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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이제껏 가져본 최대의 작품이다."-우디 앨런
"나는 내가 걷고 있는 그 세계이다." I am the world in which I walke -Wallace Stevence(1879~1955)
뉴욕의 밤 시가지 풍경 위로 흐르는 거쉰의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소장해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것은 분명히 축제의 이미지로 제작되었을텐데, 2001년의 가공할만한 사건을 내상으로 간직한 현대인에게는 테러를 연상케 한다. 어쩌면 "파이터클럽"에서 브레드 피트가 연출해낸 그 놀라운 공연처럼. 생각의 흐름이야 어쨌건 도시의 실루엣 위에서 터지는 무수한 불꽃은 꼭 그만큼의 상념들을 만들어낸다. 아름답다.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의 삶의 구체성을 드러내보여주는 일에서 영화는 언제나 힘을 발휘한다. 현대에 매혹된 자들에게 뉴욕은 언제나 꿈의 도시일 수밖에 없다. 그곳은 환영과 실제가 뒤엉켜서 존재하는 곳이고 예술과 일상이 한 거리 위에 공존하는 곳이고 퇴폐와 걸인들과 엄청난 부가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맞대고 있는 곳이다. 그러니 언젠가 그곳 어디에 숙소를 마련하고 그 거리 어딘가를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나는 아직도 그곳에 가보지 못했다. 대신 그곳에 관한 수많은 영화들을 보았다. 내가 지닌 수많은 영화들에는 여전히 쌍둥이 빌딩이 맨하탄의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내며 서있지 않는가. 언젠가 내가 뉴욕에 간다면 나는 내 안의 이미지들과 내 바깥의 이미지들 사이에서 오래 방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몇 번 보았던 흑백영화였지만 나는 뉴욕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가격인 이 디브이디를 샀다. 뉴요커 중에서 나는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수잔 손탁을 기억한다. 그리고 소호의 예술가 우디 앨런이 있다. 영화 "맨하탄"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일상적인 삶과 사랑, 지식인들의 가능성과 허위의식들이 우디 앨런 특유의 유머와 독설 속에 그려진다. 몇 번 보아도 그때마다 독특한 세계들이 드러나는 점에서 양파껍질 벗기는 일과 같다.
사십 중반의 방송작가가 맨하탄의 한 복판에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들여다보노라면, 인류학과 사회학 사이의 구별이 퍽 모호해지는 순간이 온다. 저 아프리카의 원주민들에 비해서 맨하탄의 시민들은 더 합리적이고 고등한 존재인가? 인간은 고층건물을 쌓아올리듯이 문명을 만들어내지만 거기엔 역시 프로이트가 말하듯이 억압된 불만들이 놓여있는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그들은 영화 "트루먼 쇼"에 나오는 가설된 무대의 인물들처럼 내부에 갇혀 지낸다. 이 영화는 날 것 그대로의 '말'을 들려준다. 예술을 향해 한껏 거드름을 피우기도 하지만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에게는 '거리'와 '욕망'이 있을 뿐, '가정'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미래가 없는 끊임없는 현재들. 더 이상 나의 옹알이를 받아줄 어머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어른-아이가 거리를 떠돌면서 끊임없이 모성maternity을 찾을 뿐이다. 우디앨런의 눈빛을 기억하시는지. 학자풍의 두꺼운 안경을 쓴 채 고개를 약간 숙인 채 강아지가 주인에게 그러듯이 커다란 눈을 위로 향할 때를.
당연히 이 영화는 뉴욕에 대한 고현학적 탐사modernology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진실하면서도 허위적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진실한 탐구는 그러나 깊은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다. 그런 그들이 어느 날 새벽 출근길에 납치된 거대한 항공기가 쌍둥이 빌딩을 들이박고 그래서 두 건물이 거짓말처럼 무너지는 장면을 목도했을 때 어떤 충격을 받았을지 나는 짐작도 되지 않는다. 또 하나의 뉴요커 수잔 손탁은 그 바깥의 거주민들이 느낄 고통에 대한 배려를 역설했다. 우디 앨런은 무어라고 말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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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맨하탄 Manhattan> 1979년에 우디 알렌이 감독하고 주연으로 나와 뉴욕을 바탕으로 사랑하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한나와 그 자매들> <애니홀>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유> <매치 포인트> <뉴욕 스토리> <카이로의 붉은 장미> ...뛰어난 영화를 많이 만들고 감독한 우디 알렌.
감독하면서도 영화에도 몸소 나올 때가 많고, 우리나라 방송작가인 김수현씨가 쓴 드래머처럼 대사가 많다. 그러니 조금은 말이 많아 싫어하거나 줄거리를 따라 가는데 모습이 아니라 말에 치일 때가 있어 그의 영화는 좋아하는 이도 있고 싫어 하는 이도 있다.
2. 제1장 그는 뉴욕시를 흠모하며...또 다시 제1장 그는 뉴욕시를 ... 소설에서 첫 마디를 어떤 식으로 쓸 것인지를 읊어대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1979년에 만들었으니 컬러라고 생각하고 보다가 으잉~ 블랙 앤 화이트???
텔리비전에서 방송작가로 일하는 이삭(우디 알렌), 세상에 대해 할말이 많은 사내다. 늘 좋은 소설을 쓰고야 말겠다며 다짐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영화 처음에 나오는 1장을 되풀이해서 써보듯이.
2번씩이나 이혼을 했으며, 엉터리같이 움직이는 일터와 사람들에 넌더리를 내지만, 마땅히 벗어날 길도 없어 걱정이 많다.
게다가 사귀고 있는 이는 고등학생인 열일곱살의 트레이시(매리얼 헤밍웨이)다. 우리로 말하면 마흔 두살의 아저씨가 원조교제를 하는 셈. 그런데도 트레이시를 데리고 다른 동무들과 같이 만난다.
이삭은 트레이시를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으로 여기고 있지만, 트레이시는 나이답지 않게 사랑한다며 달라붙어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18세 이상만 영화를 보도록 나이를 올렸는지 모르겠다. 알맹이는 그리 야한 것도 없고 치고 박고 싸우거나 막말을 하는 것도 없으므로.
또 둘째 아내였던 질(메릴 스트립)이 이삭과 헤어져 같은 계집인 코니와 같이 살면서 이삭의 아들 윌리를 키우고 있어 마음이 무겁고, 질이 곧 책을 낼 생각인데 이삭과 같이 살았던 이야기를 나쁘게 써놓아 이삭은 어쩔줄 모른다.
사람 사이는 알 수 없다. 그토록 사랑한다고 해서 같이 살았다가 헤어질 때는 남 보다 더 하다. 돈 때문에 싸우고, 같이 살았던 때를 나쁘게 이야기해서 다투고...
3. 이삭의 동무이자 글 쓰는 사람인 예일(마이클 머피)은 모임에서 만난 기자인 메리 윌크(다이앤 키튼)와 바람을 피운다. 예일과 그 아내인 에밀리(앤 바이른 호프만)를 오랜 동안 알아온 터라 이삭은 예일한테 에밀리와 헤어질 수 없으면 메리를 그만 만나라고 한다.
메리는 필라델피아 출신이라며 어버이는 43년을 살았지만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면서 예일과 사귀는 것을 꺼려한다. 그러면 빨리 끝내야 할텐데 미적거린다. 잘난 필라델피아 출신, 참 어렵게 사네.
메리는 예일이 좋지만 아내가 있어 싫고, 아내와 헤어질까고 예일이 말하면 집안을 깨는 것 같아 그렇게는 하지 말라고 한다. 머리 속이 어지럽다. 예일과 메리는 수렁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아예 그러지를 말아야지... 이삭이야 아내와 헤어졌으니 누구든 만날 수 있지만 (열일곱살 짜리는 너무 했지만), 예일은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우다니...
애밀리는 바람을 피우는 예일에 대해 "결혼이란 약간의 작은 타협이 필요하다"며 걱정해주는 이삭한테 괜찮다며 말한다.
뉴욕 맨하탄의 어른들 모두 어정쩡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나이 따위를 따지지 않고 제 마음으로 느끼는 대로 사랑하고 살아가는 열일곱살인 트레이시가 이삭이나 예일, 메리 같은 어른들보다 더 어른스럽게 살아간다.
예일이 바람 피우는 것을 이삭이 투덜대자, "사람들은 한 사람만 사랑하기가 힘든가 보네요" 한다. 게다가 트레이시가 어리다고 이삭이 가볍게 대하자 "나는 이삭을 사랑하는데, 나를 사랑하냐"고 되묻는다.
4. 장 르누아르가 감독한 영화 <위대한 환상>를 할 때면 언제나 텔리비전을 보는 이삭은, 두번째 아내인 질한테 차이고, 예일과 메리의 사이에 끼어 헤매고, 트레이시와도 잘 안되어 골치 아파하는 중년의 사내 노릇을 잘 보여준다.
예일과 애밀리, 예일과 메리, 메리와 이삭, 이삭과 트레이시 ... 얼키고 설켜 요즈음 사람들의 복잡하고 머리 아픈 삶이 잘 드러나있다.
6개월이면 트레이시가 곁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바뀌어 다시 만나기 어려울 거라고 이삭이 걱정하자, "모든 사람이 다 바뀌는 것은 아니예요. 사람한테 믿음을 가지세요. 6개월은 길지 않아요" 이젠 열여덟살로 어른이 된 트레이시가 나이든 이삭을 점잖게 달랜다.
예고편 말고는 보너스가 아무 것도 없다. 화면도 그리 깨끗하지 않다. 이렇게 디브이디를 만들다니...섭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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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 영화 뭔가... 우디 앨런 영화 중 갑인 듯. 아무 것도 모르고, 사실 우디 앨런 영화인지도 모르고 쿠폰 있을 때 다운 받아 놓은 여러 영화 중에 하나를 골라 봤는데 정말 이 영화 장난 아니다. (음... '재밌다, 감동적이다' 이런 평은 좀 안 어울리는 것 같고, '잘 만들었다'는 말이 오히려 나을 듯)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어른들, 그들의 대사들, 정말 본능에 충실한 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쉴새없이 쏟아내는 대사도 재미나고. script 받아서 보고 싶을 정도로...
처음엔 흑백 영화이고 계속 남자의 독백이 나와서 뭐냐? 했었는데 계속되는 장면과 음악과 대사들이 정말 장난 아니다.
여자 주인공이 다이안 키튼이었다는 건 영화 끝나고 알았고 매릴 스트립 젊을 때 저 정도였는지 정말 처음 알았다. 완전 멋지심.
다시 한번 봐도 괜찮을 영화. 감정에 솔직하게 사는 것도 정말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지도...
딱 봐도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놓고 있는 우디 앨런. 저렇게 솔직하게 자신을 까발리는 그의 용기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아카데미상 받을 만하다. 참고로 1979년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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