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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구성, 내용, 편집이 청아한 사박자로 맞아떨어지는 보기 드문 서적이라는 점에서 “한국출판시장의 고급화”를 앞당겼지만, 그런 좋은 책인 만큼 베스트셀러로 살아남기에는 어렵다는 점에서 여기가 한국이었지라고 퍼뜩 정신이 깨다가, 기왕지사 “좋은 책 내신 출판사이시니 일본이나 미국 등에 번역해보는게 어떻겠소”라는 허황된 제안을 하고 싶은 욕망이 오프더레코드 취재내용만큼이나 뜨겁게 솟구친다. 오랫동안 발효시킨 경험과 신중히 익혀온 견해 등을 활자화시킨 ‘기자’ 분들에게 감사해야할 일이지만, 흠잡기 어려운 짜임새 있는 구성과 분별 있는 필진 선정, 선비의 도포자락 같은 깨끗하고 운치 있는 편집 등으로 보자면 이런 좋은 책을 읽기해준 최고의 공로자는 역시 출판사 ‘부키’와 담당자 분이시라 본다. 화장실에서 술술 읽히는 책은 보통 관념에 치우치기 쉽고, 짜임새 있는 내용일수록 난이도가 높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화장실에서 큰일을 치르는 중에서도 부드럽게 읽혔거니와 ‘현장감’이 두드러진 보기 드문 걸작이었다. 출판사 담당자의 정성뿐만 아니라 천재적인 감각이 가히 돋보인다 하겠다. 이런 책감은 해외서적에서도 느끼기 어렵다.
웬만한 언론서적들, 특히 신문을 소재로 한 책들은 주로 ‘언론비평’만으로 끝까지 우려먹기 일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기사’에 목숨 건 기자들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통찰한다. 그 덕분에 물방울 하나에서 우주의 진리를 깨우친다는 각성 같은 희열을, 우리는 다각도로 조명된 기자들의 모습을 통해 모든 전문직업이란 결국 근본은 하나구나 하는 식으로 체감할 수 있게 된다. 기자라는 직업의 수명주기, 기자들이 겪는 ‘우아하지도 편리하지도’ 않은 전투, 항상 시간에 쫓기고 돈 계산하면서 인맥도 관리하고 폭탄주도 마시는 분주한 모습, 사회의 목탁이 되려하는 양심과 실제로는 출세하고 싶은 속세욕이 빚는 마찰 등… 사회의 언어를 책임지는 기자들 세계에 ‘야마’와 ‘킬’ 같은 일제 잔재용어와 가짜 영어가 난무하고, 반대로 우리말 지키는데에 자부심을 지켜 토씨 하나에 성깔부리는 말글의 장인이 눈을 부라린다. 월급쟁이로써 돈과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는 심정이 문장 곳곳에 묻어나는데, 그래도 “나는 기자다”라는 반 정도는 자조적인 숙명이 의외로 설득력을 발휘한다.
「4장 : 특종의 순간」에서 김녕만 기자의 광주민주항쟁 취재기, 박대호 기자의 노태우 비자금 발굴 특종기 - “자네도 아이가 컸고, 미래를 준비해야지”라는 회유를 받았다는 - 는 아무데에서나 들을 수 없는 아날로그 기자들의 체취 섞인 귀중한 경험담으로써 가히 백미이다. 여기 실린 기자들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보면 개성적이고 제각각이라, 조금만 비교해보면 서로가 모순되는 점들도 곳곳에 보인다. 예컨대 기자가 희망이 넘친다고 칭송하는 분, 반대로 시대가 지나면서 기자들이 예전보다 못하다고 지적하는 분. 전체적 내용의 질은 발군의 것이지만, 신문 기사를 읽는 마음가짐으로 확고한 주관에 따른 취사선택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아날로그 기자’와 ‘디지털 기자’의 범주를 나눠보았는데 역시나 현장에서 허둥대고 욕먹고 데스크에서 깐깐히 구는 ‘방망이 깎는 노인’ 같은 아날로그 기자들의 경험담이 좋았다. 프레시안 박인규 기자의 글도 좋았지만 사실 그는 ‘디지털의 껍질을 뒤집어쓴 아날로그’ 기자이며, 독립기자 실패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올린 정지환 기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런 아날로그 기자들의 경험담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좋았지만, 오마이 편집장인 정운현씨나 디지털 위성방송의 공희정 기자 등의 글은 너무나 도식적이고 식상했다. 부키의 편집자 분이 저지른 유일한 옥의 티는「7장 미래의 기자」를 이 두 사람의 원고로만 채운 것이 아닐까 ? 사회적으로 그다지 저명하지 않은 기자 분들의 글이 오히려 값진 반면, 유명세를 탄 기자 분들의 수필은 오히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본다. 진정한 기자는 오직 ‘기사’로 말할 뿐이지 ‘명성’을 탐하지 않기 때문일까 ?
언론고시 준비생들이면 당연히 읽겠고 (게다가 언론고시 응시힌트도 있으니) 신문에 관심 있는 분이면 종국에는 손을 대겠지만, 간만에 책다운 책을 읽어보겠다는 분들의 글요기감으로 영양가가 결코 부족하지 않으며 알맹이 없이 문체 다듬기에나 치우친 기름진 문학에 머릿속이 거북하신 분이면 뇌청소하는 셈치고 활명수로 삼아보시길 권해본다. 개인의 경험에 기초한 싱싱한 내용도 푸른 횟감이지만, 간결한 문장으로 정보를 압축해 전달하는 기자들의 청결한 문장전개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자 한 사람이 써놓은 책은 그 문체의 단조로움이 지겨워지기 마련이지만, 이 책 같은 경우 여러 기자들의 글들이 실린 만큼 ‘간결한 문장들도 쓰는 사람에 따라 개성이 가지가지구나’라는 묘미를 맛보기에 부족하지 않다.
책장을 펼칠 때에 ‘나도 한번 기자나 해볼까’라고 아른거리던 환영은, 책장을 덮을 무렵에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평생 노력해야하는구나’라는 시원한 현실로 뒤바뀌어있을 게다. 꼭 언론사에 소속되어 기자가 되지 않더라도, 일인 블로그가 활성화되어가고 “지식사회”로 이행해가면서 각 개인이 저널리즘적 소양을 갖춰야할 시대로 가고 있는 이상, 나르시시즘에 빠진 자칭 작가들의 글장난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 두드리면 열릴 미래를 준비하는 게 낫다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 「NEWS IS A VERB」 (PETE HAMILL)에서 처음 접한 생명력이 국내 서적에도 있는 걸 보면 한국 신문은 아직 죽지 않은 모양이다. 읽고난 뒤에는 원서가 최고라 여기던 ‘반강제적 출판 사대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상깊은구절] 2001년, 나는 '오마이뉴스 기자 만들기'를 수강한 적이 있다. 기자를 열망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지만, 대부분은 중앙 언론 매체에 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었고, 현직 기자는 나 혼자였다. 강의에 대해 뒤풀이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왜 기자가 되려는지에 대해 수강생들은 나름의 답을 찾고 있었다.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약자를 대변하는 기자가 되겠다는 사명감도 있겠지만, 기자가 갖는 사회적 특권에 대한 동경이 기자가 되고싶은 이유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수강생 모두가 부인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 |
| 거두절미하고, 언론인 그 중에서도 기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아라. 우리 신문사 후배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고등학교때부터 꽤 많은 기자를 다룬 책들, 신문을 다룬 책들을 읽어왔지만 이것만큼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기자의 체험담을 담은 책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당신 기자 맞아?'를 읽으면서 언론에 대해 짜증과 실망감이 들었고. '기자의 본성에 관한 보고'를 읽으면서 발자크가 살던 그 시대부터 언론은 이래왔구나.를 느꼇다면 '기자가 말하는 기자'는 기자로서의 꿈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를 해 준다. 몇 달전 100 분 토론에서 '언론개혁을 말하는가' 가 주제여서 집중하고 관심갖고 시청하였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전.현직 기자들은 하나같이 언론인의 바른 자세에 대해서 강조하고 앞으로 기자가 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이 사회의 차고 얼어붙고 소외된 곳을 어루만지는 일이 기자가 할 일이라고, 가장 먼저 도착해 맨 나중에 현장을 떠나라고, 수십 년 앞뒤를 조망할 수 있는 역사적 식견과 진실 탐구의노력을 기울이라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라고, 성실과 끈기와 겸허함을, 이 책은 기자의 자질로 강조한다. 특히 내 가슴을 후벼판 구절은 '당당하되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되 비굴하지 않다'였다. 24명의 기자들은 부러움의 대상임과 동시에 책을 통해 여러 조언을 퍼부어준다. 겉핥기식이 아닌, 그래도 그나마 조금은 더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기자가 말하는 기자' 이 책에서 기사작성법이라든지, 취재방법론을 배우려고 하지 말자. 그런 것을 배우고 싶다면 차라리 '미디어 문장과 취재 방법론'이나 '취재와 보도론'을 봐라.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싶을 때, 막연히 '기자'라는 꿈을 갖고 어떻게 다가가야 될지 망설여질 때. 이 책을 들쳐봐야 한다. 종종 내 앞이 막혀있다고 느낄 때, 혹은 답답함을 느낄 때, 아마도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보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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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기자인 동시에 사람이기도 하다.
기자들의 에피소드들이 흥미롭다.
기자가 말하는 기자
지방지 신문부터 방송기자, 통신기자까지 거의 모든 기자들의 직군을 망라하였으며
입사의 순간부터 특종의 순간까지 기자들의 삶의 발자취를 꼼꼼히도 기록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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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이런 책이 출간되었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이 앞선다. 10년전 기자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가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던 내가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비싼 구두 닳는 것이 아까워 가방에 싸가지고 다니고 대신 고무신을 신고 현장을 뛰어다녔다"는 식의 지사적, 희생적 언론인들의 모습을 담은 책 뿐이었다.
이책의 장점이라면 복잡한 뉴스 제작 시스템 곳곳에서 나름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자들의 업무 애환이 진솔하게 배어 있다는 점. 각 부서별로 고루 배치한 편집자의 기획력이 특히 눈길을 끈다. 도서관에서 '언론고시' 응시를 위해 도서관에서 두툼한 상식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기자 지망생들에게는 매우 유용할 듯 하다. 또, 매일 신문, 방송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일반인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꽤 눈에 띈다. [인상깊은구절] 기자는 거지보다 높지 않고 대통령보다 낮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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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흔히 언론의 꽃이라 칭한다. 우리가 새로운 뉴스를 접할 때 만나는 사람들이 기자이다 보니 최종적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전달자의 역할로서의 기자의 모습이 부각되어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일 것이다. 이 책은 부키의 직업시리즈 중에서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기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직업으로서의 기자에 대해 평소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에겐 구체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