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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까지 완독하면서 가장 흥미 있게 읽은 것은 1편과 5편이었다. 1편을 읽을 때는 예전에 새소년에 연재될 때의 추억을 생각하면서 그리움을 안고 읽었으나 2~4편은 좀 지루한 면도 있었다. 재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용을 알고 있고, 거의 같은 패턴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주인공 최배달 씨가 격투기의 강자들을 만나고, 갖가지 어려움을 이기고 그들을 물리치는 과정이 반복되니 식상한 면도 있었다. 그러나 5편에서는 최배달 씨의 어린 시절의 삽화와 함께 그가 운동을 하게 된 계기가 감동적으로 실려 있다. 고우영 화백의 만화 중에서 가장 교육적인 부분이라고 할까?
일단 5편에 실린 일화들을 정리해 보겠다.
1) 최배달이 4살 때 누님과 함께 만주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매형네 집에 가면서 본 중국의 풍광과 겁장이였던 어린 시절의 일화들
2) 매형네 집의 인부인 이씨 아저씨에게 차력술을 배우게 된 과정과 그에게 배운 무도인이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한 일화들.
3) 최배달이 고향으로 돌아온 후 용두산에서의 수련과 일본으로 건너간 일화.
4) 행상 아주머니를 괴롭히는 불량배들을 혼내준 뒤 그들에게 쫓기면서 목숨의 소중함을 깨달은 일화
5) 일본의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를 마음의 스승으로 삼고 무술을 마음으로 하라는 교훈을 익힌 일화
6) 송도관의 후나고시 관장에 공수도를 배우고, 송도관 선배와 얽힌 일화들
7) 친구인 오오카를 괴롭히는 대학 유도부 주장을 응징한 일화
8) 유도의 명문 강도관에서 우라키라 5단에게 유도을 배우면서 태권(공수도)을 무시하는 그를 오히려 감화시킨 일화
9) 전쟁 직후 기후현에 있는 다카야마 산에서 극기 수련과 노승에게 격려를 받으면 교훈을 얻은 일화
10) 반공 활동으로 미군에게 체포되어 오키나와로 후송 도중 열찰에서 탈출하는 일화
11) 불량배에게 폭행을 당하는 처녀를 구해주면서 팔뚝에 상처를 입은 일화
12) 노년기에 접어 든 최배달에게 캐나다 토론토에서 쿵후 도장을 하는 중국인 미스터 임이 젊은 혈기를 믿고 도전했을 때 제압한 일화
13) 브라질의 전통 호신술 카포에라의 최고수 리오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뒤, 그의 딸을 산토스 종합병원에 입원시켜서 완쾌시키고 우정을 나누게 된 일화
14) 한국인의 혈통을 이어받은 아리아케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미우라 도장을 응징한 아리아케가 세상을 떠난 일화
아리아케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에서 이 만화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어찌 보면 좀 미진한 결말이다. 이렇다 할 극적인 장면도 없이 마무리가 되니 허망한 생각도 든다.
그러나 당연한 것이 이 책은 1970년대에 창작된 작품이고, 작품의 모델이 된 최배달(최영의/ 일본명 오야마 마츠다츠 大山倍達) 씨는 1994년에 타계한 분이다. 그의 생애에 대해서 두산백과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실전 가라테로 불리는 극진 가라테의 창시자로서 국제가라테연맹총재를 역임하였다. 일본의 가라테 10대 문파와 세계 무술인과의 격투기에서 모두 승리하였고 전일본 가라테선수권대회를 제패하였다. (* 출처 : 최영의 [崔永宜 ] | 네이버 백과사전)
즉, 그는 만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일본 가라테 10대 문파 및 세계 무술인과의 격투기에서 모두 승리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파이터였다. 최배달 씨의 생애는 이 만화가 창작되던 1970년대에는 현재진행형이었으므로 더 이상의 마무리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의 영웅이었던 최배달 씨의 생애를 역시 그 시절에 꿈을 키워주던 고우영 화백의 화폭으로 다시 대하니 감개무량하기만 했다. 이 만화는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도 읽힐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나의 생각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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