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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된 지 20년이 되었다는 것, 이 책을 내가 샀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읽지 못하고 절판되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무척 섭섭했을 것 같다.
20년 전에 나온 책이니, 내용은 그보다 더 전의 상황을 말하고 있는 것일 테다. 1990년대의 책이 있는 풍경이라니, 얼마나 고즈넉했던지. 지금과 다른 모습도 있고 지금이나 그때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습도 있고 그게 또 안타깝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책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가나 보다. 책을 만들면서 책을 쓰기도 하고, 또 팔기도 하고. 책이라는 상품이 단순히 돈만 벌면 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고 나름의 가치를 갖고 있는 문화예술품이기도 한 것이어서 잘 팔리는 책을 만들면 모두에게 좋겠지만 안 팔릴 것을 짐작하면서도 꾸역꾸역 사명감으로 책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좋은 책과 잘 팔리는 책의 경계, 좋은 책이라면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 있어야 할 텐데.
작가가 젊을 때 쓴 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문체에서도 젊은 인상을 준다. 한 편 한 편의 글도 짧은 편이다. 지금의 내 처지에서는 쓰일 것 같지 않지만 '책'과 관련된 1990년대의 자료를 모으고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책으로 보인다. 낯익은 이름을 보면서 꽤 반갑기도 했는데 몇 분은 이미 이 세상에 계시지 않아 그만큼의 시간의 흐름을 확인하게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책을 만나러 가는 길에 게으르지 않은 것만큼은 다행스럽고 또 고마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