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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 작가의 동화는 처음 읽습니다. 그동안 여러 권의 에세이 그리고 시를 통해 정채봉 작가를 만났었습니다. 에세이도 쓰고, 시도 썼지만 무엇보다도 동화를 많이 쓰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읽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신호등 속의 제비집》은 신호등에 집을 짓고 사는 제비들을 배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신호등에 집을 짓는 제비들이 아슬아슬하게 보입니다. 어떻게 신호등에 제비집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요. 동화책 속의 사람들도 그 모습이 신기했던지 모두들 호기심 어린 눈길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혹시 감전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 제비집이 있는 신호등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순순히 따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제비는 그 집에서 새끼도 낳고 평화롭게 삽니다. 사람들의 배려와 관심 속에서 제비 가족은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제비보다 더 훈훈해진 건 사람들입니다. 제비집이 있는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제비 가족 덕분에 공통의 관심사가 생긴 것이지요. 그리고 제비 가족 덕분에 신호위반이나 사고가 발생하던 거리가 조용하고 깨끗하게 변했습니다. 모든 게 제비 가족 덕분입니다. 신호동에 집을 짓던 제비를 내쫓았다면 어땠을까요? 무심하게 앞만 보면서 가던 길을 재촉하는 사람들만이 그 거리를 메웠겠지요.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이 얼마나 쉬운지 그리고 함께 사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 수 있는 동화입니다. 이 동화를 읽은 후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제비를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옛날에 거리를 지날 때에 제비를 만나면 신나게, 자유롭게 비행하는 제비가 혹시 실수로 내게 부딪히는 건 아닌지 걱정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니 어이없게도 우스운 걱정이지만요. 그런데 옛날에는 자주 볼 수 있었던 제비가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습니다. 제비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신호등에 집을 짓는 제비는 보지 못하더라도, 우리 가까이에서 제비가 새끼를 키우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