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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쿄에서 파리까지 삼등여행기 ... 하야시 후미코(林芙美子)라는 글쓰는 일본여성이 만주사변이 발발한 해인 1931년 11월에 도쿄를 출발하여 시모노세키, 부산을 거쳐, 시베리아횡단 열차의 삼등칸을 타고, 런던과 파리를 여행하고, 배편으로 마르세이유, 나폴리, 홍콩을 거쳐 1932년 6월에 도쿄로 돌아오기까지의 7개월간의 여행기. 그녀는 창춘, 하얼빈 등을 지나며 심상치 않은 시대분위기를 기록하고, 여행길에 스쳐가는 혁명 이후 러시아의 모습을 전한다. 1차 대전 이후의 독일의 사회분위기를 느끼고, 예나 지금이나 비싼 런던의 물가를 직접 경험하기도 하며, 불어를 배우며 예술과 자유의 도시 파리에 매혹되고, 현지 문인들을 만나고, 화가 밀레의 마을 바르비종을 방문하기도 한다. 여행하는 동안 대단히 극적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만, 현지에서 쓴 예산목록을 비롯해 일기처럼 꼼꼼히 적어나간 기록에, 읽는 내내 마치 내가 그녀의 발길을 따라 1931년도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에 동행자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글을 써나가면서 비교하거나 인용한 동서양의 문인, 예술가들 목록을 보면, 외국의 문화와 문학에 대한 소개나 접근이 쉽지 않았을 그 시절에도 저자가 얼마나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목말라 했을지 짐작이 가고 남는다. 80여년도 더 이전에 작은 섬나라에서 출발하여 혼자 세계여행길에 나선 용기 있는 한 여성의 여행기는, 떼 지어 가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인증사진을 찍고 돌아서는 흔한 요즘의 해외여행 문화 속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반면교사로서 이 더운 여름날 밤 읽어볼 만한 기록이다. 후기에 실린 저자의 여행 철학은 다음과 같다. “나는 사람에게 지치고 세상에 질리면 여행을 떠올립니다. “사람은 그리하여 있는 그대로의 일을 이야기한다. 뜰에서 딴 과일에 대해, 푸른 이끼 사이에 핀 꽃에 대해.” 베르하렌의 시 중에 이런 구절이 있는데, 나에게는 여행을 가서 객지의 허망 속에서 ‘있는 그대로’를 찾아내는 즐거움이야말로 그리운 천국이기에 여행벽은 점점 심해집니다.” (p.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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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의 여행기지만, 지금 우리가 낯선 세계로 여행을 떠날때의 그 감정과 전혀 다름이 없다. 그 시절에도, 전쟁중에도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가고, 어떤 사람들은 일상을 살며.. 그 와중에 인정이 꽃핀다는게 참 흥미롭다. 지난 나의 여행처럼 풍족한 여행이 아니라 경비에 쪼들리는 여행인지라 나에겐 더 공감이 된다. 지금 당장 작게 짐을 싸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글이다. 나에게도 다시 모험이 왔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