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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보면 여성성보다는 남성성이 더 큰 것 같다.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고자 하는 점에서...'' 얼마 전 한 선배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왠지 쑥스러워져서 성취지향적인 여성들 얘기로 맥을 끊고 말았다. 그땐 나의 그런 성향이 자랑스러웠으니까...
하지만 한달도 채 안되서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았다고 믿고 싶었던 시간들이 사실은 현실도피였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혼란스러웠다. 내 독서목록을 보면서 ''아침형 인간'' 이며 ''내 안의 거인을 깨워라'' 등등 무척이나 바쁜 삶을 독촉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왜 남들이 하듯 성공이나 명예를 탐했을까. 겉으로는 ''자아실현을 위한 거야''라고 내 자신을 설득하곤 했지만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다. 내 욕심때문이란 걸 말이다. 남들이 알아주길 바래서 하는 행동들. 제일 혐오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외면적인 가치에 따르곤 했으니까.
한데, 어느 날 갑자기 한 가지 질문에 사로잡혔다.
''난 제대로 살고 있는건가? 내가 행복하긴 한거야?''
그 순간부터 안정을 찾고 싶어서 손에 잡히는대로 책을 읽어댔다. 멈추어가며, 생각하고 정리해가며...이 책은 날 진심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하게 만들었다. 한번으로는 부족하다. 이 책에 나오는 네 명의 이야기는 완전히 내 삶 속에서 찾은 모습들이었으니까. 읽고 또 읽으면서 날 용서하려고 노력했다. 날 ''정당화''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려고 애썼다. 물론 그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배려''라는 책에서 보면 인도자가 말씀하셨지. 안다는 걸로는 부족하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고, 실패를 거듭할지라도 처음 실패할 때의 자신과 열 번째 실패했을 때의 자신이 얼마나 다른지 알게 된다면 실패가 ''실패''가 아닐 거라고...
내가 바란 건 성공이 아니었다. 부수적으로 따라온다면 좋은 거겠지만 성공과 명예에 얽매여서 현재를 살지 못하게 된다면 그보다 불행한 것이 있을까?
그리고 미술치료전공서적에서는 깨달을 수 없는 진짜 소중한 것들을 느끼게 해준 박승숙 미술치료사께 정말 감사드린다. 미술치료사가 되겠다고 이론서들을 보면서도 정작 미술치료사로서의 내 모습을 다듬는 적극성을 보이지 못했었으니까...
이젠 서둘지 않을 작정이다. 노력을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게을러지겠다는 것도 아니다. 매 순간 느끼고 감탄하고 기뻐하면서 살아가려고 한다.
삶의 축복이란 삶에 대한 감수성의 깊이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를 것인데 여유가 없었던 나는 삶을 즐기는 척만 했지, 진짜 살아가지는 못했었으니 조금씩 훈련을 하려 한다. 그리고 내가 방향을 잃을 때마다 다시 펼쳐 날 다잡을 멘토로서의 책으로 삼아 책장에 소중히 꽂아놓았다. [인상깊은구절] ''삶은 그 자체로 불안정하므로, 불안정한 그 속에서 그 자체의 리듬을 타면서 그 속에서 즐기고 누리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삶속의 작은 기쁨, 그대로의 일상 속의 기적을 누리며 사는 것에 의문을 달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주어진 것을 어떻게 행할 것인가에 분명한 자기 의식과 의지를 가지고 고민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