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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저튼 시리즈의 초반 몇 권은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베네딕트의 이야기에서 약간 시들, 기대했던 콜린의 이야기도 기대치에 못 미쳤던지라(이 경우는 기대치가 너무 높았을지도), 이번 권은 원서를 사보지 않고 번역본을 기다려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예상 밖으로 재미있더군요! 설정 때문에 기대를 좀 접은 덕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내를 잃고 일곱 살(이던가?)짜리 쌍둥이 남매와 함께 남겨진 필립 경. 아이들의 육아를 도무지 감당할 수 없어 자신 대신에 책임을 떠맡아줄 사람을 찾습니다. 별로 내세울 것 없는 시골 귀족에게 순순히 시집올 여자란 드물 테니, 노처녀라면 감지덕지하리라 생각하여 편지 왕래로만 알던 엘로이즈에게 청혼을 하지요. 한편, 시대적 기준으로는 한참 혼기를 지난 노처녀 엘로이즈(스물일곱이었나 여덟이었나...). 그래도 소꿉친구 페넬로페와 함께 사이좋게 늙어갈 테니 별 걱정이 없었는데, 그 친구가 엘로이즈의 오빠, 콜린과 결혼해버린 거지요. 갑작스런 위기감에 필립의 청혼을 진지하게 고려하기로 하고, 그의 시골 저택에 들이닥칩니다. 전에도 생각했던 거지만, 줄리아 퀸의 소설은 배경만 옛날이지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때 사람들이 아니다 싶어요.(그렇게 따지자면 정말 그 시대 사람들답게 연애하는 로맨스는 없겠지만) 아, 나쁜 뜻으로는 아니고, 그만큼 심리 묘사가 현실감이 있다는 뜻으로 한 말입니다. 아니면 시대는 달라도 사람들은 다 같은 걸지도. 필립이나 엘로이즈는 사실 조금만 잘못 그려져도 욕먹기 딱 좋은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그만큼 현실적이기도 하죠. 결혼의 압박이 느껴지는 처지로서 남 일 같지 않더라구요. |
| 사랑은 편지를 타고... 뮤지컬 제목과 비슷하네요. 원제는 편지형식인것 같은데요. 내용도 편지가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두 주인공의 만남이 편지를 통해 이루어지니까요. 특히 애도의 카드 한장에서 비롯된 이 만남은 어찌보면 운명 그 자체입니다. 항상 함께할거라 믿어의심치 않았던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 그것도 자신과 매우 가까웠던 오빠와의 결혼이니 엘로이즈는 한번에 두명의 친구를 잃은 셈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에게 자신이 더이상 최우선이 될 수 없음을 알게된 것이지요. 그런 와중에 오고간 편지... 엘로이즈는 브리저튼가 이야기의 한축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콜린과 결혼한 여성이 엘로이즈의 친한 친구입니다. 브리저튼가 시리즈는 서로 등장인물들이 나오기에 보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내용도 괜찮구요. 줄리아 퀸의 팬이시라면 잊지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