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목차, 저자, 역자를 고려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기술만 다루는 서적들과 달리 모바일 생태계와 많은 경험적인 내용을 보여주는 목차는 그런대로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었다. Brian Fling이란 저자도 검색을 통해 베테랑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현직 삼성 SDS 직원들로 이루어진 역자 부분에선 살짝 삐끗했지만, 그래도 SDS의 이름을 버젓이 걸었으니 그런대로 패스…
결과적으로 책을 끝까지 읽기가 너무 힘든 책이었다. 이유는 내용보다는 번역이었다. 이 책의 번역 수준은 정말이지 엉망에 가깝다.
책을 읽는 내내 나의 뇌는 "한국어"를 "번역"하고 "해석"해야 하는 행위를 반복해야 했다. 문맥이 맞지 않는 것은 다반사며, (원서를 읽지는 못했지만)오역도 많아 보였다. 역자들이 특정 챕터들을 나눠서 번역을 해서 그런지 각 챕터들간의 번역 수준도 너무 들쭉날쭉했다.
심지어 번역기를 돌려 그대로 붙인 흔적도 있다. 271페이지 timing_function에 대한 설명을 보면 "어떻게 미리 지정한 함수의 속성 중간 값을 계산한다."라고 되어 있다. 번역기 넣고 돌린 티가 너무 난다.
이런 번역 수준인데도 책을 낸 출판사도 문제가 크다.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에 편승해서 좋은 원서를 번역하여 시장에 내놓겠다는 시도는 칭찬할 만하지만, 전혀 번역에 대한 감수를 하지 않은 무책임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냥 번역자료 받아서 맞춤법 검사프로그램 돌린 뒤 책을 내면 다인지 모르겠다. 책 값도 비싼 편이다. 26,000원 정말 아깝다.
번역을 떠나서 책의 내용(원서를 제대로 번역했다면)은 독자가 어떤 직업인인가에 따라 갈라질 것 같다. UX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매우 좋은 책일 것이나, 프로그래머 관점에서는 책의 2/3는 별로 유용하지 못한 내용들이다. 저자 자신도 프로그래머를 독자층으로 타깃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리 내용이 좋았더라도 26,000원의 값어치는 못하는 것 같다. |
|
일조원의 거대한 시장 모바일 웹이다.
우리가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면서 전화와 시계, 고스톱하는 시간으로 다 흘려버리는 이 조그마한 공간의 뭔가가 사실은 무지막지한 돈의 집합체이고, 끝없이 (2012년 태양이 태양계에 EMP 한 방 쏘고 난뒤에 인류문명이 100년전으로 후퇴하기 전까진) 자가증식하고 있는 무언가다.
이책을 겨우 한 번 읽고 이런 글을 적는게 좀 찝찝할 정도로 400페이지 책속엔 매우 많은 것이 숨어었다. 마치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난뒤의 막역하고 광활한 시각을 가지게 되는 느낌이랄까.(아주 비슷한 느낌) 모바일의 태생부터 시작해서 속도감있게 서술하고는 현재 모바일의 생태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모바일이 최근에 와서, 애플때문에, 안드로이드 약간 때문에 마치 빙백우주처럼 급작스럽게 부곽되고 마치 모바일이 전부인 것 처럼, 웹의 미래인 것 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직간접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이책이 교과서적, 역사학적으로? 모바일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서가 아니다. 스킬북도 아니고. 하지만, 가려운 곳 잘 긁어주고 있다.
모바일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할 만한 마땅한 이유는. 한 곳에 치중되어 있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많은 종류의 책들이 있고, 많은 사상이 편재되어 있지만, 그래도 이 책은 사서 읽어볼 만하다. 특히나 나처럼 디자인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 모바일 쪽에 관심을 두어야할 이유가 있는 이에게는 유독.
이 책을 공동으로 번역하는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중의 한 교수의 추천사 대목을 소개한다.
아이티 관련 학생이나 전문가들이 모바일 앱 개발을 하며 궁금해 하는 것은 아마도 표면 아래 감춰진 실버불릿 같은 원칙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사실 소 뒷걸음질에 우연히 쥐가 잡힌 이야기들도 많이 들려오기는 하지만 그건 어쩌다 일어나는 행운이지 결코 우리가 만만하게 잡을 수 있는 네 잎 클로버가 아니기 때문이다. 모바일 개발이 어느 때보다 용이해진 시대를 배경으로 등장한 이 책은 모바일에 처음 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는 기본 원칙을 알려주고 이미 모바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초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 만들어진 원칙을 비추는 거울이다. 모바일만이 갖는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특성이 무엇인지, 모바일 레이어의 여러 층위 중 맨 위에 서비스레이어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모바일 사용은 큰 컨텍스트와 작은 컨텍스트에 심각하게 지배를 받으며 어떤 전략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 또한 모바일 웹이 앱 못지 않은 기기 통제력과 표준성으로 무장되어 있음을 알게 되면 개발자의 상상력은 두배 이상 확장될 것이다.
스타워즈의 제다이들이 광선검을 하나씩 갖고 있듯이 현대인들도 주머니 속에 무한한 능력을 가진 스마트폰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통신의 기계도 자동화 기계도 아닌 사고의 기계이며 생각과 감각의 확장이다. 거기에 개발 환경마저 용이해져 많은 사람들이 레고블록을 갖고 놀듯 새로운 시도들을 거침없이 하고 있다. 수많은 시도들이 의미 있는 시도가 되기 위해서 또는 성공하는 모바잃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버릴 수 없는 원칙들이 존재할 테이고 아마도 이 책 속에서 그러한 원칙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