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으로 판타지 영화나 소설이 아이들에게도 너무도 익숙한 장르로 다가올 것이다. 미하엘 엔데의 이 동화도 그런 요즘 유행에 편승해서 번역 출판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동화책에서는 재미와 교훈이 가장 중요한 가치일 텐데(어른 책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야기의 흐름상 이 동화는 교훈들이 앞쪽에 몰려 있고, 재미있는 얘깃거리들이 뒤쪽에 자리 잡고 있다. 어린 시절 교훈만을 추출해내는 기괴한 학교 독후감 쓰기에 길들여진 탓인지, 오히려 뒷부분으로 갈수록 나는 좀더 지루해졌다. 이 동화는 작가가(?) 소원 나라라는 곳을 여행하면서 마법학교의 머그와 말리라는 아이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적어낸 이야기이다. <해리포터>에서처럼 머그와 말리도 마법을 배우기 위해서 마법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데, <해리포터>보다는 더 철학적(?)이다. 담임선생님 로자마리노 질버씨는 처음에는 입바른 구라들만 잘 치는 사기꾼으로 보이는데, 실은 참 스승이다. 내가 보기에, 동화의 초반부에서 질버 씨는 마법을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철학이나 교육학 강의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진학지도까지…. “사실 자기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잘 알아내기만 하면 다른 문제는 저절로 풀린단다. 하지만 자기가 진심으로 바라는 소원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쉽지 않지.”라든가,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은 유명한 의사나 교수 혹은 장관이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던 진정한 소원은 평범하고 실력 있는 정원사가 되는 것일 수도 있어. 또 어떤 사람은 돈 많고, 권력도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의 진정한 소원은 서커스의 피에로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라든가. 내 유년의 꿈은 내가 설정하지 않았고/못했고 국가가 대신 지정해줬다. 그것은 과학자가 되어 힘센 “나라”를 만드는 것이거나 대통령이 되어 좋은 “나라”를 만드는 두 가지 길이었는데, 나는 멋지게 생긴 로보트를 만드는 과학자가 되길 희망했었다. 물론, 내 또래 아이들도 대부분 그 두 가지 중에서 장래희망을 고르곤 했다. 자기가 진심으로 바라는 소원을 잘 알지 못했다. 제대로 자신의 소원을 몰랐으니 어떠한 초급 마법도 꿈꿀 수 없었다. 머그와 말리는 나중에 마법 대학교에 진학했다고 하던데 그 아이들이 소원을 잘 찾았는지 모르겠다.해리포터>해리포터>반지의>해리포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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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하면 생각나는 책은 단연코!!! <<모모>>이지만... 우리집에선 아직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와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을 먼저 떠올린다. 이제 제법 두꺼운 책도 읽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마법 학교"라는 단어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신비하고 황홀한 단어인지! 무언가 굉장한 모험이 들어있으리란 기대로, <해리 포터>류를 상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어! 뭔가 좀... 다르다. 아.... <<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와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을 생각해보면, 어쩜 당연한 결과인데도 제목만으로 내가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미하엘 엔데의 그림책에는 분명 환상적이고 신비한 분위기가 존재하지만, 그 속엔 깊은 철학적 사색이 담겨 있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트랑퀼라가 그렇고, 어두운 그림자를 모두 받아들이는 오필리아가 그렇다. '소원만 말하면 그대로 이루어지는 나라' 소원 나라를 방문한 작가는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마법 학교를 방문하여 어떤 식으로 아이들을 교육시키는지를 보게 된다. 마법은 소원을 간절하게 빌고, 원할 때만 이루어지는 데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 규칙이 있다. "1. 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소원만 진정으로 빌어라. 2. 네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것만 가능하다는 걸 명심하라. 3. 진실로 원하는 것만이 네 자신의 마음이 될 수 있다."...27p 어디서 많이... 보던 규칙들이다. 작년에 내가 많이 읽었던 자기계발서에서 하던 얘기 아닌가?ㅋㅋ 어쩌면... 마법 나라든, 현실에서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바랄 때에만 이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인가보다. <<마법 학교>>의 이야기는 점점 높은 단계의 마법을 배우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아이들 자체보다는 "마법"을 이루기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에 더욱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내 눈엔 아이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로 읽힌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물건은 다른 무엇으로든 변신될 수 있어요.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겠지만요." "그것은 모든 것이 진실 안에서 하나가 되기 때문이에요."...51p 어른의 잣대와 아이의 잣대는 얼마나 다른지, 아이에겐 여전히 신비하고 즐거운 모험 이야기로 읽히나보다. 읽는 내내 무척이나 신기해하는 걸 보면...^^ 어쩌면 미하엘 엔데는 아이들에게 소원을 이루는 법에 대해 자연스레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도록 이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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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판타지 공간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담긴 공간일지 모른다. 이 공간에서는 약간 노골적인 작가의 말과 의지도 엇나가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다.
미하엘 엔데의 마법 학교는 독특한 구성의 책이다. 화자가 아이가 아니고 아이 옆에서 아이가 마법 학교에 다니는 것을 보는 어른이라는 점이 우선 그렇다. 아이였으면 자연스러운 대화로 풀릴 수 있는 부분들도 어른 화자가 설명하고 묘사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화자가 미하엘 엔데라는 말은 없지만 미하엘 엔데이다. 작가 자신의 가치를 직접 전달하는 사람은 질버 선생님이고 마법을 배우는 기초적인 방법이 이 가치이다. 이런 방식으로 자신이 이 책 안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가치를 활짝 열어 들어낸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거 같지만 의도적으로 활짝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소원이 뭔지 아는 사람만 마법을 부릴 수 있다는 것, 온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왜냐 하면 진실 안에서 서로 하나이기 때문에, 모든 피조물은 창조물을 변화시킨다는 것. 다소 어려운 듯 하지만 분명 어른에게도 생각 거리를 안겨 주는 말들이다.
좀더 자연스럽고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번역이었으면 도 좋았을 거 같다. 그럼 좀더 신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텐데.... |