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0년대의 미국 경제 공황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세계 공황으로까지 번진 무시무시한 공황이었다. 대다수가 실업자가 되어 먹을 것과 일자리를 찾아 거리를 헤맸다. 이 책은 그 당시 상황에서 한 가족이 서부로 이주하는 과정을 그렸다. 극심한 가뭄으로 먼지만 풀풀 날리는 땅을 소작부치던 가족, 부자는 아니어도 그럭저럭 대가족이 똘똘 뭉쳐, 부지런을 떨던 천상 농부인 가족이었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치...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던 땅은 대지주인 은행으로 넘어가 트랙터가 집까지 갈아엎어버린다. 어디 가서 하소연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사람이래야 그 앞에 가서 엎드려 눈물도 흘리고 사정도 해보지. 은행이라는 기관은 사람이 바로 앞에서 둑어넘어가도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 고장 전체가 그런 지경이니, 어디서도 일거리라곤 없다. 하는 수 없이 한 가족, 두 가족 모두 서부로 떠나는 길로 들어선다. 서부에서 날아온 쪽지에는 목화를 따고 복숭아, 포도를 딸 일군들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부지런한 농군들답게 그들은 거저로 먹을 것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 일하겠다는 일념뿐이다. 그런 마음으로 서부로 떠나보지만, 미국을 조금씩 좀먹기 시작한 자본주의는 그들을 점점 더 나락으로 이끈다. 어디서나 벼랑 끝에 몰린 그 가난한 사람들을 사기치고 등치는 장사꾼들이고, 거짓말로 순진한 농부들을 속이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고난의 연속일 뿐이다. 1백 명이 필요한 일군 품삯을 내리려고 마치 5천명이 필요한 것처럼 광고를 한다. 일자리가 필요한 그들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그러니 점점 더 가난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빛이 나는 부분은 바로 사람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는 데 있다. 내가 먹을 것이 모자라는데도 더 없는 사람과 나누고 당장 아픈 사람들을 돕고... 그들의 이웃 사랑은 그렇게 빛이 난다. 게다가 모두의 노동자의 권리를 찾으려고 내 한 몸 희생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말 끝이다 싶게 점점 더 수렁으로 빠지는데도 그들은 용기를 잃지 않는다. 닥친 고난과 맞서 싸우고 자신이 가진 마지막 것까지 내놓는다. 아이를 사산하고 슬픔과 고통으로 둑음과 삶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가운데서도 로쟈산은 퉁퉁 불은 그 젖을 둑어가는 사람에게 내민다. 마치 그 안에 인간의 최후 희망이 담겨있다는 듯이... 어떻게 보면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이지만, 이런 작품을 보면 우리네 질곡의 역사와 그리 다르지 않다. 사람 사는 세상은 이렇게 저렇게 살아온 것이다. 그냥 고요한 강처럼 흐른 것이 아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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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제목 분노의 포도는 쥴리아 워드 하우의 시집 ('사람들의 영혼 속에는 분노의 포도가 가득했고 가지가 휠 정도로 조디일가는 점점 희망과 의지력을 상실해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