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톨킨 사후 최초로 나온 평전이다. 저자가 직접 톨킨 생전에 그와의 인터뷰도 가졌었고, 유족들의 증언과 협조로 그에 관한 풍부한 일화들을 그려낼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의 최대의 장점인 것 같다. 그에 관한 전기를 읽기 전까지 나는 톨킨은 갠달프같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책 표지에도 깔려있는, 파이프를 물고 있는 말년의 그의 사진 때문이었나 보다. 톨킨의 인터뷰 필름을 보고 그의 말투를 연기에 참조했다는 이안 맥캘런의 말도 내가 그런 이미지를 가지게 된 데 일조를 했고... 그러나, 톨킨은 마법사같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빌보나 프로도같은 호빗에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 자신도 실제로 "나도 또한 호빗"이라고 말했었다고 한다. (호비튼은 그와 그의 외가쪽 조상들이 살아왔던 영국 중서부 시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대단히 놀라웠던 점은 톨킨 자신은 참 평범한 사람이었고 그의 삶 또한 말년의 책의 성공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그냥 '중산층'의 삶이었다는 점이다. 10대 초반에 부모님을 모두 잃고 친척과 후견신부의 후원으로 학업을 마쳤다는 정도가 좀 다르다면 다르달까... 톨킨이 <반지의 제왕="">을 돈 때문에 썼다고 폄하하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다면, 작가들은 다 죽어야겠군..) 사실 그는 항상 쪼들렸다. 옥스퍼드 교수직은 생각만큼 월급이 많지 않았고 아이는 네 명이나 되었다. 그 때문에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시험지 채점 부업을 계속 해야했다. 그런 삶 속에서 어떻게 '중간계'와 같은 놀라운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었는지 내게는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오랫동안 생각해 봤는데, 그는 일종의 '오타쿠'였던 것 같다. 학교와 집을 오가며 하루종일 빡빡한 일과를 보내야 했던 그에게 <반지의 제왕="">의 세계는 일종의 마음의 위안을 주는 도피처였다고. 그 자신이 최초의 '중간계' 매니아였던 것이다. (그는 항상 '중간계'를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인 것처럼 말했다.) 이 책을 덮으면서 그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평범한 삶이었지만 행복한 삶이었을 것 같았다. 그의 '중간계'가 세상의 인정을 받아서 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열심히 살아온 삶이었기 때문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책상태의 문제다. 왠 오탈자가 그리도 많은지...심지어 주어가 뒤바뀌어서 책을 읽다 내용을 놓고 한참을 헤맨 적도 있었다. 이런 건 번역 이전 문제이고 아주 기본적인 문제이다. 이런 책을 보면, 출판사와 역자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상하게 번역서에 이런 책이 많다.) 제발이지 책을 낼 때는 교정 좀 제대로 보고 냈으면 소원이 없겠다.반지의>반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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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의 작품들을 만나기 전에
* 태어나고 자라고 여기저기 배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밥을 먹고 결혼을 하고 사계절을 몇 번이고 몇 십 번이고 지나고 강의를 하고 걸어다니고 .. 그랬던 한 사람의 삶을 이렇게 단 '한 권'으로 압축된 책으로 읽고 나니 뭐랄까 기분이 무척 묘하다. 인생무상이 느껴진달까 .. 뭔가 참 묘하다. 인생의 허무함을 전해주는 류의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편이라 이런 기분을 준 이 책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달까 그랬다.
여튼 반지의 제왕 뒤에 있는 작가의 일생이 궁금하고 작품의 집필,출판 배경 등이 궁금한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후회없으실 듯하다.
* 다만 루이스와의 대화나 편지의 말투를 '~했습니다.' '~했어요.'로 번역한 것은 무지 아쉽다. '~하게.' '~했겠지.' 같은 말투가 훨씬 적절한 것은 아니었을까? 영 어색한 느낌이다.
*p338 "나는 진정으로 어떤 표현으로든 알레고리를 싫어한다. 어른이 된 후로 언제나 그래왔고 그런 흔적에 상당히 민감한 주의를 기울여왔다 .나는 사실이건 꾸며냈건 간에 독자들의 생각과 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 역사를 더 좋아한다. 내 생각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레고리'와 '적용성'을 혼동하는 것 같다. 그러나 후자는 독자의 자유 속에 존재하지만 전자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지배되는 것이다."
(그래두 여전히 반지의 제왕은 훌륭한 한 편의 알레고리가 아니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두..)
*p366 톨킨 역시 이 작품(반지의 제왕)이 완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스탠리 언윈에게 편지를 썼다. "이것은 내 삶의 피로써 쓴 것입니다. 묽든 진하든 내 피로 쓴 것이기에 내게는 최고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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