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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은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아서 밀러의 솜씨다. 존 휴스턴이 감독했고, '남자 셋 여자 하나'의 배역에 네 명의 빅 스타들이 기용되어 진정 큰 볼거리를 안겨 준다. 클락 게이블은 이 무렵 환갑을 넘긴 나이였지만, 화면상으로는 40대 중후반 정도로밖에 안 보일 것이다(젊은 시절 그 특유의 오만한 미소와 기품은 많이 죽고, 대신 짜글짜글 주름살 사이로 보다 유해진 표정이 드러난다). 30대 중반의 마릴린 먼로는 거의 그의 딸 뻘이지만, 이 둘의 케미는 일품이라 할 만하다. 게이블의 노련한 기량에 대해서는 군말이 필요 없지만, 눈여겨 볼 만한 사실은, 그저 섹스 심벌로만 알려진 먼로가 기실 이처럼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남아 있는 그녀의 누드 사진을 보면, 오늘날은 물론 그 시대 기준으로도 완벽한 비율과 이상적인 굴곡을 자랑할 만한 셰이프는 아니지 않았느냐는 판단에서이다. 그녀가 나온 다른 영화에서도, 그녀는 대체로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거나, 최소한 보는 이로 하여금 '저 여자 괜찮은 여자(캐릭터로서)일세.'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데, 꼭 벗고 나오지 않아도(그런 작이 따지고 보면 그리 많지도 않았다) 묘한, 차분한 공감을 유발하는 이런 재주는 그게 지성의 영역에 속하는 것 아닐까. 기막한 사실은, 두 배우 모두에게 이 작이 마지막 작품, 즉 유작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올해 여름에 타계한, '더 굿, 더 배드, ..'에서 투코 역을, '황야의 7인'에서 산적 두목 역을, 그리고 '대부 3'에서 돈 알토벨로 역을 맡았던 일라이 왈락이, 이 영화에서 엔지니어 구이도로 나온다. 이 구이도가 두번째 남자이며, 세번째 남자 펄스 역은 (비로소) 먼로와 같은 또래인 몽고메리 클리프트인데, 이 사람은 바로 이 영화가 (극장 개봉 후 몇 년 지나) TV에서 방영되던 바로 그날 밤, 심장마비로 죽게 된다. 네 주연 중 세 사람이 유명을 달리한 셈인데, 셋 모두 죽기에는 많이, 혹은 다소, 이른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 네 사람 중 가장 존재감이 떨어졌던 일라이 왈락은 그 후로도 아주 오래 살아(이 사람은 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와 동갑이다), 위에 적은 대로 올해(2014년)에 거의 백 살의 수명을 채우고 죽었다. 상이한 개성(그 중 게이[사람 이름이 게이임] 역의 게이블[뭐야 이거]이 좀 튀긴 하지만)을 가진 세 남성, 그리고 그 남성들(아버지뻘 남자, 삼촌 뻘 남자, 그리고 자기 또래 남자)의 중심에 서서 각자에게 자신의 정체감을 깨닫게 하고 본인도 정신적 성장을 이루는 한 여성 사이의, 잔잔하면서도 치기 어린 알콩달콩 활극이 볼 만하다. 플롯도 그렇고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고, 요즘에는 왜 이런 타입의 드라마가 뽑혀 나오지 않는지, 단지 시대가 변했다고만 하기엔 뭔가 소중한 것을 그간 잃었거나 퇴보하지 않았는가 하는 모종의 아쉬움이 들게 하는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