리 집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아내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 것은 물론입니다.
비록 한살림과의 인연의 시작은 미미했지만, 그 인연을 소중하게 키워나가는 것이 나와 우리 가족, 나아가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가치있는 투자라고 생각하며,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자주 이용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우리 농업과 먹을거리 등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넓혀나가고 싶습니다.
먼 훗날 아토피로 큰 고통을 겪었던 우리 아기가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해서 결혼을 하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한살림에서 보내주시는 귀한 농산품들을 변함없이 먹을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업주부의 따뜻한 눈빛으로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역사와 현주소, 한살림의 철학과 그 철학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을 소개해주시고, 기자출신답게 때로는 날카로운 시각으로 우리 식단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비판과 분노를 담아내고자 노력하신 이 책의 저자 김선미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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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과 수술을 하며 읽어 보았던 책입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의 이슈는 언제나 다음과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가족이 맛있게, 건강하게, 편하게 요리(혹은, 살림)를 할 수 있을까?" 저역시 결혼해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면서 언제나 위와 같은 질문에 충실히 답하며 살아 왔습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유기농 제품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엔 생산자와의 직접적인 거래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유기농? 무농약?" 그런 것들 다 거짓말이거나 돈많은 사람들의 자기 과시라고 여겼습니다. 또한 지구온난화, 환경파괴역시 나와는 거리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지구를 생각하고, 가족 건강을 생각하면서 어렴풋이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소개합니다.
소비자가 유기농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 생산자를 살리고, 유기농 생산자는 자연농법을 고수함으로서 지구 환경을 지킨다고, 우리의 관계는 이렇게 서로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말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와 떨어져, 하루 하루 반복되는 집안일에 다람쥐 체바퀴 돌듯 그렇게 살아가는 제게 이 책은 "가정 주부도 남을 위해, 사회를 위해, 국가를 위해, 세계를 위해, 대자연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지금 나의 장바구니는 세상을 지키는 나의 무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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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구하고 지구를 살리는 [살림의 밥상] -김선미 지음 / 동녘 - - 한살림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아이들이 자라고 한참 뒤였다. 내가 조금만 일찍 생협운동에 눈을 떴더라면 내 몸에 차고 넘치는 모유를 일부러 말리지 않고 더 먹였을 것이고, 수입 이유식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을 테고, 어떤 콩으로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 두유를 함부로 먹이지도 않았을 텐데.... 또 콩기름 식용유로 달달 볶아대던 기름진 요리들도 훨씬 덜 먹였을 것이다. 이런 늦은 후회가 지금 이 글을 쓰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 해월 최시형 선생님은 '밥은 우주의 젖'이라고 했다. '젖은 사람의 몸에서 나는 곡식이고 곡식은 천지에서 나는 젖'이다. 그래서 '부모가 아기를 잉태하는 것은 천지를 잉태하는 것이니, 사람이 어렸을 때 어머니의 젖을 빠는 것이 곧 천지의 젖을 먹는 것이고, 자라서 오곡을 먹는 것 또한 천지의 젖을 먹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런 밥상을 차리고 싶었다. 하늘과 땅의 숨과 결을 담은 우주의 밥상을 차리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오랜 직장생활 끝에 보란 듯이 사표를 쓰고 살림하는 자리로 돌아오면서, 만일 이런 꿈마저 없었다면 몹시 우울했을 것이다. ====================================== 살림의 밥상"의 살림은 '한살림'이라는 생협의 한 형태를 말하는 것이었나 보다. 제목과 첫 몇장을 보고 자연식에 대한 책으로 생각하고 빌려온 나로서는 약간 혼란스러웠다. 원하는 내용이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살아갈 방법과 그 행태를 적은 글이 읽는 동안 마음을 울렸다. 나도 제대로 된 농사를 짓는 귀향을 꿈꾼다. 우리집 식탁도 경기도 광주에서 내 마음대로 차몰고 들어가 신청했던, 결국 시부모님께서 해 나가셨던 그 첫해의 2구좌 20평 텃밭농사를 시작으로 많이도 바뀌어 왔다. 상추나 치커리 등의 쌈야채를 자급하다가 배추를 심고 무우를 심어서 김장 채소를 모두 재배하고 그 다음부터는 시부모님께서 고민을 해서 필요한 야채를 심으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약 40평 정도 되는 텃밭과 시작한지 몇년 안 되는 태평농법 과수원이 있다. 벌써 몇해째 김장 채소는 모두 농사지은 것을 쓰고, 쪽파며 파, 고구마, 감자에 이제는 시부모님 당뇨병 약에 쓰이는 야콘과 돼지감자까지. 모두 농사로 얻으시고 있다. 참으로 많은 변화이다. 아이들이 채소를 안 먹어 어쩔 수 없지만, 채소와 친한 어른들의 식생활은 반찬의 50% 정도는, 야채로 만드는 반찬의 80% 정도는 이제 텃밭 농산물로 교체가 되었다. 참 좋은 일이다. 식용유를 국산 현미유로 바꾸고, 두부를 국산콩 두부로 바꾸고, 국산 오리알태를 사서 콩나물도 직접 재배해 먹는다. 그래서 우리집 식탁에는 콩나물 나물 요리가 빠지지 않는다. 아이들 간식인 과자와 머핀을 만드는데 쓰이는 설탕을 제외하고 내가 차 마실 때 쓰는 설탕 정도만 소비하고 우리집의 단맛도 조청으로 바꾸고 있다. 아프면서 누리는 천수는 너무 힘들다. 건강하게 자신이 할 일들을 하면서 묵묵히 천수를 살다 가는 것이 행복이 아닐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