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동시 숙제를 하려면 원고지 앞에서 밤늦게까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한 줄도 못 썼던 부끄러운 시절이 있었는데, 우연히 조선일보에 게재된 신간 소개를 보고 이 책을 서점에서 구입하여 읽어보면서 `시'란 참 쉽고 친근한 양식 글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우선 시의 소재를 우리 주변에서 그다지 어렵지않게 찾을 수있다는 데 놀랐고, 알고 읽으면 이렇게 재미있구나 하는 점에 또 놀랐습니다. 그 동안 아이들에게 동시를 많이 읽히고 싶었지만 어렵다는 선입견이 컸었고, 해설이 있더라도 읽으면 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시가 말을="" 걸어요="">라는 이 책은 제목부터 친근감이 느꼈고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자상함과 따뜻함이 잘 배어 있어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특히 시를 모르는 문외한인 저 같은 엄마 입장에서는 전문가의 눈으로 선별된 좋은 노래들이여서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삽화도 상상력을 키우주기에 좋은 그림들이여서 더욱 애착이 갑니다.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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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끝별 님이 엄선한 우리 동시와 소개글을 엮은 이 책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겁고 재치가 번뜩이는 시편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시를 읽지도, 시집을 사지도 않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시인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해마다 수천~ 수만편 그 이상의 시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하지요.
인터넷과 게임, 방과후 학교, 학원에 지치고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동시집은 값지고 반갑습니다. 조선시대의 김시습 시인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김소월, 박목월 시인, 엄기원, 윤석중, 미국의 롱펠로 시인까지 시대와 장소와 세대를 아우르는 보석 같은 동시들이 작가의 소개글과 함께 실려 있어 이해가 쉽습니다.
동시마다 생기 넘치고 따뜻한 사석원 님의 그림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시 속에 깃든 상상력을 맘껏 펼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시집에서 인상적인 몇 편을 소개해 볼께요. 노원호 님의 '행복한 일'이라는 동시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텃밭의 상추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참으로 행복하다. 어머니는 늘 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시는 누군가의 마음문을 열고 들어가서 그 안에 깃든 생명력을 엿보고 생각을 나누고 다시 내 마음문을 열어 소통하는 일입니다. 시 읽기는 그러한 개인들의 마음과 마음을 서로 하나로 묶어주지요. 그래서 시인은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했겠지요.
김숙분 님의 '못'이라는 시는 많은 울림을 줍니다.
"못은 망치에 얻어 맞는다. 고통을 이겨 내며 벽에 조금씩 박힌다. 그때 비로소 못은 힘을 갖는다. 무거운 액자와 시계를 거뜬히 든다."
이 시를 보면 세상에는 진정한 강자는 없어 보입니다. 고통을 당하면서 그 고통을 이겨 낸 못은 이 세상의 '무거운' 많은 것들을 거뜬히 들 수 있는 강자가 되니까요. 사람은 다 누구나 자신만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지요. 그리고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기면 주저앉아 울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하면서요. 그런데 이 '못'이라는 시를 보니 모든 고통에는 뜻이 있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시를 천천히 읽다 보면 개개인이 가진 '못'이 들 수 있는 무게가 만들어지겠지요.
마지막으로 한 편만 더 소개할께요. 박목월 님의 '찻숟갈'이라는 시를 보면 풍경이 그려져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손님이 오시면 차를 낸다 찻잔 옆에 따라 나오는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손님이 오시면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내 옆에 앉아 있어"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 나는 대답도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했다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저는 이 시를 읽고 찻잔 옆에 있는 '쬐그만 귀연 찻숟갈'이 떠올라 작게 웃었습니다. 반복되는 이 시행이 시를 맛깔스럽게 하고 있네요. 호통을 치는 아버지가 아니라 자식을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니 따뜻해지네요.
정끝별 시인은 시 뿐만 아니라 좋은 동시를 추려 내는 안목도 가지고 있네요. 제 옆에 잠들어 있는 아이에게도 이 동시를 매일 한 편씩 읽어 줄 생각입니다. 여기저기 피어나는 아름다운 봄꽃들처럼 생명력이 가득한 동시집입니다. 천천히 한 편씩 읽으며 이 봄을 맞으시는 건 어떤가요? 저는 이 동시를 읽는 당신의 마음이 벌써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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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고 하면, 너무나 함축적인 글들이기에 어린아이들이 보기에 어렵지 않을 까하는 선입관이 있었다. '시가 말을 걸어요'라는 책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보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어휘와 친숙한 소재로 비교적 시를 알게 하는 책으로 좋은 듯하다. 특별히 삽화가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서 그림만으로도 소장하기에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