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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도로시 세이어즈의 명 단편이자 1950년 EQMM에서 뽑은 단편 12편 가운데 한편이므로 추리 소설의 단편 가운데에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참고로 그 열 두 편을 보면 토마스 버크의 <오터모올씨의 손>, 에드거 앨런 포의 <도둑 맞은 편지>, 코넌 도일의 <붉은 머리 클럽>,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 <The Avenging Chance>, 로버트 바의 <건망증 있는 사람들>, 잭 푸트랠의 <13호 독방의 문제>, 체스터튼의 <보이지 않는 남자>, 맬빌 포스트의 <나보테의 포도원>, 앨도우스 헉슬리의 <The Gioconda Smile>, H. C. 베일리의 <The Yellow Slugs>, E. C. 벤틀리의 <The Genuine Tabard>, 그리고 이 작품이다. 영어로 쓴 작품은 아직 번역 작품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 출판되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선 표제가 된 작가의 가장 유명한 단편인 <의혹>은 이미 읽은 작품이어서 사실 실망했지만 이 작품을 빼놓고 작가의 단편집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우니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되었다. 약간 설명하자면 원제목이
이 작품의 주인공은 마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가정부를 의혹의 눈으로 감시하게 된다 하지만 결말은 참으로 놀랍다.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꾀꼬리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도로시 세이어즈가 창조한 귀족 탐정 피터 윔지 경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지만 그가 등장하지 않음을 아쉬워할 필요도 없는 대작이다. 그 다음 작가가 창조한 자칭 셜록 홈즈 이후 가장 뛰어난 탐정인 귀족 탐정 피터 윔지 경이 활약하는 단편 7편으로 위로 받기로 했다. 작품의 질보다 피터 윔지의 작품을 단편이나마 <나인 테일러스> 이후에 접할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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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에 추리소설이 소개되는 과정은 아무래도 일본 추리시장을 거쳐서 였던 거 같다.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셜록 홈즈 (런던의 셜록홈즈 박물관의 최대방문객은 일본인이다)와 존 딕슨 카 등의 류는 따라서 우리나라에 아동추리소설로도 나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잘 읽히는 소설은 계속 남았지만....한때 대학교 도서관에서 저 끝부터 저끝까지 다 읽어보리라 했었고 지금은 어디 갔는지 행방이 모연한 반 다인의 추리소설론도 카피해서 추리소설사에 나온 처음 이름부터 읽어보리라 했다. 도로시 세이어스의 원서는 무척 많았지만 번역서는 하나도 없었다. 다시봐도 일본애들이 좋아할 분위기는 별로 아니다. 셜록홈즈와 아가사 크리스티 사이에 끼어있지만, 셜록홈즈같이 기발한 해결능력이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아가사 크리스티 처럼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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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시 세이어스의 다른 책인 '나인 테일러스'는 정말 재미없었다. 아마 그 책이 재미없었던 책임의 90%는 이상한 번역과 잘못된 편집 탓으로 돌려야겠지만, 어쨌거나 재미가 없는 것은 재미가 없는 것. 읽는 내내 괴로웠다. 그리고 그 책에서는 도로시 세이어스가 창조한 피터 윔지 경의 활약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 '의혹'은 표제작인 단편과 윔지 경이 등장하는 여러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글들은 그렇게 뛰어나다는 느낌은 없지만 읽기 무난하고 무엇보다 '윔지 경'이라는 새로운 탐정을 만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의혹에 소개된 단편들은 대체적으로 약간 신비적이 분위기의 것이 많다. 사라진 살인현장이라거나 마법사 등의 등장하는 등의 단편이 그렇다. 누가 읽어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 이전에 이미 <나인 테일러스>라는 도로시 L. 세이어스의 작품을 접하긴 했지만 그 땐 전좌 명종술이라는 다소 어려운 소재때문에 약간은 어려운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지만.) 그래서 그녀의 또다른 작품인 <의혹>을 접하는 것을 왠지 꺼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엘러리 퀸 극찬!'이라는 말에 끌려 집어들게 되었고, 약간은 실망스러운 감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었다. 이 책은 표제작인 '의혹'으로 시작하여 귀족탐정 피터경이 등장하는 단편(중편)이 총 7편 수록되어 있다. 첫번째 작품인 '의혹'은 독살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집에 들어온 하녀에게 의혹을 품게 된다는 내용으로 요즘으로치면 반전이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결과는 추리소설을 좀 읽어본 독자라면 충분히 예상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의 그 장면을 왠지 영화로 만나봤더라면 어느 공포영화보다도 섬뜩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에 이어지는 피터 경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왠지 로알드 달의 단편들이 떠올랐었다. 일상적인 사건들에 뒤따르는 의외의 결말이 비슷한 느낌이었다랄까? 직업적인 탐정으로의 모습이 아니라 함께 술 한 잔 하면서 상대방이 겪은 기이한 이야기들을 듣고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려고 피터 경이 활동하는 모습들을 읽어가는 것은 꽤 흥미로웠다. 자신이 4차원의 세계에 빠져있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행동을 하며 돌아다닌다는 <거울의 영상>이나 아름다운 여성이 몇 년 만에 악마의 저주를 받은 듯 짐승같이 변해버린 모습에 얽힌 <마법사 피터 웜지 경>이나 어머니의 큰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위(胃)에 얽힌 이야기인 <도둑맞은 위>, 의외의 트릭이 숨겨져있었던(그래도 뭐 복잡한 건 아니었지만) <완전한 알리바이>, 한 기분나쁜 행동을 하는 조각가의 이야기를 담은 <구리손가락 사나이의 비참한 이야기>, 홀수 집이 없는 골목에서 13호의 살인을 목격한 <유령에 홀린 경찰관>, 마지막으로 중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두께감이 있는 <불화의 씨, 작은 마을의 멜로드라마>에 이르는 이야기들은 어렵지 않고 나름의 재미를 갖고 읽어갈 수 있었다. 인상깊게는 아니지만 피터 웜지 경만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 전반적으로 어떤 복잡한 트릭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읽는 감은 좋았던 책이었다. <도둑맞은 위>나 <유령에 홀린 경찰관>, <마법사 피터 윔지 경>과 같은 작품에서는 위트있는 이야기를, <구리손가락 사나이의 비참한 이야기>에서는 나름의 공포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 읽고 나니 그래도 첫 작품인 <의혹>과 마지막 작품인 <불화의 씨, 작은 마을의 멜로드라마>가 인상깊은 듯. 나처럼 <나인 테일러스>를 보고 다소 겁을 먹은 독자라면 좀 더 도로시 L. 세이어스와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