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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목을 정하기보다 어떻게 책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를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거의 제목을 먼저 생각한다. 제목을 정하면 어떻게 써나갈지 조금 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 쓴 제목을 바꿀 때도 아주 가끔 있다. 제목과 내용이 너무 맞지 않을 때. 이번 제목이 별로여서 이런 말을 했다. 제목을 잘 짓지 못한 게 이번만은 아니구나. 비슷한 제목을 쓴 적도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이나 이렇게 쓰는 글이든 제목은 중요하다(하지만 나는 제목 안 써도 되는 게 좋다). 제목으로 글 내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기도 하니까. 하지만 제목과 아주 상관없는 글도 있다. 제목은 좋은데 내용이 별로인 것도 있고, 제목은 별로지만 내용이 좋은 것도 있다. 제목과 내용이 잘 들어맞는 것도 있다. 이게 가장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제목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것은 주제다. 나는 제목에 주제도 넣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다. 이것은 조금 주제넘은 생각인가. 소설과 같은 이야기는 제목에 주제까지 넣기는 어렵다. 소설은 긴 제목보다 짧은 게 훨씬 눈에 띄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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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시리즈물은 순서대로 읽어 주어야 할 것 같은 강박 관념도 있었지만, 핏빛하트의 강렬함이 뇌리에 박히어 이 책의 표지를 접하고 난후, 콘웰의 다른책을 읽을수가 없었다. 물론, 순서는 아무 상관 없지만 말이다. 소설가의 죽음은 콘웰의 첫작품 법의관 이후 두번째로 쓴 작품인데, 법의관은 소설계의 생소한 소재로, 법의국의 시체안치소를 독자에게 알리기 위해 전문용어와 함께 조금은 이야기의 전개가 어려울수도 있었던 소설인 반면, 두번째 작품인 소설가의 죽음은 그러한 짐을 벗어버리고 오로지 사건과 내용을 중점적으로 서술해 나가다 보니 훨씬 가볍게 다가와서 몰입도 최상의 기분으로 흥미롭게 읽었던것 같다. 콘웰, 그녀의 어린시절은 불우했다고 한다. 변호사였던 아버지가 여비서와 새가정을 꾸리며 삼남매를 버리고 떠나버리자 어머니도 병을 앓게 되고, 콘웰은 한동안 다른집에 맡겨져서 인간답지 않은 대접을 받으며 보낸 어린시절. 그 시절의 분노의 상처와 응어리들이 작가역량의 원동력이 조금이나마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소설은 한 여류 작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베릴 매디슨이란 작가는 어린시절 문학지망생이었다. 베릴은 불행한 가정을 벗어나기 위해 퓰리처상 수장작가인 소설가 캐리하퍼의 집으로 들어가 살게된다. 15-6세의 나이부터 하퍼의 집에서 생활하던 베릴이 독립후, 의문의 범인에게 지독한 협박과 괴전화를 받으며 죽음에 몰리다가 30대 초반의 나이에 살해를 당한다. 그녀가 죽기전 쓰고 있었다던 자서전 형태의 원고를 둘러싸고, 살해의 동기가 여러갈래로 나뉘게 된다. 하퍼의 집에서 생활하던 어린시절의 내용과 베릴, 캐리하퍼의 일거수 일투족을 담은듯한 그녀의 마지막 원고(퓰리처 상 수상 작가가 베릴을 범했고, 그녀는 책을 통해 그 비밀을 털어놓으려 했소-190쪽)를 없애려는 하퍼와 그 원고로 한몫 챙기려는 베릴의 변호사 등이 베릴을 살해한 범인인듯 하다가, 캐리하퍼의 죽음과 함께 전혀 새로운 제3의 인물을 등장 시킴으로서 뒤통수를 한방 얻어 맞은듯한 기분과 함께 새로운 추리를 하게 만든다. 법의관에서와 마찬가지로 콘웰의 책은 항상 주인공인 스카페타에게 위험이 닥친다는 거다. 시체를 부검함으로서 사건을 역추적하던 스카페타는 베릴에게서 연민의정 이랄까? 그러한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영역보다 많은걸 파헤쳐 나가게 되면서, 베릴과 똑같은 협박괴전화를 받게 된다.
살인 사건을 다루다 보면 가끔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그 끝이 보이면 가야 한다. 운이 좋을때면, 길을 따라가다가 큰길을 만나기도 한다. 9년 전에 죽은 심리치료사가 어떻게 배릴 매디슨과 캐리 하퍼의 살인범과 연관이 있을까? 그러나 나는 무언가를 느꼈다. 무언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324쪽)
소설속의 법의국장 스카페타는 FBI와 CIA등 여러 수사 기관을 넘나들면서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그러나 스카페타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니다. 콘웰은 인간 내부에 있는 가장 잔인하고 추악한 면을 캐내면서, 그것이 과연 어디에서 왔는지 깊이 있게 추적해 나간다. -역자-
콘웰의 책은 너무 잘 짜여져 있다. 실제 법의국에서 근무한 경력이 그녀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한 작품을 쓰기위해 수많은 리서치를 한다고 한다. 글을 쓰는 시간보다 글을 쓰기 위한 리서치를 하는 시간을 더 많이 소요한다고 하니, 한작품을 쓰기위해 그녀가 들이는 노력과 비용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뒷부분 역자의 글을 먼저읽고 이 책을 읽었다. 콘웰의 글 한자한자가 허투루 보이지 않았다. 안젤리나 졸리가 스카페타로 분한 영화를 준비중이라고 하니, 두손모아 그녀의 영화를 기다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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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릴 매디슨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후 이 사건과 관련하여 베릴까지 다섯 명이 죽었다. 베릴의 사건 이후 스카페타 박사에겐 베릴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보다 베릴이 생전에 썼던 원고의 행방을 찾아내는 것이 더 시급하다. 스카페타 박사는 스파라치노로 인해 자신의 입지마저 위태로워졌고 베릴을 죽인 범인의 위협이 아니었다면 이 소설은 살인사건이 아닌 법정 싸움을 그린 소설로 바뀌었을 것이다. 대체 베릴이 쓴 원고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져 있기에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
옛 연인 마크의 등장은 스카페타 박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스파라치노의 위험에서 그녀를 지켜내겠다는 마음이 보이기는 하지만 세상은 마크를 믿지 못할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스카페타 박사가 그를 향한 사랑과 그를 믿지 말아야 한다는 감정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범인이 베릴의 집에 남겨 놓은 증거물을 분석한 결과 살인범이 비행기 납치법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스카페타 박사뿐 아니라 독자들까지도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에 이르면 이렇게 언급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지만 살인 사건이 거대하게 커지는 느낌은 나뿐 아니라 다른 독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 뿐이다. 거기다 사건이 의외의 장소에서 실마리가 풀어지게 되는데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사람에 의해 결말까지 이르게 되는 것 역시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아, 방금 깨닫게 된 사실인데 나는 지금까지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와 스카페타 시리즈를 비교하고 있었나 보다. 철처하게 증거만을 믿으며 증거만으로 범인을 밝혀내는 링컨 라임과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박사는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시리즈들을 읽는 동안은 계속 혼란스러운 상태에 놓이게 될 듯 하다. 두 시리즈를 번갈아가며 읽었더니 두 세상의 경계선이 어디인지 자꾸만 헷갈린다. 아직 두 시리즈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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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있고 흥미진진한 내용의 스카페타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