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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홀(Annie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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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디 앨런의 영화 중 가장 웃긴 걸 말하라고 한다면 단연 맨하탄 살인사건(Manhattan Murder Mystery)일 것이다. 그러나 우디 앨런의 최고 걸작을 말하라면 고민이 깊어진다.   애니 홀(Annie Hall), 한나와 그 자매들(Hannah and Her Sisters), 맨하탄(Manhattan) 이 셋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꽤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손이 먼저 가는 것은 애니 홀이 아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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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디 앨런의 영화 중 가장 웃긴 걸 말하라고 한다면 단연 맨하탄 살인사건(Manhattan Murder Mystery)일 것이다. 그러나 우디 앨런의 최고 걸작을 말하라면 고민이 깊어진다.

 

애니 홀(Annie Hall), 한나와 그 자매들(Hannah and Her Sisters), 맨하탄(Manhattan) 이 셋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꽤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손이 먼저 가는 것은 애니 홀이 아닐까 싶다.

미아 패로우보다는 다이앤 키튼 쪽으로 기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나의 키튼에 대한 열등감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우디 앨런은 나이 40이 되면서(혹은 그 전에?) 죽음에 대해 천착하게 된다.

심리학적으로 타나토스는 에로스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죽음에 집착할수록 섹스에도 집착하게 된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주제를 천착하는 감독(홍상수)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이 두 가지는 사람을 진지하게 만든다.

유머와는 상극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음을 앞에 두고 농담을 던지거나 절정의 순간에 상대방에게 코메디를 한다고 상상해 보라. 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그러나 우디 앨런은 재앙으로 변할 게 뻔한 바로 그 곳에서 유머를 던진다.

 

홍상수가 이 진지한 상황을 더 진지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우디 앨런은 진지함을 깨고도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주제성을 잃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우디 앨런을 감히 천재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우디 앨런은 크레딧에 돈을 쓰지 않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래서 나는 앨런을 더 좋아한다.

 


 

로베르토 로드리게스가 피를 팔아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었을 때 할리우드에서의 크레딧 제작 비용이 자신의 영화제작비용보다 높게 들었다는 이야기를 읽고 인간이 얼마나 쓸데 없는 곳에 돈을 낭비하는 지 깨달았던 나로서는 우디 앨런의 이러한 절약정신에 항상 감탄한다. 크레딧은 정보만 전달하면 되는 것이다.

 

우디 앨런은 영화를 같은 사람들과 여러 번 찍는 감독이다.

물론 이 영화도 마찬가지인데 촬영감독인 고든 윌리스는 우디 앨런의 초기작들을 찍었다.

 

그는 대가답게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에서 오마 샤리프가 등장하는 ‘긴’ 롱테이크와 비견될 만한 우디 앨런과 토니 로버츠의 긴 대사 장면을 찍었다(세상에! 코메디 영화에서 롱테이크라니).

사실 이 장면은 졸업‘The Graduate'을 염두에 두고 찍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의 주인공 앨비 싱어는 코미디언이다.

그가 애니 홀을 만나기 위해 잉마르 베르히만 상영관 앞에서 깡패들과 얽히는 장면은 나중에 브로드웨이를 쏴라(Bullets over Broadway)에 응용된다.

 

그 영화에서의 주인공은 ‘치치’다. 그리고 슬픔과 동정(Sorrow and Pity)를 보기 위해 줄을 서 있을 때 등장하는 마셜 맥루한은 영화사에 있어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라 할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 기법이 오히려 영화에 더 몰입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물론 지식인들의 위선과 잘난 체에 비수를 던지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참고로 맥루한의 등장이 더 재밌으려면 맥루한의 ‘hot media'에 대한 개념 정도는 알고 봐야 한다. 나중에 슬픔과 동정(Sorrow and Pity)은 한 번 더 나온다. 가장 웃기는 장면 중의 하나로(편집의 힘이 영화에서 얼마나 큰 것인지 느끼게 해준다) 나온다.

 

등장하는 배우의 이야기를 좀 하자면 뉴욕에 대해 비평하는 폴 사이먼은 사이먼 앤 가펑클의 센트럴 파크 공연과 영상이 겹치면서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고 셜리 듀발(샤이닝‘The Shining'에서 개인적으로는 잭 니콜슨보다 더 무서웠던)은 역시 등장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크리스토퍼 월큰은 애니 홀의 동생으로 나와도 카리스마가 흘러 넘친다.

또한 아주 잠깐 등장하는 제프 골드블럼도 반갑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앨비 싱어와 애니 홀의 사랑이야기이다.

사실은 위에 이야기한 것들을 다 무시하고 봐도 아름다운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이 사랑이야기는 유쾌하고 아름답다.

 

우디앨런의 영화들을 보며 이 각박한 시대를 견디는 것도 정신 건강에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m*****a 2010.06.12. 신고 공감 7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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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내의 삶을 그린 영화! <애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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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니 홀 Annie Hall> 우디 알렌 감독이 1977년에 각본까지 써서 뉴욕 사람들의 사랑과 삶을 그린 작품이다. 스스로 뉴욕에 사는 코미디언으로 나와 15년을 이어지는 엇나간 사랑을 드러내 보인다.   영화 속에 만화가 나오고, 컬러인데 옛날 모습을 보여줄 땐 흑백으로 나오기도 하고, 옆에 있으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는 모습을 그려보이기도 해서 30년 전의 영화로서는 아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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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니 홀 Annie Hall> 우디 알렌 감독이 1977년에 각본까지 써서 뉴욕 사람들의 사랑과 삶을 그린 작품이다. 스스로 뉴욕에 사는 코미디언으로 나와 15년을 이어지는 엇나간 사랑을 드러내 보인다.

 

영화 속에 만화가 나오고, 컬러인데 옛날 모습을 보여줄 땐 흑백으로 나오기도 하고, 옆에 있으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는 모습을 그려보이기도 해서 30년 전의 영화로서는 아주 남다른 영화다.

 

우디 알렌이 감독한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불리지만, 내 생각으로는 1979년에 만든 영화 <맨하탄>이 오히려 쉽게 마음에 와닿는다. 그런데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는 스스로 주연으로 나와 말이 많고 온갖 생각을 늘어놓아 이런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그리 당기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을 받은 영화인데도 별 다섯을 주지 않고 넷에 손이 간다.

 

2.

두번이나 결혼하였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헤어진 앨비 싱어(우디 알렌)는 상상력이 지나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오락가락 한다. 

 

어릴 때부터 우주가 팽창하여 곧 터질 것이라며 숙제를 하지 않는다. (곧 다 죽을텐데 그깟 숙제를 해서 뭣하냐...햐, 그 녀석 숙제를 안해갈 핑계도 잘 댄다.)

너무 똑똑해서 그런지, 아니면 편집증이 있어 그런지, 반 동무들을 모두 바보로 보질 않나, 여섯살 짜리가 같은 반의 계집아이한테 입맞춤을 하지 않나...누가 보면 싹이 노랗다고 할 아이다.

 

커서 우스개 이야기를 쓰거나 몸소 연기를 한 탓에 이름이 나는데, 병이 나은 것일까? 그런데 15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다고 하니, 스스로 제 마음을 고치려고 무척 애썼나 보다. 

 

3.

영화는 마흔 살인 앨비가 요즈음의 삶이 고달프고 삶의 위기가 느껴진다고 하면서 나온다. 1년 전에 만나 사랑하던 애니와 헤어진 게 마음에 걸려 이제껏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되짚어 보겠다고 나선다.

 

애니 홀(다이앤 키튼)은 테니스장에서 같이 테니스를 치다 만났다. 키와 몸집이 큰 애니와 키가 작고 날씬한 앨비는 얼핏보면 서로 안 어울릴 것 같다. 그러나 앨비는 모르는게 없고 이미 텔리비전에 나와 이름이 난 터라 애니의 마음에 든다. 그래서 애니는 괜시리 차를 태워준다고 하고, 집에 가려는 앨비한테 포도주나 한잔 하고 가라고 먼저 꼬리를 친다.

 

앨비는 억지로 무엇을 하는 건 질색이다. 그냥 제 멋대로 살고픈 마음이니 누구의 눈치 따위는 보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건 그래도 행복한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제 마음에 들지 않아도 먹고 살기 위해 속마음을 버리고 살기 때문이다.)

 

같이 살려고 애니가 앨비 집으로 이사를 할 때도 앨비는 심드렁하다. "우리는 같이 자고 같이 먹지만, 부부가 되고 싶은 건 아니야. 꼭 같이 살아야 할 까닭은 없어" 그러자 애니는 성이나 묻는다. "나하고 같이 살기 싫어?" "집을 함께 쓰자는 애니의 말에 곧바로 내가 그렇게 하자고 했지만..." 아직도 마음 속에 캥기는 뭔가가 남아 있다.

 

4.

앨비는 남다르다. '죽음'이란 말이 들어간 책을 많이 읽고, 다른 사내들한테 몸을 보이기 싫어 집에서만 씻으며, 영화는 처음부터 보아야 한다며 2분이 지난 영화를 제껴두고 다른 영화를 보러가고, 곁에서 일어나는 일은 늘 따지고 삐딱하게 본다. 그러니 시집 읽기를 좋아하고 앨비가 권했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은 애니가 오래도록 같이 앨비와 살기가 어렵다.

 

앨비는 애니가 떠난 다음에야 애니가 얼마나 멋지고 즐거운 사람인지를 깨닫는다. 때는 늦었지만. 서로가 사랑하지만 마음만으론 같이 오래 살기가 어렵다. 몸과 마음이 같이 맞아야 하고, 서로가 생각하는 바를 잘 맞춰 움직여야 한다.

 

사랑을 보는 눈길이 남다르고 삶을 바라보는 여러 눈길을 볼 수 있어 좋은 영화다. 우리네 삶과는 너무 달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남다른 생각을 하고 그 생각대로 살아가는 모습도 보기에 괜찮다.

 

디브이디는 오래된 영화라 그저 그렇다. 예고편 말고는 보너스도 없다. 아카데미에서 5개 부문에 후보를 올려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을 탔으니, 이름난 영화를 본다는 느낌만으로 마음을 달래야 한다.

b******g 2008.02.09. 신고 공감 0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