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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어깨로 운다/이재무]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슬픔은 어깨로 운다/이재무]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내용보기
빗소리에 젖는다 비에서 소리만을 따로 떼어내 바가지에 담고 양동이에 담고 욕조에 가득 채운다 소리를 퍼 올려 손을 닦고 발을 닦고 마음을 닦는다 소리를 방 안에 가득 깔아놓고 첨벙첨벙 걸어 다닌다 소리의 줄길들을 세워 움막한 채 짓는다 - <빗소리> 오늘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써볼까 해. 시집을 다 읽고 쓰는 방식이 아니라, 몇 군데 펼쳐서 마음에 들면 그 구절을 올려보면서
"[슬픔은 어깨로 운다/이재무]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내용보기

빗소리에 젖는다 비에서 소리만을 따로 떼어내 바가지에 담고 양동이에 담고 욕조에 가득 채운다 소리를 퍼 올려 손을 닦고 발을 닦고 마음을 닦는다 소리를 방 안에 가득 깔아놓고 첨벙첨벙 걸어 다닌다 소리의 줄길들을 세워 움막한 채 짓는다

- <빗소리>

 

오늘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써볼까 해. 시집을 다 읽고 쓰는 방식이 아니라, 몇 군데 펼쳐서 마음에 들면 그 구절을 올려보면서, 즉석에서 리뷰를 쓰는 방식이지. 내가 왜 이렇게 하냐면, 많이 더워서 그래. 에어컨 없이 선풍기에 의지한 채 방 안에서 지내는 거 한번 생각해 봤어? 생각만 해도 갑갑하지? 작년까지는 나도 에어컨 없이 버티어 냈는데, 올해는 에어컨 없이 버티어내는 게 조금 힘들더군. 그래서 어제는 도서관으로 피서를 갔어. 오늘은 어제만큼 덥지는 않네. 이 정도 더위는 선풍기로도 버틸 수 있어. 나, 여름에 태어나서 더위를 남들처럼 많이는 안 타거든.  그래도 비는 한번 시원하게 와 줬으면 좋겠다 생각해. 어제처럼 잠깐 내리는 비에도 이렇게 견딜 수 있는 더위가 되는데, 비가 많이 온다면 얼마나 시원할까.

 

소가 눈 들어 앞산을 바라보니 // 앞산이 호수에 잠긴다 // 눈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 구름이 잠긴다 // 소가 끔벅, 하고 눈을 감았다 뜨니 // 산이 눈을 빠져나오고 // 소가 또 끔벅, 하고 눈을 감았다 뜨니 // 구름이 빠져나온다 // 소는 느리게 걸어 다니는 호수를 가지고 있다

- <걸어 다니는 호수>

 

사실, 내가 이렇게 몇군데 펼쳐서 읽는데는 이유가 있어. 이미 한번 다 읽었거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시가 너무 좋아서 구입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 몇 번씩 읽어야 될 것 같았고, 몇 군데만 좋은 게 아니라, 거의 모든 시가 좋았거든. 호수에 잠긴 앞산. 소가 끔벅, 하고 눈을 깜았다 뜨는 순간. 나의 황홀함이 묻어나오는 순간. 나는 또 오늘 이 시를 집어들었지. 문득, 리뷰가 쓰고 싶어져서.

 

눈물은 때로 사람을 속일 수 있으나 슬픔은 누구도 속일 수 없다. 너무 큰 슬픔은 울지 않는다. 눈물은 눈과 입으로 울지만 슬픔은 어깨로 운다. 어깨는 슬픔의 제방. 슬픔으로 어깨가 무너지던 사람을 본 적이 있다.

- <너무 큰 슬픔>

 

이미 한번 <시가 올 때는>에서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소개하는 이유는 이 시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야. 슬픔으로 어깨가 무너지는 사람. 그 사람의 무게는 어떨까. 그게 나일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일 수도 있지만, 그런 경험 하지 않은 사람, 과연 있을까. 눈물은 사람을 속일 수 있지만, 슬픔은 누구도 속일 수 없다는 것. 인생의 지혜 같기도 해. 일부러 이 시를 찾아본 건 아니야. 어딘가를 펼쳤는데, 이 시가 나와서 다시 한번 소개한 것일 뿐. 우연이, 필연이 되는 순간인 건가?

 

죽음이란 땅의 중력에 순응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허리가 굽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 <중력>

 

우리가 순응할 수밖에 없는 죽음. 그 죽음을 향해 우리는 항상 시간을 보내고 있지. 어떻게 죽는 게 잘 죽는 걸까. 땅의 중력에 순응하기 위해 허리는 굽어지고 기력은 약해지고 그러다가 잘 살았다고 한평생을 후회하지 않으면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기를 쓰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몇 편의 시만 소개했지만, 사실 나, 이 시집에서 나오는 시들이 너무 좋아. 공감가는 시들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문장이 주는 힘이 내게로 걸어오는 것 같이 느껴졌거든. 아마, 두고두고 다시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이야. 오늘은 시에 관한 리뷰만 벌써 두편을 썼네. 미안. 하루에 리뷰 한편만 올리겠다는 약속 못 지켜서. 그래도 오늘은 주일이잖아. 일요일. 그러니까, 이해 바람. 사실, 교회 가고 책 읽고 글쓰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기도 해. 일요일이라 공부도 좀 쉬어야겠고. ㅋㅋ. 주일날엔 영화도 잘 안 보게 되더라. 다른 분들은 영화 보면 쉬는 기분이 들겠지만, 나는 영화를 보면 쉬는 기분이 안 들어. ㅎㅎ. 이상하다 생각하겠지만, 난 오히려 영화 보면, 잡생각이 많아져서 말이야. 『슬픔은 어깨로 운다』는 그나마 최근 나온 시 중에 좋다고 느꼈던 시야. 사실, 최근에 나온 시 중에 정말 좋다라고 느낄 수 있는 시집이 많지는 않거든. 물론, 몇 편의 시가 좋은 시집은 있지. 다만, 시집 자체가 좋다라고 느끼는 시가 많지 않다는 거지. 참, 마지막으로 맨 앞장의 시를 소개하며 마칠께. 물론, 이 시도 [시가 올 때는]에 같이 소개되었던 시야. 그럼, 난 이만 또 나만의 독서세계로 삐융~

 

기도란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하늘의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바람 부는 벌판에 서서 내 안에서 들려오는 내 음성을 듣는 것이다

- <기도>

 

 

h******o 2018.07.29. 신고 공감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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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어깨로 운다
"슬픔은 어깨로 운다" 내용보기
읽다보면 기억에 남는 시가 있고 기억에 남겨두고 싶어 여러 번 읽은 시가 있다. 울림이 있는 시가 좋은 건 읽을수록 느낌이 새로워지고 생각이 많아지고 그만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겠지. 수록된 시 중 나는 벌써라는 시가 참 마음에 와닿는다. 처음에는 낄낄거리면서 읽었는데, 한 번 더 보니 앞으로의 내 삶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며 오한이 느껴지고, 그 다음에는 절
"슬픔은 어깨로 운다" 내용보기
읽다보면 기억에 남는 시가 있고 기억에 남겨두고 싶어 여러 번 읽은 시가 있다. 울림이 있는 시가 좋은 건 읽을수록 느낌이 새로워지고 생각이 많아지고 그만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겠지. 수록된 시 중 나는 벌써라는 시가 참 마음에 와닿는다. 처음에는 낄낄거리면서 읽었는데, 한 번 더 보니 앞으로의 내 삶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며 오한이 느껴지고, 그 다음에는 절대 이렇게 둘 수 없다는 의지가 갑자기 샘솟기 시작한다.
p****a 2021.06.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