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엔 형제의 영화는 다 괜찮다. <바톤 핑크> <파고> <레이디 킬러> ... 어느 것 하나 대충 만들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영화는 없다. 1987년에 만든 <아리조나 유괴사건>도 영국의 디지털 텔리비전에서 뽑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50편>에 들어 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는 당연히 들어 있고. 그러나 코엔 형제는 나쁜 쪽에 선 사람들은 반드시 죽게 만든다. 일부러든, 어쩔 수 없이든 죽을 수밖에 없는 나쁜 사람들. 그냥 총에 총알을 넣지 않고 편의점을 터는 강도인 하이(니컬라스 케이지), 교도소를 제 집 드나들듯 오가는 사나이다. 그러다 교도소 안에서 일하는 경찰인 에드(홀리 헌터)에게 마음이 끌여 새 삶을 살고자 애쓴다. 에드와 결혼을 하고 공장에서 일하며 새롭게 살아가는 하이, 그러나 아이가 없어 걱정이 많다. 더구나 아이를 끔찍하게 좋아하는 에드는 스스로 아기를 갖지 못한다는 걸 알고는 더욱 아이를 갖고자 애쓴다. 하지만 아버지 될 사람이 교도소를 자주 다녔던 사람이니 입양을 할 수도 없다. 한 사람이 살아온 흔적은 언제나 다시 값어치를 보인다. 나쁘게 살면 그런 자국 때문에 힘든 일이 생기고, 바르고 베풀면서 살면 어려울 때 나중에 도와주는 이가 나타난다. 뿌린대로 거두고, 지은대로 살게 된다. 어쩔 수없이 애만 태우다 어느날 가구 회사 사장이 다섯 쌍둥이를 나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 아이를 몰래 데려 오기로 한다. 다섯이나 있으니 한 아이쯤은 없어도 될 것으로 생각하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했는데... 어림도 없는 생각이다. 그래도 아이의 어버이 생각은 하지 않고 몰래 데려온다. ''아리조나''를 데려온 그 때부터 일이 꼬인다. 교도소에서 알게된 두사람이 탈옥을 해서 찾아 오고, 사람 사냥꾼이 냄새를 맡고 쫓아 오고, 하이가 다니는 일터의 사장은 에드를 좋아해서 노리다 하이 한테 두들겨 맞고는 보상 대신 아이를 넘기라고 하고... 아이를 차지하려 나선 어른들이 많다. 누가 데려갈 것인가? 코엔 형제의 영화에서는 나쁜 일을 하면 죽게 되는데, 아이를 훔쳐 키우려 한 하이와 에드는 그냥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아이를 놓고 보여주는 어버이의 사랑과, 돈을 노리는 이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좀 웃기는 영화다. 간도 쓸개도 없는 놈팽이 같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니콜라스 케이지,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경찰까지 때려 치운 홀리 헌터, 이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보여주는 모습이 좋다. 가장 나쁜 놈만 죽게 만들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시 마음 먹고 살도록 해주니, 이제껏 나온 코엔 형제의 영화 가운데 가장 마음씨가 고운(?) 영화다. 그러나 보너스 하나 없이 영화만 보려니 아쉽기만 하다. 2,900원이나 4,900원짜리도 어떤 디브이디는 보너스가 있는데, 이런 좋은 영화에 보너스 하나 없이 팔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