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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처음에 눈에 띄는 것은 제목인「한 권으로 충분한 양자론」에서 바로 ‘한 권으로 충분한’이라는 구문이다. 과연 한 권으로 충분한 것일까? 이러한 의문과 함께 책의 뒤편을 살펴본다. 평소 책을 고를 때 뒷부분에 책을 사고 싶게끔 만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는 ... 과학책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들을 위한 국내 최초의 비주얼(Visual) 중심 양자론?!
비주얼 하니까 과학 잡지 <뉴턴Newton>이 생각난다. 양자론에 관심 좀 있다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하나 쯤 가지고 있을 법한데, 그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대충 넘겨봐도 정말로 비주얼이 가득하다. 뉴턴잡지 만큼 컬러풀한 것은 아니지만 이해를 위한 도표와 그림들, 그리고 인물화도 잘 그려져 있다. 이렇게 깔끔한 구성은 딱 보더라도 사고 싶게 만든다. 자, 감상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목차를 보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요한 세 부분을 알 수 있다. 1장은 양자론의 확률적 해석, 2장은 봄의 양자 퍼텐셜로 본 ‘이단의 양자론’, 마지막으로 3장에서는 ‘무한대의 해’의 난제를 해결한 파인먼의 재규격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일반교양서적이나 뉴턴을 거쳐 온 독자라면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해서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책에는 파동함수의 숨은 의미, 슈뢰딩거 고양이 패러독스에 대한 고찰, 그리고 현대적 전개까지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봄(David Bohm)의 이론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정통 양자역학은 코펜하겐 해석을 바탕으로 하여 봄의 이론은 다루지 않는다. 그것도 그럴 것이 봄의 이론은 실재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재론이란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 등이 지지하였던 입장으로서, 관측 여부에 관계없이 그 자리에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어, 보른, 하이젠베르크 등의 코펜하겐 학파의 입장에서는 실증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보았다. 이 두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런 예를 든다. ‘달을 보고 있지 않아도 달은 존재하는가?’ 실재론자들은 ‘당연히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실증론자들은 ‘관측하지 않아서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달처럼 큰 물체에는 실재론이 맞지만, 양자 크기로 들어가 보면 관측으로 상태가 바뀌게 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둘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봄이 등장한다. 벨의 부등식으로 인해 실재론자들이 패배한 것처럼 보였지만, 봄은 실재론을 이어갔다. 그는 양자역학에 변화를 주지 않고 실재론의 가능성을 입증하려고 했다. 봄의 학파에서는 양자를 입자와 파(양자 퍼텐셜)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해석한다. 이는 마치 양자의 바다를 서핑 하는 입자로 묘사한다. 이처럼 봄의 이론은 세상을 보는 해석이 다르다. 그러나 결국 코펜하겐 해석이든 봄의 이론이든 불확정성원리의 제약을 받으므로, 확률적 예측밖에 하지 못한다. 여기서 모든 것을 말하면 재미없으니, 나머지는 직접 확인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파인만의 재규격화 이론으로 ‘무한대의 해’의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였고 이 부분은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리고나서 양자론의 개념을 총정리하며 마무리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한 권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부록으로 양자론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엄선 도서를 따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책이 일본에서 발간되었기 때문에 일본 현지에 발간된 책들도 소개하였는데, 이 책들이 한국에 번역출판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최근(올해 7월)에 「전체와 접힌질서」라는 제목으로 봄이 지은 책이 발간되었다.)
일본에서는 과학이 하나의 문화로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에서도 이처럼 과학이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 잡아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눈이 좀 더 트여지기를 바라며,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책은 양자역학의 세계에 발을 들이려는 이들에게 충분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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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권으로 충분한 양자론 ] 양자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우리의 경험과, 논리적 사고, 상식이라 부르는 당연한 것들과도 상당히 다르다! 그러나, 이러한 양자론에 기반한 많은 성과들과, 양자론이 취급하고 있는 가장 작고 근원적인 대상들에 대한 중요성은, 양자론을 이해함이 없이는 우리 세계의 근원적인 것들을 이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비록 양자들의 행동이 우리의 상식과 충돌할지라도 그들에 대한 이해야말로 이 세계의 근원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물리학 사회에 있었던 자그마한 에피소드가 있다. 유명한 물리학자들간의 얘기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어느 천재적인 학생에 대한 얘기였다. 한 석학이 그 천재적인 학생이 지금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 지를 담당 교수에게 물었다. 그 담당 교수는 그 학생이 물리학을 그만두었다고 답했다. 놀란 석학은 담당 교수에게 그 뛰어난 학생이 왜 그만두었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담당 교수의 대답은 “슬프게도 그 학생은 양자역학을 이해하려고 들었지요~” 라고 한다. 양자의 움직임을 상식으로 이해하려고 드는 순간 우리는 많은 모순되어 보이는 현상에 직면한다. 그런데, 문제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 실재로 발생하는 현상이기에, 이 실재적인 관측이 양자에 대한 논리와 설명의 판단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상식이 관측과 충돌한다면, 수정하거나 버려야 할 것은 관측이 아니라, 상식인 것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한 양자론”은 양자론의 탄생부터 물리학사를 뜨겁게 달구었던, 여러 가지 문제와 논쟁들에 대해서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물리학을 공부했거나, 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좀더 쉽게 양자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파동함수와 이중슬릿 그리고, 관측에 의한 파동함수의 붕괴문제에 대해서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양자론의 출발 당시에 물리학계의 리더들간에 차이를 보였던 “실재론” 과 “실증론”의 논쟁과, 그것이 함축하고 있는 철학적인 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다루고 있고, 이들의 타당성을 검증하는데 사용됐던 논리와 실험인, EPR 파라독스와 슈테른 게를라흐의 실험, 벨의 부등식, 그리고 아스페의 실험까지 어려운 논의를 가급적 쉽게 풀어가고 있다. 전공서적들에서는 주류 해석인 코펜하겐 해석만을 다루고 있으나, 이 책에서는 비주류의 해석인 “양자 퍼텐셜”을 통해서 파동함수를 입자와 파동으로 분할하여 해석하는 방식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파인만의 다이그램과 재규격화 문제에 대해서도 취급하고 있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양자론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이 책을 통해서 양자에 대한 나름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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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양자론의 난제인 해석에 관해 ‘실재론’과 ‘실증론’의 관점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기술되어 있다. 특히 까다로운 벨의 부등식을 베르틀만 박사의 양말로 접근하는 것이 흥미롭다. 그러나 데이비드 봄이나 특히 재규격화와 같은 후반부 내용은 쉽지 않다. 솔직히 한 권으로 충분하다는 것은 과장일 것이다. 또 봄의 이론을 비교적 상세히 안내하면서 봄의 실재론이 양자론의 해석에서 왜 중요한지, 혹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고찰 부분도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론과 같이 어려운 이론을 간략하게 재구성할 줄 아는 저자의 재능과 역량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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