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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고대 미술품 유통에 관한 불편한 진실
"불법 고대 미술품 유통에 관한 불편한 진실" 내용보기
1994년 이탈리아 멜피의 멜피박물관에서 벌어진 강도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들은 박물관이 소장한 고대 에트루리아 도기들을 훔쳐 달아났고, 이탈리아 문화재 전담 수사국은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 제보를 받고 뮌헨에 있는 골동품상의 집을 기습적으로 수색한 이탈리아 경찰은 어마어마한 양의 고대 미술품을 발견하고, 그와 함께 메디치를 비롯한 도굴꾼과 촘촘하게 얽힌 밀거래 조
"불법 고대 미술품 유통에 관한 불편한 진실" 내용보기

1994년 이탈리아 멜피의 멜피박물관에서 벌어진 강도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들은 박물관이 소장한 고대 에트루리아 도기들을 훔쳐 달아났고, 이탈리아 문화재 전담 수사국은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 제보를 받고 뮌헨에 있는 골동품상의 집을 기습적으로 수색한 이탈리아 경찰은 어마어마한 양의 고대 미술품을 발견하고, 그와 함께 메디치를 비롯한 도굴꾼과 촘촘하게 얽힌 밀거래 조직의 계보도를 손에 넣게 된다. 이어 스위스 제네비에 있는 메디치의 창고를 급습하고, 수천 점의 골동품을 발견한다.

 

피터 왓슨이 세실리아 토데스키니와 함께 쓴 『메디치의 음모』는 바로 그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저자들은 그 조직들을 쫓는 경찰과 검찰의 활약과 함께 그 범죄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도굴꾼에서 중개상, 그리고 컬렉터, 경매 회사, 부패한 미술관 등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그 동맹, 즉 커넥션은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복잡해지고, 더 교묘하면서 큰 조직이라는 것일 밝혀진다.

 

사실 제목의 메디치라는 이름은 그저 단순한 범죄자의 이름이 아니다. 바로 15세기 르네상스의 서막을 연 피렌체의 지배자가 바로 메디치였다. 메디치家는 그들의 부와 권력을 특히 문화와 예술을 후원하는 데 아끼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20세기 메디치(자코모 메디치)는 그 문화 예술의 후원자가 아니라(스스로는 그렇게 자처했지만) 고전 미술품들을 파괴하는 도굴 조직의 중심 인물로 등장한다. 역사의 아이러니 같기도 한데, 피터 왓슨이 제목에 굳이 메디치라는 이름을 쓴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여겨진다.

 

저자들이 이탈리아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정을 쫓으며 파헤치고 있는 도굴 미술품의 유통 경로는 그 규모나 교묘한 수법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도굴꾼들이나 부패한 중개인들이야 원래 그런 인간들이라고 보면 그만이지만(그렇다고 그들의 범죄가 감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들과 결탁하여 자신들의 욕망을 채운 소더비와 같은 세계 최대의 경매 회사, 게티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같은 세계적인 미술관,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유명한 컬렉터들은 더욱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도굴 미술품들의 유통에 이런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저자들의 비판이 공감 가는 것도 그 커넥션에서의 그들의 역할을 보면 당연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고대 미술품들의 도굴과 유통을 파헤치고, 그들을 찾아내 단죄하는 경찰과 검찰의 활약을 마치 소설처럼 극적이게 쓴 것이 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미덕이다. 하지만 복잡한 조직의 계보는 계속 미궁처럼 여겨지고(그게 그들 조직의 특성이기도 하다), 미술품에 대한 그저 글뿐인 설명은 아쉽기만 하다(그림으로 이해를 돕고 보는 맛까지 주는 노아 차니의 『위작의 기술』과 비교해서 더욱 그렇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2017.10.03. 신고 공감 2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