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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선의 얼음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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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흐른다. 절박한 순간이기 때문에 혼자일까. 혼자이기 때문에 절박한 것일까. 혼자라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해왔지만 이 순간, 나는, 몹시 외롭다. 나는 불시착한 것인가. 나와 공존할 수 없는 것들이 범람하는 세상에 대해 나는 공포를 느낀다. - 본문 229에서       * 주영선의 <얼음왕국> 자폐아를 가진 엄마이면서 보건진료소장인 나는 시골 노인들의 권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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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흐른다. 절박한 순간이기 때문에 혼자일까. 혼자이기 때문에 절박한 것일까.

혼자라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해왔지만 이 순간, 나는, 몹시 외롭다.

나는 불시착한 것인가. 나와 공존할 수 없는 것들이 범람하는 세상에 대해 나는 공포를 느낀다.

- 본문 229에서

 

 

 

*

주영선의 <얼음왕국>

자폐아를 가진 엄마이면서 보건진료소장인 나는 시골 노인들의 권력에 휘둘려 보건소를 떠나야 하는 인사발령을 받았다. 그들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리고 사회의 힘없는 소수자라는 이유로.

더이상 갈 곳이 없는 벼랑끝으로 끝으로 세상은 그녀를 밀어낸다.

이정도면 떨어지지 않겠어, 조롱과 왕따와 회유와 비웃음과 비난과 욕설과 폭력이 난무한다.

그래서 '얼음왕국'은 슬프고 우울한 책이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쓰리고 괴롭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좋다. 끝까지 독자의 마음을 들쑤시는 힘이 있다.

 

벼랑끝에서도 끝까지 그녀는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무너지지도 않는다.

한 개인이 거대한 사회와 권력에 맞서 싸우는 외롭고 지치는 일을 그녀는 끝까지 해낸다.

그녀는 아이를 지켜내야 하고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건 상처만 가득한 승리지만 승리라고도 할 수 없는 상처뿐인 승리지만 말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조롱하고 압박하고 비웃는 사람들 속에서

묵묵히 꿋꿋히 그리고 무엇보다 냉정하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또 다독이고 다독이며

한발 한발 나아간다.

 

친한 얼굴로 다가왔다가 상처를 주고 떠나는 사람들,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동시에 다른

손에 배신의 칼날을 쥔 사람들, 자신의 상처를 타인에게 쏟아내는 사람들, 이익에 따라

수시로 얼굴을 바꾸는 사람들, 권력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지는 사람들, 권력을 휘두르며

악다구니를 써대는 사람들,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그와 함께 엎어져 쓰러지는 사람들....

작가는 작정하고 세상과 사람살이의 악하고 더럽고 치사한 일면들을 그러모은 듯하다.

그만큼 절박하고 절박한 상황과 모습으로 주인공을 몰아넣는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고 우리 모두가 알고는 있었지만 아니라고 외면했던 모습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듯이 말이다.

허나 주인공은 그런 사람들 속에서도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감상으로 치닫지 않고 냉정하고도 차분하게 자신의 싸움을 해나간다.

울고 불고 고함을 치고 쓰러지지 않는 묵묵히 자신이 할 수 밖에 없는 일을 하는

그 모습에 외려 독자가 더 슬프고 더 아프다는 걸 다는 걸 작가는 알고 있는 듯 하다.

 

세상은 핑크빛도 아니고 회색빛도 아니다.

아름다움과 추함이 더러움과 깨끗함이 뒤엉킨 곳이다.

때로는 아름다움 속에 추함이 있고 추함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

최소한의 배려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얻어내기 위한 그녀의 이 싸움에는

그런 아픔과 슬픔의 눈물이 있다. 이 사회와 인생을 가로지르는 깊고도 큰 상처가 있다.

주영선의 <얼음왕국>. 작가의 다음작품이 기다려진다.

- 다락방서 허뭄

g*****6 2010.10.20.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얼음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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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형태의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리뷰는 지극히 저의 편견에 의해 쓰여질 것 같습니다. 어차피 리뷰라는 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주관적인 입장에서 쓰여지는 것이기는 해도, 남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안 읽었으면 모를까 다 읽은 마당에 제가 느낀 것과 다른 리뷰를 남길 수는 없는 터라 솔직하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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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형태의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리뷰는 지극히 저의 편견에 의해 쓰여질 것 같습니다. 어차피 리뷰라는 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주관적인 입장에서 쓰여지는 것이기는 해도, 남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안 읽었으면 모를까 다 읽은 마당에 제가 느낀 것과 다른 리뷰를 남길 수는 없는 터라 솔직하게 기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작가 님께 무슨 억하 심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므로 혹여 이 리뷰를 보시더라도 일개 개인의 의견 나부랭이라고 치부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좋지 않은 의견이다 보니 좀더 신중하게 쓰기는 하겠습니다. 물론 이제까지 혹평의 리뷰는 거의 그래왔습니만.

 

      그전에 일단 좋았던 점 하나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으흠, 일단 문장이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묘사라든가 표현이 마음에 든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번역문처럼 마무리를 ~것이다 로 끝낸 문장이 너무 많아 눈에 거슬릴 정도였으니 그리 좋은 문장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문장의 호흡이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가독성 좋은 문장이라는 것인데, 의식적으로 단문으로 끊어내지 않고도 문장의 리듬이나 호흡이 자연스레 연결되는 것이 아무래도 글솜씨는 조금 타고 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조금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있는 문장의 힘을 지닐 수 있으므로 아주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듯, 문장 마무리가 ~것이다의 행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다는 의미는 이 작품의 문장이 설명문 위주로 되어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묘사보다는 상황 설명이 지배적입니다. 게다가 주제의 무거움 때문에 주장의 정당성을 피력하려는 설명이 더 늘어져서 솔직히 이 작품은 소설이라 보기 어렵다는 게 저의 견해입니다. 이 작품의 형식은 오히려 수기에 가깝습니다. 작중 화자가 당한 현실의 부당함을 토로하기 위해 쓴 수기 같았습니다.

 

      사실, 이런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결함이야 아주 큰 문제라고까지 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소설이 아무리 미숙하다해도 미숙함 때문에 별 하나를 날렸던 기억은 없었으니까요. 이 작품의 심각한 문제는 작가의 좁은 시각이었습니다. 아직 사회 현상을 다룰만한 공력을 갖추신 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야기의 구조가 이렇습니다. 작중화자와 그의 가족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제가 있는 인물들이라는 겁니다. 모두 비겁하거나, 졸렬하거나, 의지 박약이거나, 현실타협적이라는 거지요.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남이 하면 스캔들이다, 라는 지극히 편협한 시각이 이 작품에는 아주 적확하게 들어맞습니다.

      오로지 주인공의 시각으로만 벌어지는 현상들을 서술하고 있는데요, 그 방식이 이렇습니다. 자기만 옳고 남은 그렇지 않다 하는 식이죠. 사건이 벌어진 원인과 결과를 전체적으로 두루 살펴 근본적인 형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게 아니라, 오로지 자신이 피해 입은 상황에 관해서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것에 관해 조직의 부당함, 사람들의 야합, 졸렬함, 비겁함, 결국 자신처럼 돈없고 빽없는 사람만 피해를 당하고, 그렇지 않기 위해선 역겨운 모임이라든가 알량한 아부 따위를 해야 하는데, 자신은 청렴결백하고 정의롭고 올바르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할 수는 없고 그래서 자기만 피해자가 되었다는 식으로 얘기를 풀어나가지요. 그러므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인물은 다 비겁하거나 졸렬하거나 부정직하거나 역겨운 존재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조직 자체가 그렇게 더럽게 구성되어있다고 얘길하고 있죠. 

      그런데 이 화자의 주장과 생각이 상당히 조목조목하고 논리정연하여 화자의 얘기만 들으면 그녀의 말이 천부당만부당 옳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저는 너무나도 이기적이고 편협한 작중화자의 모습에 작가의 시각마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글로만 배워서, 잘잘못을 따지는데는 용한 재주가 있으나 어째서 그런 일들이 벌어졌는가에 관한 깊은 통찰력은 전혀 없는 전형적인 경험 미숙의 인물상이었지요. 가령 이런 겁니다. 부부가 살다가 남편이 거꾸로 벗어놓은 양말을 보고 아내가 고함을 내지르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을 때, 아내가 소리친 내용은 이것입니다.

      그 따위로 처 벗어놓지 말라고.

      이럴 때 남편 쪽에서는 두가지 형태의 반응을 보일 수 있는데 첫째는 아내가 이 사소한 일로 저리 막말을 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해서 그 막말에는 화가 나지만 그래도 그 원인을 먼저 알려고 드는 경우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정상적인 대화로 묵은 감정을 다룰 수가 있습니다. 사람을 많이 상대해 본 경험이란 이런 배려를 토대로한 현명한 대처 능력을 이르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미숙한 사람이 보기에는 그것이 모두 야합이고, 아부고, 비겁한 타협이라고 보이겠지만 말이죠.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과 상황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겁니다. 비겁한 타협과 현명한 대처를 구별할 안목이 없는 거죠. 그런 건 책으로 배울 수 없으니까요.

      둘째로 오로지 그 말투, 뭐? 그 따위로 처 벗어? 하고 싸움이 시작되고 그 말투로만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기 시작하면 그런 사람과는 대화가 안 되는 것입니다. 그는 아내가 진정으로 왜 그랬나 따위는 살필 통찰력도 없거니와 오로지 양말 하나 잘못 벗은 표면적인 현상 때문에 그렇게 막말을 했다는 사실만을 두고 싸우려고 할테니까요. 무식한 여편네라고 치부하고 말겠죠. 이 작품의 주인공이 후자의 남편 같은 사람입니다. 물론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만 인물의 성격은 똑같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이 작품이 조금 다르게 읽힐 수 있는 이유는 주제의 연결고리가 다름 아닌 장애아에 관한 문제라는 것이지요. 쉽게 평가할 수 없는 소재인 것과 동시에 반드시 관심을 갖고 짚어야 할 사회적인 사안이기도 합니다. 자고로 복지국가란 손길이 닿지 않는 음지의 사람들이 얼마나 더 행복할 수 있는 형편을 만들어주느냐가 관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좋은 나라란 소외 받는 사람의 형편을 두루 살펴야 하는 게 옳습니다. 그건 두말할 나위 없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한사람이 그에 관해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해서 자신을 제외한 그 조직과 사회와 그에 관련한 모든 사람을 부족하고 모자라며 뜻없는 서민 나부랭이로 얘기를 몰아가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시각입니다. 이는 정의를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부당한 피해를 투덜거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며 실제로 여기 주인공은 피해망상자처럼 행동합니다. 아이도 자신의 아이만 생각하고 상황도 자신의 상황만 생각하지요. 그러면서 정작 그 원인은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남과 조직과 사회 탓으로 돌립니다.

 

      부패한 조직과 맞서는 조그만 힘의 정의에 관해 상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그리고 소외받는 어떤 음지의 삶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다면, 거론하고자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가지의 다양한 면과 전반적인 상황과 다각적인 시각과 인과 관계를 두루 살펴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추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인간이 주를 이루고 있는 사회를 책으로 익혀서는 그런 통찰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제가 왜 자꾸 책으로 사회를 익힌 사람이라는 얘기를 꺼내냐면 여기 주인공이 그런 느낌을 풍깁니다. 똑똑하나 경험이 부족한. 자기가 책으로 읽고 옳다고 믿는 내용에 어긋나는 것은 모두 잘못되었다고 믿는.

      이런 류의 문제는 오랜 경험과 원숙한 시각이 형성된 후에 보다 공정하고 냉정한 시각으로 다루어야 보다 설득력있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일정 수준의 공력이 있는 작가가 아니고서는 그저, 자기 입장에서의 불만만을 얘기하는, 그리하여 동종의 사람들에게서 동정의 표나 얻고 마는 형태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어쨌거나 저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 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짜증나는 캐릭터였고, 현실에서 흔해빠진 이기적인 인간형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정의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전달하는 캐릭터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던 것이지요.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욕한다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신이 당한 일은 너무 잘 따지는데 자신이 누구한테 피해를 입히는가는 전혀 모르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었으니까요. 하나의 문제적 현상을 왜곡되고 편협한 시각으로밖에 풀어낼 수밖에 없는 것은 분명 작가의 공력이 턱없이 부족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었고, 그나마도 소설로서 갖추었어야 할 장치조차 갖추지 못한 채,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에, 이런 일의 부당한 사람들의 모임에나 등장할 법한 경험담을 써놓은 것 같았으니까요. 단지 그것을 좀더 조리있게 얘기했달 뿐, 시각의 폭에 있어서는 다를 바가 전혀 없었습니다. 어떤 얘기를 해도 자기 식으로 바꿔듣고 오로지 피해자는 자신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아무 대화도 할 수 없듯이 말이죠. 주인공이 제가 경멸하는 부류의 인물이었기에 결국 제게는 이 작품이 최악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짜증이 났던 것은 결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b******k 2011.03.0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